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박고, 시작된 AR 플랫폼 전쟁
  • 2017-08-03
  • 김영학 기자, yhk@elec4.co.kr


페이스북이 카메라 효과 플랫폼이라는 AR 플랫폼을 공개한 데 이어, 애플이 WWDC 2017에서 iOS 11에 구현될 AR 기능을 위한 개발자 도구인 ARKit를 발표했다. 본격적인 AR 플랫폼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시장의 성장은 더딘 반면,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시장은 배경 기술의 빠른 발전에 힘입어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AR 플랫폼의 핵심인 컴퓨팅 비전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면서 공간과 위치, 사물 정보와 관련 정보의 제공도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에 AR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기대감과 출시 연기에 대한 실망감으로 혼란이 가중되던 차에 페이스북이 모바일 AR 플랫폼 출시를 알리면서 게임의 룰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애플은 단 한 번의 반격으로 AR 플랫폼 시장에서 관심을 다시 아이폰으로 돌려놓았다.
반면 구글은 2014년 프로젝트 탱고(Tango)로 시장을 앞서가는 듯했지만, 출시 3년이 지난 지금까지 탱고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레노보의 팹2 프로와 에이수스의 젠폰 AR이 전부다.
2017년 AR 플랫폼의 포문은 페이스북에서 열었으나, 이 시장은 페이스북을 비롯해 애플, 구글, 텐센트, 스냅, 알리바바, 바이두, 화웨이 등 많은 IT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뜨거운 시장이다. 지난해까지 포켓몬 고 이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뜨거운 감자와 같았지만, 이 시장에서 페이스북의 AR 플랫폼에 이어 애플이 WWDC 2017에서 iOS용 ARKit를 선보이면서 모바일 AR 플랫폼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F8 2017 기조연설에서 AR이 가능한 카메라 효과 플랫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출처: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메라 효과 플랫폼으로 AR 도전
모바일 AR 플랫폼 전쟁은 F8에서 페이스북(Facebook)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Elliot Zuckerberg)가 “우리는 카메라를 최초의 증강현실 플랫폼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2017년 4월 18일, 캘리포니아에서 열긴 F8에서 저커버그는 3월에 사진 꾸미기부터 AR 기술 기반으로 다양한 마스크 효과를 즐길 수 있는 ‘카메라 효과 플랫폼’을 선보였다고 말하고 개발자들이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개발자 도구도 공개했다.
저커버그는 미래의 AR 기술과 관련해 3D 효과, 정확한 위치 파악, 안면 인식 및 제3자 서비스에 대한 자료를 가져오는 데 사용되는 API 등을 주요 기능으로 열거하며 이를 카메라 효과 플랫폼(Camera Effects Platform)이라 불렀다. 카메라 효과 플랫폼은 프레임 스튜디오(Frame Studio)와 AR 스튜디오(AR Studio)로 구성되어 있다.

F8 2017에서 마이클 슈로퍼 페이스북 CTO가 기조연설을 통해 카메라 효과 플랫폼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출처: 페이스북〉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프레임 스튜디오로, 이는 페이스북 카메라와 프로필 사진에 적용할 수 있는 프레임을 카메라 모드에서 디자인할 수 있는 편집기 역할을 한다. AR 스튜디오는 AR 기술을 기반으로 움직임, 주변 환경, 실시간 방송 도중의 상호작용 등에 반응하는 마스크, 스크립트, 애니메이션 등의 효과를 제작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의 무게중심은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에 있는 듯 보였다. 물론 올해 열린 F8에서도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친구들과 모두 같은 방에 있는 것처럼 VR 환경을 즐길 수 있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위한 VR 애플리케이션인 ‘페이스북 스페이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F8에서는 카메라 효과 플랫폼을 통한 AR 기술이 돋보였다. 이는 지금까지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약 3조 원에 인수하는 등 VR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감행해 왔다.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페이스북 스페이스 베타 버전은 페이스북이 여전히 VR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가격 인하 프로모션도 진행할 정도로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 세트는 생각보다 판매량이 저조한 상황이다. 주커버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VR에 빠질 수 있도록 오큘러스 리프트 가격을 인하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지만, 업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판매량을 해소하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오큘러스의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IDC에 따르면, 약 52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HTC의 바이브 헤드셋 77만 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헤드셋 160만 대 판매 추정).

페이스북에서 구현되고 있는 카메라 효과 스크린 샷 〈출처: 페이스북〉

특히 오큘러스 리프트의 경우, PC 기반의 VR 헤드셋은 여러 분야의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황병선 빅뱅엔젤스 대표 투자자(카이스트 소프트웨어 대학원 대우교수)는 ‘왜 카메라가 AR 플랫폼인가?’(kt경제경영연구소)라는 보고서를 통해 “8K 이상의 고해상도 및 120 Hz 이상의 재생률을 가진 디스플레이 기술, 몰입감을 높일 수 있으며 사용이 간편한 컴퓨팅 비전 기반의 동작 인식 기술, 실내 이동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들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VR 관련 플랫폼은 PC나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형이 반드시 필요한 데, 이를 위한 다양한 부품 기술까지 페이스북이 단기간 내에 해결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디지캐피털(Digi-Capital)은 ‘증강현실/가상현실 리포트(Augmented/Virtual Reality Report)’를 통해 2021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의 사용자와 600억 달러의 AR 시장을 놓고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캐피털은 2021년까지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등의 모바일 AR 하드웨어 기업이 4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게 되면, 애플, 페이스북, 텐센트, 스냅 등이 2018년에 수백만 명의 모바일 AR 소프트웨어 사용자를 기반으로 2021년까지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AR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전망 〈출처: 디지캐피털〉

페이스북의 가장 큰 장점은 20억 명(2017년 6월 기준)에 달하는 MAU(Monthly Active Users, 월 실제 사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페이스북에 카메라 효과 플랫폼을 적용했을 때 페이스북의 카메라를 통해 친구들과 콘텐츠를 공유하고 개발자가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디지캐피털은 페이스북의 AR 플랫폼이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으로 이동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12억 명의 MAU를 보유하고 있으며, 왓츠앱(Whats App)은 MAU 12억 명, 인스타그램은 7억 명의 MAU를 보유하고 있다. 페이스북 통합 사용자 수가 20억 명인 점을 감안할 때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인스타그램의 중복 사용자를 제거하면 이들 세 SNS MAU 합계인 31억 명보다 사용자 수가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억 명의 MAU는 여전히 크고 매력적인 사용자 수에 해당한다.

페이스북의 사용자를 시각화한 그래프. 페이스북의 월 사용자 수가 20억 명을 돌파했다. 〈출처: 페이스북〉

만약 페이스북이 기존의 SNS에서 AR 플랫폼으로 사용자 이동을 시도한다면, 그 출발점은 페이스북 메신저나 왓츠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과거 사례에서 가능성을 살펴 볼 수 있는데, 왓츠앱이 스테이터스(Status)를 출시했을 때 10주 뒤에 왓츠앱 사용자의 15%가 스테이터스로 이동했고, 인스타그램이 스토리 기능을 출시했을 때 1년도 지나지 않아 29%의 사용자 이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다이렉트(Direct)는 출시 4년 만에 인스타그램 전체 사용자의 54%가 사용하는 킬러앱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가능성을 놓고 볼 때 페이스북의 카메라 효과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겠지만, 사실 기존 사용자를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끌어들이는 진짜 전문가는 바로 애플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비교적 최근 사례를 보자. 애플 iOS 10은 출시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애플 사용자의 86%에 해당하는 약 7억 대의 아이폰에 설치됐다. 이는 애플이 WWDC 2017에서 발표한 ARKit의 출시를 매우 희망적으로 만드는 사례다.

애플, ARKit로 애플 중심의 AR 생태계 만든다 
2017년 6월 5일 개최된 WWDC 2017에서 애플은 AR 개발자 도구인 ARKit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AR 시장에 뛰어들었다. 물론 새로운 OS나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HomePod)’에 대한 관심도 높았지만 주인공은 ARKit이었음이 분명했다. 블룸버그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구글 글래스와 비슷한 아이폰으로 구동되는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플 10주년 기념으로 출시될 아이폰 8에 AR 기능이 탑재될 계획은 물론이고 향후 별도의 AR 글래스가 등장할 것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윙넛 AR의 알래스데어 코울(Alasdair Coull)이 WWDC 2017에서 ARKit를 사용해 구현한 AR 데모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애플, 애플 영상 캡처〉

WWDC 2017에서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인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는 ARKit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AR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크레이그 부사장은 iOS 11에 탑재될 AR 플랫폼을 통해 애플은 사용자에게 AR 경험을 제공할 계획임을 밝혔다. 
iOS 11이 적용된 아이폰은 카메라를 사용해 AR을 구현할 수 있다. 크레이그 부사장은 “이는 단순히 카메라가 아니라 컴퓨터 시각”임을 강조했다. 그는 키노트에서 아이폰 화면으로 테이블에 가상의 물체를 추가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개발자는 ARKit로 테이블과 같은 표면을 인식하고 물체를 추가할 수 있는데, 물체의 위치에 따라 그림자의 방향과 크기가 변하는 디테일한 모습까지 구현해냈다.
“ARKit는 빠르고 안정적인 모션 추적을 제공하고 기기의 모든 센서와 카메라를 사용해 이를 처리합니다. 그리고 실제 바닥과 테이블 같은 평면을 찾아내게 됩니다. ARKit는 환경광을 분석해 렌더링을 지원합니다. 스케일도 마찬가지로 지원합니다. 이 모든 기능이 모든 종류의 서드파티 프레임워크와 통합 가능합니다. 이러한 구현이 가능했던 것은 iOS를 탑재한 기기의 카메라, 고성능 CPU, GPU, 모션 센서 등과 같은 하드웨어를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크레이그 부사장의 말이다.

WWDC 2017에서 ARKit로 제작한 AR 데모를 아이패드로 경험하고 있는 참가자들 〈출처: 애플〉

수억 대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증강현실 기능을 iOS 업데이트를 통해 탑재하게 되면 애플은 하룻밤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큰 AR 플랫폼을 보유하게 된다.

애플은 ARKit를 몇몇 서드파티에 선보였다. 그 중 이케아(IKEA)는 ARKit를 이용해 모든 곳에 가구를 설치했고, 레고는 테이블 위에 실제 레고와 함께 AR로 배트맨을 구현해냈다. 또한 기존보다 더욱 사실적인 ARKit 버전의 포켓몬 고도 제작할 수 있었다.

포켓몬 고를 제작한 나이앤틱 랩스(Niantic Labs)이 WWDC 2017에서 ARKit를 이용해 제작한 포켓몬 고 데모 〈출처: 나이앤틱 랩스〉

기조연설에서 본격적인 시연에 나선 것은 윙넛 AR(Wingnut AR)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래스데어 코울(Alasdair Coull)이었다. 그는 현재 윙넛 AR이 ARKit를 활용해 작업하고 있는 작품을 시연했는데, 별도의 특수 장비나 추적 마커 없이 ARKit로만 제작했음을 강조했다.

ARKit로 테이블 위의 평면을 감지해 평면의 크기를 측정하고, 적용할 내용물은 표면에 고정하게 된다. 실시간으로 Unreal Engine 4를 통해 렌더링되는데, 보다 놀라운 것은 ARKit 추적 기능을 사용하면 구현해 놓은 AR이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는 지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iOS를 통한 AR’에 대해 발표한 ARKit 엔지니어인 마이크 벌리(Mike Buerli)는 “ARKit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려면 A9 이상이 필요한데, 이는 아이폰 6S를 포함해 대부분 iOS 11을 탑재할 수 있는 기기”라고 말했다.
마이크는 ARKit를 크게 세 개의 레이어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ARKit의 핵심 기능인 추적(Tracking)이다. 이는 실시간으로 장치를 추적하는 기능인데, 물리적 환경에서 장치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카메라 이미지를 이용한 시각적 관성 주행 거리 측정 방법(Visual Inertial Odometry)으로 모션 데이터를 사용해 장치의 위치와 방향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별도의 외부 설정이나, 사용자의 환경에 대한 사전 지식, 추가적인 센서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둘째, 장면 이해(Scene Understanding)다. 장면 이해는 기기 주변의 환경에 대한 특성이나 속성을 결정하는 기능이다. 이는 평면 탐지와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평면 탐지는 물리적 환경에서 표면 또는 평면을 결정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바닥이나 테이블과 같은 것을 탐지한다. 특히 ARKit의 장면 이해 기능은 가상의 객체를 배치하기 위한 테스트 기능을 제공한다. 
그래서 실제 세계의 토폴로지와 교차점이 생겨 가상 세계를 실제 세계에 배치할 수 있다. 그리고 장면 이해는 빛을 추정한다. 빛 추정은 실제 세계와 일치하도록 가상의 기하학적 구조를 렌더링하거나 정확하게 조명을 비추는 것에 사용된다. 이 모든 것을 사용하면 가상의 콘텐츠를 물리적 환경에 원활하게 통합할 수 있게 된다.
ARKit의 마지막 레이어는 렌더링(Rendering)이다. 렌더링은 사용자가 어떤 렌더러(Renderer: 독립적 또는 통합 소프트웨어의 플러그인 형태로 렌더링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라도 쉽게 통합할 수 있게 한다. 
애플은 어떤 렌더러라도 입력할 수 있는 장면 이해뿐만 아니라 카메라 이미지, 추적 정보에 대한 일정한 스트림을 제공한다. 또한 SceneKit 또는 SpriteKit를 사용하는 사용자를 위해 대부분의 렌더링을 구현하는 사용자 정의 AR 뷰를 제공한다.

ARKit 데모 〈출처: 애플, 영상 캡처〉

지금까지 페이스북과 애플을 중심으로 AR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누구보다 프로젝트 탱고로 AR 시장에 발을 먼저 디뎠으나 그간 지지부진했던 구글도 눈여겨 볼만하다. 구글은 AR/VR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공략할 계획인데, 5월 18일 구글 I/O 2017에서 클레이 베이버 VR·AR 부문 부사장은 “구글 VR 플랫폼인 데이드림(Daydream)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올해 안에 수 천만 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실내 환경을 맵핑(Mapping)하는 탱고 기술을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폰에 점진적으로 적용해 애플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AR 서비스를 확장할 것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구글 탱고가 적용된 증강현실 스마트폰 에이수스 젠폰 AR이 출시됐다.


구글 I/O 2017의 기조연설에서 선다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 렌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구글, I/O 2017 영상 캡처〉

또한 구글은 I/O 2017에서 구글 렌즈라는 카메라 앱 형태의 AR 서비스를 신규로 공개했는데,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카메라를 켠 후, 주변에 있는 레스토랑을 카메라로 비추면 레스토랑과 관련한 리뷰, 메뉴,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뜨는 형태의 서비스다. 이는 구글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정보를 실제 세계에 입혀 사용자들이 인지하기 쉽게 하는 서비스다.


구글 렌즈 데모 〈출처: 구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페이스북과 애플의 공통점은 엄청난 수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텐센트는 위챗(WeChat)에 8억 460만 명이라는 MAU를 보유하고 있다. 위챗은 모먼츠(Moments)를 런칭한 후 5년 내에 위챗 전체 사용자 중 61%가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텐센트의 경우 아직 AR 플랫폼을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전반적인 흐름으로 유추해보건대, 페이스북이 AR 플랫폼의 확장에 가속도를 낼수록 텐센트, 스냅, 라인, 카카오, 스노우, 바이두 등도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과제는 기존 플랫폼에서 즐기고 있는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새로운 기능으로 어떻게 이동시키느냐에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직접 제조하는 삼성전자나 화훼이 역시 AR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예측해 볼 때,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와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의 확장성 측면이다. 구글 탱고를 활용하든 자체 기술로 개발하든 AR 기능이 탑재된 안드로이드폰의 확장성은 iOS 보다 뛰어나긴 하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구글 탱고가 아직 스마트폰에 탑재될 정도로 소프트웨어가 가볍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당분간 모바일 AR 하드웨어와 모바일 AR 소프트웨어를 별개의 시장으로 구분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모바일 AR 하드웨어는 향후 몇 년간 사용자 측면에서 규모가 작을 수도 있다. 그리고 모바일 AR 소프트웨어는 새로운 모바일 AR 하드웨어에 자연스럽고 원활하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모바일 AR 소프트웨어가 모바일 AR 하드웨어를 플랫폼의 하위 집단에 귀속시키는 형국이 됐다. 단, 애플을 제외하고.
페이스북의 카메라 효과 플랫폼과 애플의 ARKit는 이제 막 시작됐다. 따라서 모바일 AR 소프트웨어가 자리를 잡으려면 모바일 AR 개발자 생태계가 가속화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 모바일 AR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애플의 아이폰 8 출시 시점도 관건이지만, 애플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 화웨이 등이 AR 스마트폰 출시 시점에 따라 수익 변곡점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디지캐피털은 삼성전자 등이 새로운 AR 스마트폰을 올해 연말에 출시할 경우 모바일 AR 하드웨어 수익 변곡점은 약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모바일 AR 매출은 2018년까지 100억 달러를 밑돌 것으로 보이며, 2019년에서야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2021년까지 600억 달러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캐피털은 이 600억 달러의 매출 중 80%는 모바일 네트워크 데이터, 전자상거래, 광고, 게임 외의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 엔터프라이즈 및 B2B에서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애플의 ARKit 발표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그간 구글이 오랫동안 프로젝트 탱고를 진행해 왔지만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안드로이드 OS에서 개발자용 툴을 제공하지 않아 속도가 나지 않았다. 반대로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에 대해 매우 폐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AR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개발자에게 개발자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통한 다양한 AR 앱과 서비스를 만들도록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아이폰 8에 탑재될 전면 듀얼 카메라에 3D 센싱 모듈이 적용될 것이라는 소문과 후면에는 3D 레이저 시스템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은 3D 이미지 인식으로 인한 다양한 서비스의 등장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주도하는 변화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않다. 아이폰이 최초의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이후 소비자 및 기업 가전 분야에 미친 혁신적인 영향력은 평가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스마트폰의 몰락과 AR의 부상을 가속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아이폰의 완전한 우위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는 PC나 전화를 연결하지 않아도 작동이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시장에서의 실패는 차치하더라도 페이스북의 오큘러스와 매직리프(Magic Leap)와 같은 기업들은 독자적인 AR 및 VR 기기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독자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지녔다는 것은 스마트폰의 지배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나름의 의미가 있는 기기다. 한편 구글은 현재로서는 구글 글래스와 같은 기기보다 안드로이드 OS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양상, 즉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이 자체 AR 하드웨어를 갖출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구글이 OS에 집중하며 AR/VR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점 모두 애플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스마트폰의 필요성이 사라진다면 애플의 전략은 무산되어 버린다. AR이 주류가 되기까지 수년이 지난만큼 새로운 기회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 전에 애플은 목적지에 도착해야만 한다. 부담스러운 도전자들을 제치고 애플은 아이폰을 AR 시장의 중심에 세우는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애플은 스마트폰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혁신이 가능해진다. 아니면 스마트폰을 대체할 신선한 또 한 번의 혁신을 일궈야 한다. 소문으로 떠도는 준비 중인 스마트 글래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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