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PMIC, 이미지센서 등 생산량 증가…폭넓은 BCD 공정 보유도 장점
DB하이텍은 ‘파워(Power)’를 가진 반도체 기업이다.
비단, 전력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하는 말이 아니다. 8인치(200㎜) 공정에 특화된 파운드리 서비스의 가치가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관리칩(PMIC)을 비롯하여 카메라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을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DB하이텍(대표 최창식 사장)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용건 상무(공정개발실 개발2팀)
"DB하이텍은 2008년 1세대 0.18um BCD를 개발한 이래
0.18um 2세대/3세대를 개발하면서 지속적으로
항복전압은 높이고 온저항은 세대당 약 30%씩 낮추는
기술을 개발,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19년 매출액 8,074억 원, 영업이익 1,813억 원을 올렸으며 이는 전년대비 각각 21%, 60% 증가한 수치이다. 유난히 성과가 컸던 이유는 전력반도체 및 센서의 고객 수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 측은 차세대 신규 제품의 양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생산량이 늘어난 것도 실적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추세도 낙관적이다. 지난해 성장을 이끌었던 전력반도체와 센서 수요가 당분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같은 ‘파워’를 가지고 남다른 ‘파워’를 만들어내고 있는 DB하이텍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전력반도체 주요 담당자들이 생각하는 회사 경쟁력의 배경과 미래는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답변에는 최용건 상무(공정개발실 개발2팀), 고광영 수석(공정개발실 개발1팀), 심천만 수석(파운드리 영업본부 마케팅팀) 등이 참여했다.
전력 반도체 차별성은
Q. 지난해 전력반도체 및 센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지난 2월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특히 DB하이텍의 전력반도체 공정은 기술이나 규모 면에서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요.
A. 모든 전자기기는 전력 사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력관리 칩이 필요합니다.
DB하이텍은 팹리스 고객들이 경쟁력 있는 전력관리 칩을 설계할 수 있도록 5V~700V까지 폭넓은 BCD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선 ▲모바일에서 많이 사용되는 5V~40V 영역, ▲디스플레이에서 많이 사용되는 40V~60V 영역, ▲산업 영역에서 많이 사용되는 60V~120V 영역, ▲LED조명에서 많이 사용되는 200V~700V 영역 등 각 애플리케이션별로 세분화하여, 각각의 공정과 소자를 최적화함으로써 팹리스 고객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DB하이텍 만의 보유 기술로 설계자가 이해하기 쉽고 사용하기 쉬운 PDK(Process Design Kit)를 제공하는 등 기존 IDM 업체가 제공하는 수준의 설계 지원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매월 MPW(Multi-Project Wafer)를 제공하여 팹리스 고객이 개발비를 절감하는 한편 원하는 시간에 바로 바로 실리콘 제작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DB하이텍 전력반도체의 모든 공정이 AEC-Q100 Grade 0을 만족하도록 준비되어있어 상업용(Commercial) 제품군을 양산하는 고객이 오토모티브(Automotive)로도 바로 진입하는 등 라인업 확장도 용이합니다. 그 외에도 고객사가 설계시 특별히 필요로 하는 소자를 즉시 개발, 제공하는 등 유연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고객사를 밀착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력반도체 생산 규모 면에서도 고객 성장속도에 발맞추어 초기 20K/월 양산 수준에서 60K/월 양산 규모까지 빠르게 증설하였으며, 늘어나는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심천만 수석(파운드리 영업본부 마케팅팀)
"DB하이텍은 수 년 전부터 모바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Non-모바일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연간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Q. DB하이텍은 2008년 0.18um BCDMOS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이래 전력반도체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R&D를 확대해 온 것으로 압니다. 전력반도체와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주요 기술을 소개한다면.
A. BCD 공정은 Bipolar, CMOS, DMOS, Diode 및 각종 패시브 소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다른 소자의 특성을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으로 모두 만족시켜야 합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소자는 전력소자로 사용되는 DMOS로서 이 소자의 항복전압(BVdss)과 온저항 특성은 기술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며 전력관리 칩의 크기 및 전력소모를 결정하게 됩니다. DB하이텍은 2008년 1세대 0.18um BCD를 개발한 이래 0.18um 2세대/3세대를 개발하면서 지속적으로 항복전압은 높이고 온저항은 세대당 약 30%씩 낮추는 기술을 개발,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항복전압과 온저항의 트레이드 오프(trade-off)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 DMOS의 ‘body’와 ‘drift’를 최적화하는 공정 및 소자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상기와 같은 공정/소자 기술 외에도 DMOS의 레이아웃을 최적화할 수 있는 툴(tool)을 고객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최적화된 면적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계 시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으며, 제품의 마지막 신뢰성 단계인 ESD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전력반도체도 점점 더 스마트해지면서 로직(logic) 영역이 증가함에 따라 칩 면적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STD cell’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DB하이텍은 칩의 기능이 복잡해지며 집적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기술 축적을 통해 고객이 설계한 제품이 실제 실리콘과 동일하게 생산될 수 있도록 정확한 모델링을 제공하는 등 고객이 시장에 적기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고광영 수석(공정개발실 개발1팀)
"DB하이텍은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모든 전력반도체 라인업을 갖출 수 있도록
5~900V까지 모든 영역대의 BCD 공정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의 힘
Q. DB하이텍은 200㎜ 웨이퍼(8인치)로 카메라 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칩(PM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다품종을 소량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PMIC와 같은 전력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해 유리한 면이 있는데요. 어떤 특징이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A. 스마트폰용 PMIC(Power Management IC)를 예로 들겠습니다. PMIC는 스마트폰 내 AP, 베이스밴드, NAND, DRAM, 카메라, 배터리, 플래시 등 다양한 제품에 필요한 모든 전력을 제공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수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외에도 TV, 노트북, SSD, 외장 배터리, 서버, 전기 자전거, 무선 공유기 등 전력을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는 PMIC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다품종 소량 생산이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25B(2018년 기준) 수준으로 상당히 큽니다. 특히, 전력 사용량의 증가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및 모바일 트렌드로 가속화 되고 있어, 전력효율 향상에 필수적인 PMIC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Q.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DB하이텍의 시장점유율은 매우 작은 상황입니다(약 1%). 하지만 최근 팹리스의 칩 수요가 크게 늘고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생산 안전성 면에서 되려 호기를 맞고 있는데요. 이러한 환경 변화가 생산 확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는지요?
A.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바일 수요가 잠시 다소 주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언택트(Untact) 관련 시장인 노트북과 서버, 미래 먹거리인 5G 등과 연관된 반도체 수요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어 모바일의 감소 영향을 상쇄하고 있습니다.
DB하이텍은 수 년 전부터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Non-모바일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연간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Q. DB하이텍은 월 12만2000장 정도의 칩을 충북 음성, 경기 부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8인치 파운드리 공급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데요. 전력반도체와 관련해 현재 생산 현황과 전망은.
A. DB하이텍은 2014년부터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해 왔으며, 2019까지 약 30%가 증가되었습니다.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로 하반기에 월 13만장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특히, 회사의 전략 제품인 전력반도체의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 중이며 전체 캐파의 50% 이상을 전력반도체로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력반도체의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투자 및 인재 영입을 지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향후 파워 소자의 로드맵은
Q. 향후 BCDMOS와 파워디스크리트 로드맵을 설명해주신다면.
A. DB하이텍은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모든 전력반도체 라인업을 갖출 수 있도록 5~900V까지 모든 영역대의 BCD 공정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UHV_BCD(Ultra High Voltage_BCD) 분야에서는 1세대 대비 원가를 20% 가량 낮춘 LED 조명용 IC와 AC-DC 컨버터 제작에 적합한 2세대 700V급 공정이 곧 출시될 예정입니다. 또한 EPI 공정을 이용하여 900V 파워디스크리트 소자까지 구동할 수 있는 900V급의 High-Side Gate Driver IC용 공정이 올해 연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파워디스크리트 소자는 일반 VD-MOSFET 보다 온저항이 훨씬 낮아 전력 효율이 좋은 SJ-MOSFET를 600~800V까지 제공하고 있으며 500V급은 현재 개발 중에 있습니다. 또한, 인도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과 산업용 응용에 필요한 좀 더 높은 900V급까지도 지원할 수 있도록 계획 중에 있습니다. 현재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2세대 공정 대비 온저항 및 가격을 40% 이상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3세대 공정을 올해 말에 선보이기 위해 개발 중에 있습니다.
향후 전기자동차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여 구동 인버터용 1200V IGBT 공정 기술도 내년 확보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파워디스크리트 분야에서도 SJ-MOSFET과 IGBT 기반으로 한 전압 및 애플리케이션별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DB하이텍은 실리콘 기반의 기술뿐만 아니라 차세대 전력 소자인 GaN 및 SiC에 대한 연구 개발도 차근차근 준비 중에 있습니다.
Q. 국내에서도 전력반도체 산업을 중요하게 여겨 투자와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파운드리 입장에서 한국이 이러한 부분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요.
A.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가 상당히 취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굴지의 IDM 업체에 비해 기술력이 부족한데다 내수 시장이 큰 중국 고객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어 한국의 전력반도체 기업은 샌드위치가 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전력반도체의 기본은 실력 있는 설계 엔지니어입니다. 이들을 발굴하고 성장시켜 한국에서 성공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은 IT 강국으로 대기업들과 미래 신사업을 이끌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추격자가 아닌, 개척자의 정신으로 정부가 주도하고 기업, 교육/연구 기관 등이 협력하여 비메모리 사업을 지속 육성해 나가야 합니다. 실리콘 기반의 PMIC 성장을 위한 지원과 더불어 차세대 전력반도체인 GaN, SiC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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