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의 문을 열다
  • 2017-05-02
  • 김영학 기자, yhk@elec4.co.kr


케이뱅크의 출범으로 부럽게만 느꼈던 인터넷 전문은행이 한국에서도 문을 열게 됐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다양한 사례와 남겨진 문제에 대해 살펴본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2015년 11월 29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이어 2016년 12월 14일, 제1금융권 시중은행이자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K Bank)의 은행업 영위에 관한 본인가를 알렸다. 이는 1992년 평화은행 인가 후 24년만의 은행 신설인가이기도 하다.
금융위는 "9월말 케이뱅크의 본인가 신청 후 두 달 반 동안 자본금요건, 자금조달 방안 적정성, 주주구성 계획, 사업계획, 임직원 요건,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요건 등을 심사한 결과 이를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2017년 4월 3일 영업을 시작한지 사흘 만에 가입자수 10만 명을 돌파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를 알렸다. 또한 6월에는 후속주자인 카카오뱅크도 출범할 예정이어서 인터넷 전문은행은 점차 속도를 내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1. 1992년 평화은행 인가 후 24년 만에 은행 신설인가를 받은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에 이어 6월에는 카카오뱅크도 출범할 예정이다. 〈출처: 케이뱅크, 카카오〉

케이뱅크 이전에도 한국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2001년에는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 20여 개 기업들이 공동 출자 형태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했지만, 비금융회사가 은행 지분의 4% 이상 보유할 수 없는 은산분리 규제와 대기업 중심의 추진 방식에 대한 논란, 자금조달 실패 등으로 무산됐다. 2008년에는 금융위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포함한 은행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은행업계 전반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던 가운데 과당경쟁 및 수익 모델 취약성 논란으로 도입이 중단됐다. 
하지만 핀테크의 발전으로 금융과 IT 융합이 지속되자, 성장 및 수익성 둔화에 직면한 은행업계의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편의성 제고, 효율성 강화 등의 필요성 대두로 한국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시작 
인터넷 전문은행은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거래방식, 즉 오프라인 점포 없이 온라인이나 ATM 등 전자매체만을 통해 은행 업무를 영위하는 은행을 일컫는다.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은 1995년 미국에서 설립된 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은행(Security First Network Bank: SFNB)으로, 이 은행은 현재의 인터넷뱅킹 체계를 만들기도 했다. 이어 1998년에는 유럽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에그 뱅크(Egg Bank)가 영국에서 설립됐고, 2000년에는 일본에서 재팬 넷 뱅크(Japan Net Bank)가 설립됐으며, 중국에서는 2016년 위뱅크(WeBank)가 출범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기존 은행과의 가장 큰 차이는 오프라인 영업점의 존재 여부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영업점이 없거나 최소한도로 운영함으로써 업무 비용을 최소화해 일반은행보다 유리한 금리를 제공하거나 영업점 방문 없이도 금융상품 가입이 가능한 편의성과 신속성 제공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은 초기에 'Internet Only Bank'나 'Online Bank'로 불리었으나, 최근에는 보완적으로 오프라인을 운영하는 추세에 힘입어 'Internet Primary Bank'로 불리고 있다.?
초기 인터넷 전문은행 분야는 브랜드 인지도, 기술력, 사업 모델 등의 한계로 고객 유치에 실패한 기업들이 많았다. 미국의 경우는 1995~2014년 사이에 약 40여 개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됐지만, 위의 이유로 청산 및 M&A가 이뤄지면서 현재는 약 20여 개로 감소한 상태다. 생존한 은행들은 비은행 금융회사나 타산업자본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모기업의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10대 인터넷 전문은행 대부분은 증권사, 보험회사, 자동차 회사가 설립한 곳이며, 일본도 증권사, 통신사, 인터넷 회사, 유통회사 등이 설립한 곳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 미국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은 앨리뱅크(Ally Bank)를 설립하고 오토론, 리스, 카드 등에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찰스 슈왑 뱅크(Charles Schwab Bank)나 이트레이드 뱅크(E*Trade Bank), 일본의 SBI 스미신 넷 뱅크(SBI Sumishin Net Bank)와 다이와 넥스트 뱅크(Daiwa Next Bank)은 증권사 기반의 인터넷 전문은행에 속한다. 

그림 2. 제너럴 모터스에서 설립한 앨리뱅크는 오토론, 리스, 카드 등에 특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급성장했다. 〈출처: 앨리뱅크〉

한편, 일본의 통신회사인 KDDI는 미쓰비시 도쿄 UFJ 은행과 함께 지분뱅크(Jibun Bank)을 설립해 휴대전화만으로 계좌 계설, 이체, 대출이 가능하며, KDDI 고객들에게는 수수료 무료, 프리미엄 차지(Charge)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국가마다 규제가 달라 객관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해외 사례를 통해 향후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가능한 서비스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서비스 차별화로 살아남은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 
아이폰을 체크카드처럼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인터넷 전문은행인 찰스 슈왑 뱅크의 현재 자산 가치는 약 110조 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은행은 모기업의 주식거래 및 자산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예금을 수취한 후 이를 국공채와 자산유동화증권(Asset Backed Securities: ABS) 등으로 운영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 은행의 주력 수신 상품은 고수익 투자자 당좌예금과 저축예금으로 낮은 예금금리대신 여러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수익 투자자 당좌예금의 금리는 0.06%, 저축예금의 금리는 0.1%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투자 서비스,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 서비스 등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전 세계 모든 ATM 이용 요금을 환불해주며 애플 페이(Apple Pay)와 연계해 아이폰을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림 3. 온라인 전문은행 중 로보 어드바이저를 최초로 도입한 찰스 슈왑 뱅크는 인텔리전스 포트폴리오를 통해 약 1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찰스 슈왑 뱅크의 Intelligence Advisory 대시보드(좌)와 플래닝 툴(우) 〈출처: 찰스 슈왑 뱅크〉

특히 자산의 대부분을 대출이 아닌 국공채와 같은 안전한 유가증권에 투자함으로써 위기 대응 능력을 높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찰스 슈왑 뱅크는 인터넷 전문은행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역에 지점을 두고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비대면 방식과 대면 방식의 적절한 균형 유지를 통해 고객의 편의를 증가시켰다.
찰스 슈압 뱅크의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는 2015년에 처음 선보였는데, 5,000달러 이상을 예치한 고객에게 무료로 펀드 종목을 추천해주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12개의 질문을 통해 이용자의 성향을 파악한 후 종목을 추천하게 되는데, 이 종목 중 이용자가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이용자에게 더욱 최적화된 종목을 추천할 수 있게 된다.

카페에서 금융 상담을 받다 
캐나다의 탠저린(Tangerine)은 인수합병 전 ING 다이렉트 은행이었지만, 2012년 캐나다 6대 은행 중 하나로 꼽히는 스코티아 뱅크(Scotia Bank)가 인수해 은행명을 변경한 후 혁신을 통해 개장 3년 만에 기존 고객 포함한 약 2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탠저린의 영업방식은 초기에는 전화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인터넷과 모바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예ㆍ적금, 대출, 투자 등 은행이 제공하는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오프라인 지점이 카페 또는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팝업 스토어(Pop-Up Store)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카페의 바리스타는 카페 직원이면서 동시에 은행 직원이므로, 이용자는 음료와 함께 금융 상담 및 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그림 4. 캐나다의 탠저린은 카페나 팝업 스토어를 이용한 오프라인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탠저린〉

코트라의 정지원 토론토무역관은 탠저린의 성공 요인을 크게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구축으로 인한 저비용, 고금리, 수수료 면제, 공격적 마케팅으로 꼽았다. 
탠저린의 캐나다 내 오프라인 영업점의 최소화를 통해 운영비와 인건비를 절감했으며, 신규 고객이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태블릿 PC에 개인정보를 입력하거나 온라인, 전화를 이용하는 등 가입절차를 간소화했다.
특히 탠저린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시하고 있다. 캐나다의 일반 은행에서 판매하는 자유적금(Saving Account) 금리가 1% 이하수준인 반면에 탠저린은 신규 고객에 한해 2.4%의 금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신규 고객 모집을 위해 타행 송금 수수료를 포함한 모든 수수료를 면제하고, 스코티아 뱅크의 현금자동인출기를 통해 별도의 수수료없이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신규 고객에게 가입과 동시에 50~100달러를 입금해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탠저린은 대출, 투자 등 민감한 정보에 대한 문의는 보안상의 문제로 전화나 기존의 메신저로 상담할 수 없다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2016년 1월부터 실시간 채팅 서비스를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보안 솔루션 및 플랫폼 개발 업체인 제네시스(Genesys)의 보안 솔루션을 이용해 보안을 강화함으로써 비대면 인증 및 상담도 가능해졌다.
한편, KEB하나은행은 2015년 2월 한국 금융사 중 최초로 캐나다에 인터넷 전문은행인 1Q Banking을 오픈했는데, 구글 플레이나 애플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아 실행하면 지점 방문 없이도 계좌개설, 입출금, 타행 계좌이체, 국제 송금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비대면 영업력 강화를 위해 한국 금융사 중 최초로 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가상화폐까지 거래한다 
2011년에 설립된 독일의 피도르 뱅크(Fidor Bank)는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손꼽히고 있다. 각종 기관들로부터 우수한 은행으로 선정된 피도르 뱅크의 전신은 2003년에 설립된 온라인 금융서비스, 전자상거래 솔루션 제공회사인 쾰슈 크로네(Kolsch Kroner & Co. Ltd.)로, 2009년 독일의 시중은행(Vollbank)으로 설립됐다.
피도르 뱅크의 영업철학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락한 은행권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피도르 뱅크는 은행과 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며, 이용자가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들기 위해 개방형 API를 은행 운영체제(OS)로 채택했다. 즉 고객, 프로그래머, 핀테크 기업에 인터페이스를 개방해 이용자나 제3자인 협력업체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했다.
피도르 뱅크는 105명(2014년 기준)의 직원 수에도 불구하고 개방형 API를 추구함에 따라 법정 통화, 외환, 온라인 귀금속 매매는 물론이고 온라인 게임 머니,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거래 등 거의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골드머니(GoldMoney, 귀금속), 리플 랩스(Ripple Labs, 송금), 비트코인 데(Bitcoin.de, 비트코인 거래소), 크라켄(Kraken, 비트코인 거래소) 등과 같은 기업과의 제휴로 실현할 수 있었다. 개방형 API는 유연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규제의 변화를 적용해 활용하기 안성맞춤이다.
따라서 피도르 뱅크는 각기 다른 규제에 맞춰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을 활용해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과는 달리 독일뿐만 아니라 영국, 러시아 등 유럽과 미국에까지 진출해 있는데, 이는 EU 협약에 따라 EU 회원국에서 은행업 인가를 받으면 타 국가에서도 사업영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메일, 휴대폰 번호,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자금이체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림 5. 독일의 피도르 뱅크는 개방형 API를 은행 OS로 채택해 다양한 기업과 개발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API 콘테스트도 개최하고 있다. 〈출처: 피도르 뱅크〉


스마트폰 분실 시 최대 보상금 300만 엔

2006년 일본의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 도쿄 UFJ 은행(Bank of Tokyo Mitsubishi UFJ, 이하 BTMU)은 일본 이동통신사인 KDDI와 함께 모바일 세대인 20~30대 젊은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는 모바일 전문은행을 창립하기 위한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그해 8월 오라클(Oracle)의 'Flexcube Core Banking'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자가 서비스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인터넷 채널로 한 번의 접속만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있으며 은행 관련 데이터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은행 시스템 테스트 과정을 거쳐 2008년 6월 17일 지분 뱅크(Jibun Bank)가 출범했다. 모바일 전문은행으로 꼽히는 지분 뱅크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계좌 개설, 계좌 관리 등 전반적인 업무가 가능하며 2009년부터는 외화예금상품을 출시했다.
지분 뱅크는 모바일 기기에 내장된 전자통장을 통해 잔액, 입출금 내역, 잔고 추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상대방 전화번호만으로도 이체 거래를 할 수 있는 휴대폰 번호 입금 서비스도 도입했다. 특히 모바일 카메라로 신분증을 촬영해 전송함으로써 본인인증을 하는 'Quick Account' 서비스를 도입했다.
문제는 모바일뱅킹이 핵심 서비스이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를 분실할 경우 보안의 유지에 대한 우려였다. 이를 위해 지분뱅크는 기기의 분실 시 통신기능 정지를 통해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고, 또 평소 거래 잠금으로 설정해두고 거래 시에만 기능을 해제함으로써 현금인출이 가능한 보안 기능인 'ATM Lock'을 제공했다.
특히 기기 분실 시 부정사용 금액에 대한 보상 한도를 ATM Lock 기능 이용 시 연간 300만 엔, 이용하지 않을 경우 50만 엔까지로 규정해 해당 기능을 이용하도록 유도했다.
지분 뱅크는 출범 첫해 대비 계좌 4배, 예금액 약 10배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은 일본 2위 통신사인 KDDI의 통신고객 3,000만 명에 집중된 신규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우대 서비스 제공이 큰 역할을 했다. 또한 고객이 필요할 경우 오프라인에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ATM 등의 고객 접점도 제공했다.
한편, 일본 전자상거래 기업인 라쿠텐그룹이 2000년에 설립한 라쿠텐은행은 2001년부터 정식영업을 시작한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라쿠텐은행은 라쿠텐온라인쇼핑몰, 라쿠텐증권 등 라쿠텐그룹의 계열사 고객의 개인정보를 통합한 데이터베이스인 '라쿠텐 슈퍼 DB'를 활용해 고객에게 수수료 혜택, 카드론, 신용대출, 펀드 주식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계좌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직불ㆍ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있는데, 일본 내 인터넷 전문은행 중 최다 계좌 수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용카드 비즈니스는 라쿠텐 은행에서 매우 중요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

케이뱅크, 편의점 중심의 차별화 서비스 선보여 
우리은행(10%), 한화생명보험(10%), NH투자증권(10%), 다날(10%), KT(8%)가 주요 주주로 참여한 케이뱅크는 모바일 외에 GS리테일 편의점, KT 공중전화부스, IPTV 등을 주요 고객 접점으로 활용하는 영업 방식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특히 전국 1만여 곳에 위치한 GS25 편의점에 설치되어 있는 CD/ATM도 24시간 수수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체크카드 없이 기기에서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입출금과 계좌이체가 가능한 무카드 서비스도 가능하다.
올해 하반기부터 GS25를 중심으로 도입될 스마트ATM은 계좌개설, 체크카드 즉시 발급 및 수령, 생체정보 등록 및 인증 등을 지원함으로써 사실상 은행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성을 대폭 감소시킬 전망이다.

그림 6. 4월 3일 진행된 케이뱅크 출범식에서 안효조 케이뱅크 사업총괄 본부장이 GS25를 통한 오프라인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GS25〉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스마트폰의 모바일 앱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별도의 추가적인 앱 설치와 공인인증서 없는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계좌개설부터 여신, 수신 이용은 물론,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간편 송금,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은 한 자릿수 금리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현재 전금융권 데이터와 비금융정보를 더하고 머신 러닝 기법을 결합한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주주 사나 통신사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 체계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7분 내에 본인인증 후 계좌개설까지 가능한 프로세스 구축, 스크래핑 기법을 활용해 무방문ㆍ무서류 제출 방식을 대출 서비스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제 막 문을 연 한국의 케이뱅크가 사흘 만에 가입자 수 10만 명을 모집하고 코드K정기예금 1회차 판매분 200억 원을 완판 한 사례를 볼 때, 4,0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임 회비관리용 단체 통장, 자영업자 업종별 대출상품 등 케이뱅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존의 은행권 판도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등장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유형을 볼 때, 영업 전략은 크게 기존 은행보다 유리한 금리 또는 수수료 혜택으로 시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가격우위 확보와 고객의 관점에서 기존의 은행이 제공하지 못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 차별화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기존 은행 대비 가격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결정적 이유는 운영비 및 관리비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 가격우위는 경쟁력이 될 수 있지만 시중 은행이 기존 영업점을 대폭 축소하고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친다면 가격우위 전략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씨티은행은 점포수를 133곳에서 32곳으로 80% 감축을 결정한 데 이어 비대면 전문센터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전화,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가치 센터와 고객집중 센터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은행 업무의 95% 이상을 비대면 채널로 하는 상황에서 영업점에서 받던 금융 서비스도 비대면으로 전환해 운영비용을 최소화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승부수는 차별화된 서비스 확대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서비스 확대는 고객접점의 다변화가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PC를 제외하면, 기존의 은행은 영업점이나 ATM을 이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은 영업점을 최소화하는 대신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캐나다 탠저린의 사례처럼 은행업무와 카페를 융합할 수도 있을 것이고, 케이뱅크처럼 편의점과 IPTV 등을 고객 접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라쿠텐은행처럼 전자상거래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케이뱅크, PC 보안 프로그램 한계 못 벗어나 
케이뱅크는 인터넷 전문은행인 만큼 접근 용이성과 이용 편의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케이뱅크가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출범했지만, 이용자가 PC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3가지의 필수 설치프로그램과 4가지의 선택 설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이는 기존 은행과 큰 차이가 없는 보안 프로그램 수이기 때문에, 이용자는 기존 은행과 다를 바 없는 환경 속에서 케이뱅크 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에서 케이뱅크의 통장을 만들 때에도 꽤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스마트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가능하며,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침대에 누워서도 계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모두 7단계의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우선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촬영해 본인인증을 해야 하는데, 이는 일본의 지분뱅크의 인증방식과 유사하다. 그리고 상품을 선택한 후, 약관 동의를 거쳐 회원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문제는 비밀번호다. 앱 로그인 비밀번호, 간편 로그인 비밀번호, 지문등록, 계좌 비밀번호, 체크카드 발급 시 카드 비밀번호까지 입력해야 한다. 그리고 무카드 거래 서비스를 위한 비밀번호도 필요하다. 그 다음 단계인 고객정보에서도 비밀번호 설정을 해야 하는데, 이는 휴대전화 OTP를 위한 것이다. 만약 체크카드까지 만들었다면 총 일곱 번의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한다.
모두 같은 번호로 입력하면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해킹을 당했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최소 2~3개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를 기억하려면 별도로 비밀번호를 메모해 두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끝내면 추가인증(영상통화 또는 은행계좌 활용 방식)을 해야 하고, 마지막으로는 증빙서류를 사진으로 촬영해 제출해야 한다.
이 단계를 거친 이후부터는 편하게 케이뱅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로그인은 공인인증서,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 지문로그인, 간편 비밀번호 등으로 가능하다. 2015년 공인인증서가 사용 의무가 폐지됐기 때문에 케이뱅크는 공인인증서 없이도 로그인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미 시중 은행도 지문, 핀번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로그인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 은행의 변화는 책임이 강화된 데 기인한다.
올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이 전자금융거래 피해를 책임지는 내용을 담은 전자금융거래 표준약관을 개정했고, 은행권에서도 이를 수용했다. 따라서 앞으로 시중 은행은 해킹과 스미싱 등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모바일뱅킹에 각종 생체인식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인증방식과 보안 시스템을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시대에 직면한 만큼, 모바일뱅킹을 시작으로 향후 PC 웹환경에서도 액티브X나 EXE프로그램 등의 설치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7년은 금융권의 변화가 일어날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했고, 시중은행의 책임도 강화되면서 보안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자금융거래 표준약관 개정은 인증 시스템의 다양화로 이용자 편의를 개선하고 해킹, 스미싱 등의 피해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하는 환경에 직면해서다.
물론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패 여부는 5년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분뱅크, 라쿠텐은행 등의 해외 사례를 보면 초창기 인터넷 전문은행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한국 인터넷 전문은행, Zero Sum? or Plus Sum?'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주요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설립 후 평균 4~5년 정도의 적자기간을 거친 후 흑자 전환에 성공, 안착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순수익을 내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이유는 초기 투자비용 대비 고객 유치가 쉽지 않아서다. 해외의 초기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과 운영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2년도 버티지 못하고 도산한 사례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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