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리암 크리츨리(Liam Critchley)
나노기술과 첨단 소재의 많은 분야는 장치의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소형화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다양한 차세대 기술의 기반이 되고 있다. 사실, 많은 경우에 성능이 동시에 향상되기도 한다. 현재 전자 공학 분야에는 나노기술이 많이 적용되어 있으며, 매년 상용화되는 기술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나노기술의 한 갈래인 양자점(Quantum Dot)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양자점은 오늘날 양자점 발광 다이오드(브랜드명 QLED) TV에 상업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기술 응용 범위는 텔레비전을 훨씬 넘어선다.
(출처: Muhammad/stock.adobe.com; AI로 생성됨)
양자점이란 무엇인가?
먼저 양자점을 정의하고 그 고유한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양자점은 존재하는 가장 작은 나노소재 중 하나로, 대부분의 크기는 지름이 수 나노미터(nm)에 불과하며, 드물게 10nm를 초과한다. 그 작은 크기 덕분에 일반적으로 10개에서 50개 사이의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더 큰 물질에서는 볼 수 없는 고유한 전자적 특성과 양자 효과를 나타낸다.
양자점의 전자적 특성은 일반적인 반도체 물질과 개별 분자—다른 분자와 공유 결합되어 있지 않은 독립적인 분자—의 중간 정도로 간주된다. 실용적 목적에서, 양자점의 가장 독특하고 중요한 특성은 형광(fluorescence)이며, 더 중요한 것은 양자점의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생성할 수 있는 형광의 다재다능함이다.
양자점이 다른 분자들과 비교해 가질 수 있는 가장 주목할 만한 특성은, 양자점의 크기만 바꾸면 원하는 어떤 색의 빛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양자점은 디스플레이, 생물학적 이미징, 또는 태양전지에서 광자를 수확하고 흡수하는 용도 등에서 색광을 생성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고 다재다능한 소재가 된다.
양자점은 어떻게 빛을 방출하는가?
양자점의 반도체적 특성은 양자점 내부에 원자가대(valence band)와 전도대(conduction band) 사이에 자연스러운 전자 밴드갭(bandgap)이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이 밴드갭은 외부 에너지를 통해 극복될 수 있으며, 전자는 빛의 광자나 전기 입력과 같은 에너지를 받아 원자가대에서 전도대로 이동할 수 있다.
다른 많은 반도체들과 달리, 양자점은 매우 작기 때문에 그 전자들은 양자 상자(quantum box)라고 불리는 나노 크기의 공간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공간에서는 전자가 3차원 공간 모두에서 제한을 받기 때문에, 그 결과 양자점은 흔히 0차원(0D) 물질로 불린다. 이러한 전자 구속 효과가 양자점에서의 형광(fluorescence)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형광은 양자점에 특정 에너지가 입력되어 전자가 원자가대에서 전도대로 들뜬(excitation) 때 발생하며, 이로 인해 양자점에서 고유한 색이 만들어진다. 들뜬 후, 전자는 에너지를 잃으며 다시 기저 상태(ground state)로 돌아가고, 이때 전자가 다시 갇히게 된다. 바로 이 전자가 기저 상태로 이완(relaxation)될 때 들뜸 과정에서 얻은 초과 에너지가 빛의 형태로 방출되며 형광이 발생한다.
방출되는 빛의 색상은 오직 양자점의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양자점이 작을수록 원자가대와 전도대 사이의 거리는 더 멀어지며, 반대로 양자점이 클수록 두 밴드는 더 가까워진다.
밴드갭(Bandgaps)이 더 크면, 전자가 기저 상태에서 들뜸 상태로 올라가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초기 입력으로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자가 이완되는 동안 더 많은 에너지가 방출되어 가시광선 전자기 스펙트럼의 청색 영역(고에너지)쪽의 빛이 나온다.
반대로, 더 큰 양자점의 경우에는 에너지가 덜 필요하므로, 에너지가 덜 방출되고 방출되는 빛은 가시광선 스펙트럼의 적색 영역(저에너지)쪽의 빛을 방출하게 된다.
이 두 극단 사이에 있는 다양한 크기의 양자점은 원하는 가시광선 스펙트럼의 모든 색상을 조절하여 방출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기술
QLED TV에 양자점을 사용하는 것은 이미 수년 전부터 상업적으로 실현되어 왔으며, 그 TV들의 성능은 많은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액정 디스플레이(LCD), 발광 다이오드(LED) 장치들을 능가하고 있다. 전체 색상 스펙트럼에 걸쳐 선명한 색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은 다양한 디스플레이에서 양자점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다.
QLED TV는 대부분의 다른 TV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더 작은 양자점 크기를 조정(tuning)함으로써 좁은 대역폭의 녹색, 파란색, 빨간색 빛을 방출할 수 있다. 이러한 빛은 이후 화면 위에서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 사용되며, 양자점의 밝은 형광 메커니즘 덕분에 훨씬 더 밝고 선명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태양전지
설계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태양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양자점을 활용해 왔다. 여기에는 셀레늄화 카드뮴(CdSe), 셀레늄화 인듐구리(CIS), 황화납(PbS), 셀레늄화납(PbSe), 인화인듐(InP), 그리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이 포함된다. 또한, 양자점은 다중 접합 태양전지(multi-junction solar cells)에서도 적합한데, 이는 서로 다른 재료가 전자기 스펙트럼의 서로 다른 파장을 흡수하기 때문에, 양자점의 조정 가능한 특성을 활용하여 각 접합부의 흡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양자점의 조정가능성(tunability)은 또한 입사광에 맞춰 조정하고 열화(thermalization)라고 알려진 과정에서 전압 손실 없이 전하 운반체를 추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는 전자가 들뜬 후 밴드의 가장자리로 이동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열의 형태로 잃는 과정이다.
이러한 열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보다 효율적인 광 수확 장치(light harvesting device)를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양자점은 단일 입사 광자에서 여러 개의 전하 운반자(multiple charge carriers)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는 태양전지에 도달하는 광자 하나당 더 높은 전류를 생성하게 해주어, 장치의 전력 변환 효율(PCE)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양자점 기술의 주요 관심 분야 중 하나는 Shockley-Queisser 한계(단일 접합 실리콘 셀의 최대 효율 32%)를 초과하여 태양전지의 전력 변환 효율(PCE)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에 있으며, 이는 향후 주목해야 할 중요한 발전 방향이다.
바이오센서 및 바이오이미징
양자점은 바이오이미징(bioimaging)과 바이오센싱(biosensing)과 같은 의료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바이오이미징에서는, 양자점의 자연적인 형광 특성 덕분에 형광 라벨(fluorescent label)로 사용되어 생물학적 조직을 밝히는 데 쓰인다. 양자점은 본래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세포막을 통과하여 대상이 되는 세포, 조직, 장기 내부로 침투할 수 있을 만큼 작다. 이들은 외부에서 조명을 비추면 내부 생물학적 구조들을 드러내는 데 활용된다. 세포 수준에서는 양자점을 통해 세포 내부 구성 요소를 시각화할 수 있으며, 보다 큰 수준의 조직 및 장기 분석에도 적용된다.
바이오센싱 측면에서는, 양자점을 기존 바이오센서의 감지 표면(active sensing surface)에 통합함으로써 선택성, 효율성, 정확도, 감지 민감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양자점 기반으로 강화된 바이오센서는 진단, 독성학, 수술 후 관리 등의 의료 분야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첨단 바이오센서는 환경 분야에서도 응용되어, 수질 및 토양 샘플 내 오염물질을 감지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결론
양자점은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소재 중 가장 작은 물질 중 하나이다. 전자가 3차원 모두에서 갇혀 있기 때문에, 양자점의 0차원(0D) 특성은 몇 가지 독특하고 기능적인 특성을 만들어낸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외부 에너지 자극에 의해 형광을 발현하며, 양자점의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파장의 밝은 빛을 방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자점의 물리적 특성과 방출되는 색은 크기에 따라 쉽게 조정 가능하며, 이러한 조정 가능성은 양자점을 매우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특히 QLED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바이오이미징, 바이오센서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사용되고 있다.
저자 소개
리암 크리츨리(Liam Critchley)는 화학과 나노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커뮤니케이터이며, 분자 수준의 기본 원리를 다양한 응용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Liam은 복잡한 과학 주제를 과학자와 비전공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설명하는 정보 전달 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화학과 나노기술이 교차하는 다양한 과학 및 산업 분야에 걸쳐 350편 이상의 기사를 발표해왔다. 현재 Liam은 유럽 나노기술 산업 협회(NIA)의 수석 과학 커뮤니케이션 책임자(Senior Science Communications Officer)로 재직 중이며, 최근 몇 년간 세계 각국의 기업, 협회, 언론사에 글을 기고해 왔다. 작가가 되기 전에는 화학 및 나노기술, 화학공학 분야의 석사 학위를 이수하였다.
글쓰기 외에도, Liam은 미국의 국가 그래핀 협회(NGA), 글로벌 단체인 나노기술 세계 네트워크(NWN)의 자문위원이며, 영국 기반의 과학 자선단체 GlamSci의 이사직을 맡고 있다. 또한 그는 영국 나노의약학회(BSNM)와 국제첨단소재협회(IAAM)의 회원이며, 여러 학술 저널의 피어 리뷰어(peer-reviewer)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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