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클라우드, IoT, 인공지능 등 지난 10여 년간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화, 지능화, 연결화의 세상이 되면서 기업 경영측면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등장해 기업 경영프로세스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정의는 다양하다. 이 중에서 A.T. 커니(A.T. Kearney)가 2016년에 내린 정의는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등 디지털 신기술로 촉발되는 경영 환경상의 변화 동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현행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통한 신규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 활동'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은 솔루션(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빌리티, 소셜미디어), 서비스, 비즈니스 유형(B2B, B2C, B2B2C), 최종 사용자, 배포 유형 등을 포함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장이 2015년 1,480억 4,000만 달러에서 2021년 3,921억 5,000만 달러로 연평균 18.7%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그림 1.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신 액셀레이터와 서드 플랫폼 〈출처: IT4IT〉
마켓앤마켓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바로 IoT의 수요 증가와 디지털 기술로 인한 혁신증가라고 분석했다. 특히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 금융거래, 온라인 쇼핑 등을 통해 로그 데이터 형태로 데이터를 생성하는 모바일 장치 및 응용 프로그램의 침투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꼽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모바일 기기, 앱 사용량의 증가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클라우드 부문은 예측 기간 동안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는 사용자가 모든 컴퓨터, 모바일 장치에서 액세스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하며 쉬운 배포, 최소 비용, 업그레이드 용이성, 접근성 등에 이점이 있다. 사용자 유형에서는 기업이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거나 점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데이터, 소셜미디어, 실시간 솔루션, 모바일 기기 등과의 융합으로 기존의 솔루션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기술 공급ㆍ수요 측면에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이해'라는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최근 지속적인 이슈로 등장하는 배경에 대해 기술 공급 및 수요 측면에서 분석했다.
기술 공급 측면에서, 기존의 ICT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ICT 시장은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에 클라우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등의 디지털 기술과 로봇, IoT, 인공지능, 차세대 보안, 3D 프린터, 인터페이스 등을 포함하는 최신 디지털 기술은 질적으로 변화, 발전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즉 과거와 비교할 때 기업이 이전보다 이용하기 쉽고 낮은 비용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군의 요구사항을 적용해 성과를 강화할 수 있도록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기술과 이러한 플랫폼에 의존해 혁신을 가속화시키는 디지털 기술이 제시, 공급되고 있다.
기술 수요 측면에서는 기존 ICT를 포함하는 최신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거나 기존의 물리적 분야에 디지털요소를 결합하고 적용해 운영비용 절감, 사업 민첩성 및 유연성 증가, 신규 수익 모델 도출 등의 가치창출이 요구되고 있다. 즉 기업들은 최신 디지털 기술을 경쟁의 핵심도구로 삼아 다양한 기능들을 창조적으로 활용해 가치를 만들 수 있어야만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의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인 3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디지털, 물리적, 생물학적인 기존 영역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융합되는 기술적인 혁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빅데이터, 모바일, 클라우드, 소셜 네트워크, IoT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프로세스의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와 그로 인한 효과까지 아우른다고 볼 수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의 '2017 IT산업 메가트렌드'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3단계에 걸쳐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1단계(디지털 제품 출시 및 인프라 기반 구축, 1990년 말)는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음악,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디지털화된 제품이 출시되고 서버, 네트워크 등의 기업 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시작됐다.
2단계(e-커머스 및 디지털 비즈니스 전략, 2000년 초)는 인터넷의 대중화로 인터넷 상거래와 기업 내 마케팅 및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디지털 비즈니스 전략이 추진됐다. 3단계(비즈니스 모델 및 경영전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단계, 2010년 초)에서는 모바일, IoT, 인공지능 등의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기업의 조직, 프로세스, 전략, 비즈니스 모델등 모든 것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사물 간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한 기업을 만든다면 의사결정, 생산성, 에너지 관리, 재고 관리, 제품 맞춤화 비용 절감 등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지능형 IoT는 기계와 센서, 제어 시스템의 상호 연결성을 통해 제조 생산, 공급망 등의 최적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스마트 관리 시스템을 스마트 그리드와 통합해 에너지 최적화도 구현할 수 있다.
5명이 50만 켤레의 맞춤형 신발을 만든다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는 GE다. GE의 경영진들은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터득하지 못한다면 경영이 악화될 수 있음을 직시했고, 장비 및 설비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마이닝해 새로운 수익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향후 GE가 소프트웨어 및 분석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GE는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규모는 60억 달러에 달했고 항공기 엔진에 센서를 부착하는 등의 혁신으로 지속성장을 할 수 있었다. GE 내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곳은 항공기 엔진용 정밀부품을 제조하는 GE 에비에이션(Aviation)이다. 엔지니어와 설계자는 제조 공정 자체의 한계로 인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그리고 부품이 너무 복잡하면 용접을 해야 하는 경우의 수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GE 에비에이션은 현재 금속 레이저 용융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매우 복잡하게 구성해야 하는 부품을 단일 부품으로 3D 인쇄할 수 있는 'Additive Manufacturing'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사용 후 핵연료로 인해 탄소 퇴적물이 축적되면서 노즐이 막히는 코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료 노즐을 설계했다.
이 노즐은 처음부터 내부 지지대와 냉각통로를 포함한 단일 부품으로 3D 인쇄가 가능해 코킹 제거는 물론 부품 내구성을 기존 부품 대비 5배 이상 높였다.
▲ 그림 2. GE의 터보프롭 H 시리즈 〈출처: GE 에비에이션〉
재규어 랜드로버는 2008년 인도의 타타그룹에 인수된 이래 비즈니스 민첩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속도를 냈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목표는 클라우드 기술을 완전히 내재화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재규어 랜드로버는 혁신적인 신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버추얼 윈드스크린(Virtual Windscreen)' 이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윈드스크린은 운전자가 뒤를 돌아보기 위해 머리를 돌렸을 때 차의 측면을 완전히 투명하게 만든다. 그리고 윈드스크린은 유용한 운전 안전 정보를 오버레이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향후 운전자가 새트내브(Satnav)를 내려다보지 않고 운전이 가능한 자동차를 선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 그림 3. 재규어 랜드로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도입 후 버추얼 윈드스크린이라는 AR 기술을 활용한 윈드스크린을 선보였다. 〈출처: 재규어 랜드로버〉
아디다스는 1993년 고임금 문제로 독일에 있던 공장을 모두 폐쇄하고 중국이나 동남아로 이전했다. 그런데 2015년 12월 9일, 아디다스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계획을 발표하며 독일로의 회귀를 선포했다. 아디다스 본사 부근인 독일 안스바흐(Ansbach)에 자리한 스피드 팩토리는 시범 가동에 들어가 2016년 9월 21일 첫 번째 신발인 아디다스 퓨처크래프트 M.F.G(Futurecraft Made for Germany)를 공개했다.
당시 생산에 투입된 인력은 단 10명이었으며, 생산된 신발은 50만 켤레였다. 스피드 팩토리에는 6대 정도의 로봇이 2개의 생산라인에 설치되어 있다. 이 중 한 라인은 신발 바닥 부분을, 다른 라인은 윗부분을 제조한다. 아디다스는 스피드 팩토리를 2017년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인데, 이곳에서 근무할 직원 수는 160명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피드 팩토리의 핵심은 소비자 맞춤형 제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신발끈, 깔창, 뒷굽의 색까지 수백만 가지 옵션 중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5시간 안에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의 아디다스 공장에서 맞춤형 신발을 제작해 배송하기까지 6주가 걸리는데, 스피드 팩토리를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건설한다면 신발 주문부터 배송까지 엄청난 시간이 단축돼 그만큼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향후 아디다스는 지역과 임금에 구애 받지 않는 자동화된 중소형 모델을 제시하고 미국, 일본 등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그림 4.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에서 퓨처크래프트를 생산하는 모습과 퓨처크래프트 프로토타입 〈출처: 아디다스〉
IoT의 본질은 기술에 대한 비즈니스 의존성의 수준과는 관계없이 모든 회사의 레거시 비즈니스 모델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최신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재규어랜드로버처럼 다양한 최신 기술을 활용해 가상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연결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IoT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세상에 디지털 또는 온라인 세상을 어떻게 연결시키느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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