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될까 멈출까
  • 2018-12-04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서버 투자 둔화, 메모리 과잉, 중국 굴기 등 여러 변수에 촉각


초호황을 일컫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란으로 내년 반도체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시장성장 지속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슈퍼사이클 논란을 만드는 근거들은 여러 가지다. 일단 반도체 시장의 큰 흐름으로 예상됐던 ▲서버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른바 세계 IT시장을 이끄는 FANG/BAT(페이스북, 아마존(애플), 넷플릭스, 구글/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둔화됐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인텔, TSMC, 엔비디아 등 일부 반도체 업체들의 기대 이하 매출액도 한몫했다. 또한 ▲삼성의 메모리 공급 증가 ▲반도체 재고일수(DOI) 증가가 우려되며, 거시경제(매크로) 변수와 WSTS(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 반도체 월별 성장률 둔화 및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도 논란의 씨앗이다.

삼성 전략은 실제 투자 줄여가는 것

유진투자증권의 이승우 연구위원은 “서버 수요의 이상 징후에 대해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 거대 IT 기업들의 AI 기술 주도권 경쟁이 둔화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며 글로벌 빅플레이어 이외에 다양한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신규투자 및 업그레이드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일례로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마존은 전세계 19개 지역에 55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거나 더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의 부동산 투자는 250% 증가했다.

데이터센터의 속도 요구는 더 많은 DRAM을 필요로 하고 있다. AI 가속기 반도체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GPU, FPGA, TPU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속기 성능 극대화를 위해서는 고속의 DRAM 인터페이스가 반드시 필요하며 인-메모리 컴퓨팅과 HBM 시장도 예상보다 빠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의 공격적 전략도 실제로는 투자를 줄여가는 것이라고 이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삼성이 180조 투자 발표로 공격적으로 전략을 바꾸고 경쟁사들을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나 미국 일본 메이저 장비 업체의 하반기 수주 매출이 하향 조정되어 실제 한국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7월 이후 급감했다. 삼성의 내년 반도체 투자는 20%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SK하이닉스도 공장 완공 후 장비 입고는 속도를 조절할 전망이다. 실제로 불확실성에 대비해 투자를 줄이고 있어, 과도한 공급 증가 가능성은 더 약해졌다는 게 이 위원의 전망이다.

또한 DOI(재고일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사실이나 갑자기 나타난 변화가 아니라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로 이해해야 하는 변수로 분석했다. 2015년부터 진행 중인 DOI 증가가 반도체 하락 신호라는 주장은 무리한 해석이라는 것.

중국 반도체 자급률, 14%아닌 실제 7% 수준

국내에서 우려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아직은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전 세계 반도체의 60%가 중국에서 소비되는데 이는 지난해 기준 약 2400억 달러 규모이다. 현재 자급률은 약 14%이고(약 330억 달러) 수준이고, 2000억 달러 이상을 수입하는 중국은 2025년까지 자급률을 70%까지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중국 업체들의 2017년 매출액 합계는 140억 달러 수준으로 실제 자급률은 5%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흔히 언론에서 언급되는 통계의 기준은 중국 국적 기준이 아니라 삼성, 인텔 등 중국 소재기업 기준이다.



한중시스템IC협력연구원 이병인 원장은 “중국 시스템반도체 기업 중 하이실리콘과 칭화유니그룹 산하의 Spradtrum이 이미 글로벌 톱10 수준으로 성장하였으며, 38nm 공정에서 32단 VNAND를 개발중인 YMTV와 저용량 NAND플래시를 양산 중인 SMIC가 중국 낸드 플래시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반도체굴기 현실을 바라보는 이 원장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정부 주도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나, 부진한 투자 성과와 특히 메모리 반도체 양산 경쟁력 이슈, 경쟁국의 견제, 인력 부족, 기술 축적 등 장기적 기술 역량 내재화의 어려움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였으나 아직 미국, 유럽 등의 수입 부품에 의존해야하는 취약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수요 및 공급 기본 프레임은 정상, 거시경제가 문제

이승우 연구위원은 경험적/심리적 기억에서도 슈퍼사이클 논란의 실마리를 찾았다. 현재 메모리 상승 사이클은 30개월째 지속 중이지만 과거 장기 메모리 상승 사이클은 26~27개월을 넘지 못했다. 이에 사람들은 더 이상 좋아지기 어려운 국면에 근접했다는 경험, 심리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와 반도체와의 관계에서도 문제는 비롯된다. 글로벌 경제 상황은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이며 실제 기간별로 1990년보다 2000년대, 2010년대 들어서면서 상관계수가 높아지는 추세이다. OECD 경기선행지수(CLI)는 반도체 매출 증가율 및 반도체 업체 주가와 거의 일치했다. 2018년 들어서 CLI 하락세가 진행 중이며 이는 반도체 업황과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 위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해, “일부 의심스러운 변수들이 있지만, 슈퍼사이클을 만든 수요 및 공급의 기본 프레임은 잘 작동 중”이라며,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3~4년내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고 이 밖에 서버 수요, 재고 등의 문제보다는 거시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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