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과학 전동엽 기자] "과연, 한국에는 헬스케어 산업이 존재하긴 하나?"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척박한 헬스케어 산업 환경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스마트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토론 좌장을 맡은 케어랩스 신현묵 이사는 토론의 주제로 '한국에서의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 존재 유무'를 물었다. 다시 말해, 국내 산업은 헬스케어 비즈니스로 ‘사업자가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인지를 따져봤다.
헬스케어 시장이 먼저 생기고 나서, 제도는 시장을 올바른 방향으로 가게끔 보조해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토론에 참석한 WELT 강성지 대표도 정부주도로 이뤄지는 헬스케어 사업과 제도를 들어 우리나라 헬스케어 산업의 방향성이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약 10년 전부터 해외 디지털 헬스케어 사례들을 참고하면서 제도적인 정비나 시범사업들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라며, “일각에서는 제도적으로 정비가 잘 이뤄지지 않아 그런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시장이 먼저 생기고 나서 제도는 시장을 올바른 방향으로 가게끔 보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제도가 먼저 정비되는 것이 아니라 보조적인 개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학자적인 자존심이나 사업가적인 비전을 담아서 (의료기기에)스마트 기술을 첨가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헬스케어의 시작점을 너무 잘못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의 방향을 다시 돌아 볼 것을 조언했다.
또한 “헬스케어의 가장 큰 가치는 병이 생기기 전에 케어해주고 예방하고 예측하는 것일 것이다. 예측의 정교함과 힘이 커져야한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올바르게 분석하고 분석한 정보를 적절히 제시하는 3박자가 맞아야 완성형 스마트 헬스케어라고 생각한다”며 스마트 헬스케어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왼쪽부터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 대표,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대표, 강성지 WELT 대표
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 최윤섭 대표는 사실상 한국에는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이 없다고 본다며 잘라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하기 굉장히 어렵다. 늘 얘기가 나오는 규제, 작은 시장크기, 높은 의료접근성, 특수한 한국의 의료보험체계 등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하며 환경의 척박함을 강조했다.
규제, 작은 시장, 높은 의료 접근성 등 수두룩한 장애
“헬스케어나 의료산업은 굉장히 특수한 사업이다. 특수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산업과 달리 사람의 목숨과 건강을 관리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가능성여부를 따지기보다는 반드시 필요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필요성을 만들어서라도 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섭 대표는 “지금 한국에는 스마트헬스케어 산업은 없다고 본다. 현재 한국의 헬스케어 산업은 사막과도 같다. 그러나 사막에도 꽃은 핀다. 지금 우리는 사막에 씨앗을 많이 뿌리고 있는 상태이다. 사막에 크고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피어나기 시작해야 다음 꽃들이 피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지속적으로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는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이 없다"
차의과대학병원 김현정 의사는 기술을 접목시키는데 집중하지 말고 니즈를 파악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가 별로 필요하지 않을 것 같고 의사가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은 기술들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업자, 연구자들은 환자입장에서 뭐가 필요한지 리서치 없이 그저 연구개발한 기술을 끼워 넣고 싶은 생각인 것이다”라며 사업에 접근하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현정 의사는 “헬스케어 산업 안에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환자, 의사, 제약 등이 있고 그 안에도 다양한 부류가 있다. 어떤 니즈가 있는지 굉장히 세분화해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내가 하는 사업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 생각해봐야한다. 어떤 사용자의 어떤 니즈를 어떤 기술로 해결할지 생각해야한다”며 니즈 파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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