중국의 드론 업체들이 저가의 드론을 공급함에 따라 세계 최대의 드론 제조업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5’에선 전체 10여 개의 드론 업체 중 총 6개의 중국 업체가 참가하며 글로벌 드론 시장에서 ‘중국 파워’를 과시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중국의 드론 연구가 중국의 넓은 국토면적과 낮은 생산비용이란 이점과 맞물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상업용 무인기 시장은 2020년 8조 7,500억 원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DJI, 올해 약 1조 850억 원 매출 기대
상업용 드론 시장이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DJI가 드론의 대중화를 이끌면서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업체로 올라섰다고 최근 발표했다.
DJI(다장혁신과학기술)는 군사용 무인기를 제외한 전 세계 드론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드론 업체다. 2014년 매출액은 2013년 대비 3배 증가한 25억 위안(약 4,4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올해엔 매출 62억 위안(약 1조 85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설립된 DJI는 사업 초기에는 드론에 사용되는 운영체제만을 제작했다. 그러나 2012년 공중사진을 안정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카메라 받침대를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2013년 인기모델인 팬텀을 개발, 이후 미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며 몸집을 본격적으로 키우게 된다.
DJI의 최대 인기 드론은 ‘팬텀2 비전 플러스’다. 한 대당 1,200달러(약 130만 원)에 판매 중이다. DJI는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통해 미국 인기 TV 프로그램 ‘빅뱅이론’과 ‘사우스파크’에도 드론을 등장시키며 시장 선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美, 중국 드론 사용 선호
중국 치엔잔(前瞻)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5 ~ 2020년 중국 무인기 산업 수요 예측 및 투자 전략 계획 분석 보고’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민간 상업용 드론의 수는 1만 5,000개에 달한다.
2013년 중국 상업용 무인기 수요 규모는 약 5,000만 달러(약 540억 원)였으나, 향후 10년간 20% 이상의 성장 속도를 유지하며 발전해 2022년 3억 달러(약 3,300억 원)를 초과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이러한 중국의 드론 업체 성장에 대해 중국이 전 세계 스마트폰의 주요 생산 거점이란 사실이 주요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애플(Apple)의 ‘아이폰’의 생산 거점이 있는 광둥성 선전시는 최근 드론의 생산지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DJI 관계자는 “DJI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에 기반을 두고 있어 공급자, 원자재 조달 뿐 아니라 창의적인 젊은 인재들과 곧바로 접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 상업용 드론 사용을 승인 받은 기업 129개 중 61개는 중국 DJI의 드론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드론을 사용을 목적으로 정부 승인을 요청한 기업 695개 중 400여 곳 역시 중국 기업 DJI 드론을 이용할 것이라 밝혔다.
현재 드론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약 6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지만 드론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게 되면 중국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무인기로 배송 서비스 성공한 알리바바
드론(drone)은 조종사 없이 무선전파의 유도에 의해 비행 및 조종이 가능한 헬리콥터 모양의 무인항공기다. 벌이 내는 웅웅거리는 소리인 ‘drone’과 비슷하여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드론은 군사용 목적으로 처음 개발됐지만 최근엔 고공영상촬영과 운송 등을 목적으로 쓰임새가 다방면으로 확대 되고 있다. 키덜트(kidult) 제품으로 재탄생된 저렴한 비용의 드론은 일반인도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군사용으로 시작된 드론의 활용이 물류 분야로 이어져 커다란 수익을 창출 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서비스 시험을 통해 상용화를 위한 예비단계를 거치고 있다.
알리바바(Alibaba)는 지난 2월 4일 드론을 유통구조 전체의 변혁 수단으로 보고 자사 상품을 무인기로 배달하는 서비스 시험 운영에 나섰다. 중국 택배업체인 YTO익스프레스(圓通)와 손잡고 무게 320 g의 중국 유명 브랜드 생강차를 지정해 주문을 받은 뒤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9개 도시에서 총 450건의 상품을 무인기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YTO익스프레스 마케팅 담당자 친샤오춘(覃曉春)은 “이번 시도를 통해 무인항공기를 통한 배달의 상업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드론은 물류 산업 외에도 중국에서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안양시 교통관리국은 드론을 사용해 도시 교통 문제를 해결할 것을 선포했다. 드론을 사용하면 교통 문제 발생 시 사진촬영을 통해 결과를 알려줄 수 있기에, 경찰관 현장 개입에서 비롯된 교통 혼잡을 일으키지 않고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중국은 헬리콥터와 크레인 카메라와 같은 값비싼 장비를 동원하지 않고 드론을 통해 공중 촬영하는 등 많은 TV 프로그램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시(市) 기관지인 경화시보(京華時報)는 드론의 이용이 급증하면서 세계 드론 시장의 판매액과 연구개발비, 국방비를 포함한 총 가치가 2025년 7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상업용 무인기 시장은 2020년 500억 위안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국토가 좁고 아파트 위주로 구성된 수도권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중국은 넓은 국토면적을 갖고 있어 드론을 활용한 택배 산업이 매우 유리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드론 상용화 위해 남은 과제
중국 내 상업용 드론의 상용화 시점을 늦춰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시판 중인 중국의 드론은 속도가 시속 35 ~ 40 km 수준이며, 초속 10km 이상의 바람이 불면 이륙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상업용 드론의 비행시간은 현재 배터리의 용량 및 적제 제한에 따라 10분에서 30분 이내이기에 기술적으로 개선돼야할 부분이 남아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상업용 드론이 프라이버시나 안전 문제로 여러 나라에서 규제되고 있기 때문에 취미 분야에서부터 드론 시장이 형성된 후 본격적으로 상업화의 길을 걸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한편, 국내 드론 산업의 기술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에 뒤쳐져 6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내년까지 국내 드론 기술력을 세계 4위까지 끌어올 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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