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나노종합기술원 김희연 부장
적외선센서에 집중, 고성능센서 개발에 필수적 WLVP 기술 확보
나노종합기술원의 나노구조기술개발부는 반도체공정을 활용하여 센서를 개발하는 일을 한다. 최근 센서들은 반도체 장비와 MEMS 공정을 적용하여 크기를 줄이고 생산성을 올리는 추세인데, 이에 최적화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센서에 특화된 MEMS 공정을 개발하는 팀과 개발된 센서를 활용하여 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융합센서개발팀, 바이오센서 개발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발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김희연 부장은 우리나라가 독점이 가능한 분야의 센서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IoT, 웨어러블, 드론 등 신산업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거나 기존 센서보다 성능, 크기, 소모 전력 면에서 탁월한 기능을 가진 센서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센서의 역할과 성장성은 다들 공감하고 있으나, 막대한 투자비에 비해 제품단가가 낮은 상황이라 기업이 선뜻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나서야 할 때라고 말한다. 김 부장에게 기술원과 센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Q . 지난 7월 ‘스마트센서Fab 기업협의회’를 개최한 것으로 압니다. 국내 센서 산업의 현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발전을 이끌어 나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었다고 밝혔는데요. 협의회가 출범한 배경과 역할을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A . 우선, 센서팹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서로간의 사업 정보를 교류함으로써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자를 개발하는 기업은 테스팅과 패키징이 필요한데, 스마트센서Fab 기업협의회에 관련기업이 다 참여하고 있어 사업화 속도가 그만큼 빨라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국내에 센서기업 협회가 없는 실정인데, 2017년부터 한국센서학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협회설립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저희 센서팹 설립을 계기로 기업간 정보교류를 지원하기 위한 협의체를 결성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특별히 센서학회가 후원기관으로 참여하였습니다.
Q . 센서는 시스템 엔지니어링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기술 분야가 융합되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포럼이나 컨소시엄 형태로 재료부터 센서, 시스템 전문가가 함께 모여 논의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합니다. 앞서 협의회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기술원은 여기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A . 현재 국내에 센서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들이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하여 센서기업과 수요기업간의 실질적인 소통채널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부품산업의 특성상 공급망 사슬의 신뢰성이 매우 중요한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사업적 애로사항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사업화가 가능합니다.
저희들은 시제품 개발부터 시양산까지 가능한 팹시설을 갖추고 있으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를 지원하고 있고, 학 연에서도 우수한 원천기술개발을 저희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어 새로운 기술탐색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IMEC이나 LETI처럼 인프라 시설을 거점으로 산학연 공동연구 및 창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기업간, 산학연간의 소통을 위한 허브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바로 저희가 기대하는 것입니다.
"센서와 같은 부품 산업은 개발단계에서 사업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성장속도가 대체로 더디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생태계구축이 가장 중요해"
Q . 대전시는 장대도시첨단산업단지에 스마트센서 클러스터(가칭)를 구축하고 스마트센서 기술 고도화를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스마트센서 산업을 집중 육성해 오는 2025년까지 지역 내 스마트센서 기업매출 규모를 2조원까지 끌어올린다고 하는데요. 기술원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될 것 같은데요.
A . 센서는 소재, 소자, 모듈, 시스템 분야 기업들이 클러스터로 한곳에 모여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현재 의료, 바이오, 기계, 조선, 자동차 등 전통 및 유망 산업분야의 클러스터는 전국에 산재되어 있으나, 센서집적단지는 아직 없습니다.
대전시는 대덕연구단지내의 우수한 원천기술을 활용하여 센서와 관련된 창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센서 클러스터를 육성할 수 있는 최적지입니다. 센서 클러스터(가칭 센서시티)를 육성하고자 하는 대전시의 비전에 발맞추어, 저희와 협업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소재, 모듈 및 시스템기업까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Q . 센서 산업에 대해 좀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센서는 중요한 요소인데, 국내 산업은 집중적인 육성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더딥니다. 여러 해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해결하기 쉽지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A .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습니다만, 센서와 같은 부품 산업은 개발단계에서 사업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성장속도가 대체로 더디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가장 중요합니다. 반도체 산업도 거의 30~40여년의 투자를 통해 세계 1등이 될 수 있었는데, 그나마 반도체는 대기업 주도로 생태계 구축이 가능했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센서분야는 자생적인 생태계 구축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 어려운 상황이 기회입니다. 센서의 역할과 성장성은 다들 공감하고 있으나, 막대한 투자비에 비해 제품단가가 낮은 상황이라 기업이 선뜻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우리나라의 앞서있는 반도체 기술력을 적극 활용하고 차별화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면 생태계 구축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무라타, 교세라, TDK 등 일본기업의 성장과장과 비슷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열정이라면 이러한 기업들을 곧 뛰어넘을 수 있는 글로벌 센서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융합센서와 바이오센서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추후 로봇, 양자 컴퓨팅, 임플란트 칩 등 10년 이내에
상용화 가능한 분야의 응용을 목표로 핵심기술개발에 매진할 것"
Q .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센서를 특히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A . 모바일,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범용센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과점 체제가 이미 구축되어 있는데다 가격도 매우 싸므로 사업성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독점이 가능한 분야의 센서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IoT, 웨어러블, 드론 등 신산업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거나, 기존 센서보다 성능, 크기, 소모 전력 면에서 탁월한 기능을 가진 센서가 유망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가 기업과 개발하고 있는 대부분의 센서들은 국방, 우주항공 등 특수 분야와 민간분야에 동시에 사용되는 고성능 센서들이 많습니다.
Q . 센서 산업 육성을 위해 부품 소재 분야의 국산화도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서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A . 센서종류마다 공급망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체로 센서와 반도체의 공급망은 유사합니다. 따라서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반도체 산업의 위기와 마찬가지로 센서분야도 소재와 장비의 국산화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례로 센서에 많이 사용되는 압전 소재의 경우 국내에서 소재, 장비 공급기업이 거의 없어서 해외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으므로, 국산화가 시급한 분야중의 하나입니다.
Q . 나노구조기술개발부에서 개발한 센서 기술의 사례를 소개해 주세요.
A . 저희는 거의 10여 년간 적외선센서 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그동안 3건의 기술이전을 하였고, 지금은 중견기업과 본격적인 사업화에 돌입하였습니다. 적외선센서를 개발하면서 소재, 장비, 패키징, 설계 및 테스팅 기술 등 매우 다양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웨이퍼레벨 진공패키징 기술(WLVP)인데, 이것은 관성센서뿐만 아니라 최근 양자센서 등 고성능센서개발에 필수적인 기술이며 확장성이 매우 높은 기술입니다.
Q . 기술원에서는 센서 기업과의 협업도 많이 진행하고 있을텐데요. 기업에 어떤 지원을 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협업 사례는 무엇이 있는지요.
A . 이번 기업협의회에 참여한 기업과 매우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가의 장비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비를 임대하기도 하고, 시양산 계약을 통해 개발부터 양산까지 지원하는 기업도 있고, 정부 R&D사업을 통해 공동개발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또한 특성화고 교육, 센서공정교육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통해 인력양성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형태는 매우 다양하지만, 기업의 요구수준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 나노구조기술개발부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입니까?
A . AI시대에 데이터 생성을 위한 뿌리 기술로서, 센서기술은 더욱더 고도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의 융합센서와 바이오센서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추후 로봇, 양자 컴퓨팅, 임플란트 칩 등 10년 이내에 상용화 가능한 분야의 응용을 목표로 핵심기술개발에 매진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부와 지역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의 센서 클러스터를 육성하여 국가 센서산업발전의 구심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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