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PCON JAPAN 2017과 동시 개최된 제3회 웨어러블 엑스포에서는 웨어러블 기기뿐 아니라 연성인쇄회로(FPC), 센싱 등 다양한 관련 기술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NEPCON JAPAN은 1972년부터 시작한 ‘전자 패키징 & 제조 전시회’로 일본의 전사 산업과 역사를 함께 해왔다. 이후 2000년 IC 패키징, PCB 및 전자부품 관련 전시회를 신설하고, 최근에는 자동차 전장, LED, 웨어러블 등의 분야에 이어 올해는 로봇과 스마트 팩토리 전시회를 새롭게 개최함으로써 명실공이 모든 전자 기술을 아우르는 전시회를 대표하고 있다.
2017년 1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일본 도쿄 국제 전시장에서 개최된 NEPCON JAPAN 2017의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 웨어러블의 동향과 최신 기술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과 자동차와 관련한 전시가 큰 규모로 다양화됐다는 점, 로봇과 스마트 팩토리와 관련한 첨단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규모나 이슈 면에서 현재 추세로 본다면 자율주행 자동차나 커넥티드 카가 단연 압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웨어러블 시장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았다. 이는 NEPCON JAPAN 2017의 동시 전시회인 제3회 웨어러블 엑스포(Wearable Expo)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웨어러블 엑스포는 179개의 기업이 참가해 웨어러블 기기와 관련한 소재, 부품, 하드웨어, 개발 툴, 완제품 등 관련 산업 전반을 조명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특히 글래스와 의류형 웨어러블 기기 등이 전시됐는데, 이러한 흐름은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에서 벗어나 향후 다양한 형태의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또한 FPC 관련 기업들도 대거 참여해 앞으로 등장할 플렉시블 웨어러블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 의류와 스마트 글래스
현재의 웨어러블 시장은 손목형 밴드와 스마트워치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웨어러블 시장은 이 두 분야가 전부는 아니다.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 화두는 인간의 몸 어디에든 다양한 기능의 구현이 가능한 전자 기기를 부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제3회 웨어러블 엑스포에서는 손목형 밴드와 스마트 워치에 이어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많은 스마트 의류와 스마트 글래스가 등장했다. 일본 섬유화학기업인 토요보(TOYOBO)는 신축성이 있는 센서 코코미(Cocomi)를 안감에 부착한 스마트 의류를 선보였다. 이 센서는 약 0.3 mm의 두께로, 착용 시 불편함이 전혀 없으며, 심박수 등 생체 정보의 측정이 가능해 맥박의 패턴을 파악하고 운전자의 상태를 감지해 졸음운전 시 경고를 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간사이 대학과 테이 진은 힘을 가하면 전하를 방출하는 섬유인 압전 매듭으로 제작한 간단한 액세서리를 전시했는데, 전하를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로 감지해 스마트폰에서 맥박과 보행 측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압전 매듭은 일본의 전통 공예인 매듭 묶기 기술을 이용했는데, 매듭 묶기부터 길이나 굵기 등 목적에 맞게 모양을 조절할 수 있다.
다양한 글래스형 웨어러블 기기의 전시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가치가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 웨스트유니티스(WESTUNITIS)가 선보인 인포링커(InfoLinker)는 산업용 웨어러블 글래스 타입으로 고글이나 안경에 탈부착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또한 안드로이드 OS 기반이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도 용이하며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도 지원한다. 일본의 안경디자인 그룹인 보스턴 클럽(Boston Club)도 안경에 탈부착이 가능한 네오플러그(neoplug)라는 웨어러블 글래스 타입을 전시했다.
한국 기업인 익스트리플(eXtriple)은 증강현실 소프트웨어와 다중 센서를 융합한 웨어러블 정비 훈련 시스템인 메타뷰(metavu)를 공개했다. 익스트리플의 노진송 대표는 “산업현장에 필요한 기술자를 양성하려면 고급 기술자가 신입 기술자 옆에서 항상 함께하며 기술을 가르쳐야만 했는데,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메타뷰를 개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스마트 글래스와 관련해 구글 글래스 개발 리더이자 조지아 공대 교수인 태드 스타너(Thad Starner)가 ‘Superpowers through Wearable Computing’이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다. 스타너 교수는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소방사와 간호사가 손을 자유롭게 활용하며 원하는 정보를 얻거나 전송할 수 있게 된 사례를 소개했다. 일례로 환자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가까이에 있는 간호사에게 경고와 의료정보 및 환자 상태는 물론이고 적절하게 조치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할 수 있다.
스타너 교수는 안내견이나 구조견의 행동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통해 사람과 동물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프로토타입, 청각장애인이나 언어장애인이 구글 글래스를 통해 상대방과 대화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등을 소개하며, 최근에는 뇌파를 통해 자연언어를 인지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스타너 교수 연구팀은 착용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무선 웨어러블 장갑, 야생 돌고래나 사역견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웨어러블용 컴퓨터를 개발 중이다.
스타너 교수는 “인간은 웨어러블 컴퓨팅 기술로 인해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텔레파시, 원하는 정보는 무엇이든 찾을 수 있는 전지적 능력, 과거에는 눈으로 볼 수 없었던 먼 거리 혹은 아주 미세한 물체를 볼 수 있는 능력 등의 슈퍼파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렉시블 웨어러블 시대를 앞당길 기술
웨어러블 엑스포의 또다른 이슈는 FPC였다. 이에 대해 NEPCON JAPAN 주최사인 Reed Exhibition의 마에조노 유히 사무국장은 “웨어러블 기기는 몸에 착용하기 때문에 가볍고 착용감도 뛰어나야 하는데, 기존의 웨어러블 기기는 이러한 측면에서 자유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등장으로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이번 전시회에 FPC 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일본 맥트론(NIPPON MEKTRON)은 FPC 제조 전문 회사로, 웨어러블, 로봇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맥트론은 4층 구조의 FPC를 비롯해 안테나용으로 사용되는 Single-Side Super Thin FPC, LED 조명, 로봇, 안테나, 곡면 몰딩 등에 사용 가능한 3D 성형 FPC, 애플의 메인 버튼에 탑재된 센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감압 FPC, 차량용 FPC 등 다양한 제품을 전시했다.
맥테크코리아의 김정수 영업담당 대리는 “현재 개발 중인 감압 FPC는 다중 감지 센싱을 어레이한 것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Strechable FPC는 늘리거나 줄일 수 있으며 50% 이상의 연신율(Elongation)을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약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탄성접착제 전문회사인 세메다인(CEMEDINE)은 접착제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기업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자동차와 웨어러블 기기 등에 사용되는 FPC용 접착제와 함께 액상 전도체인 SX-ECA 시리즈를 공개했다.
현재의 IoT 기기에는 PET 필름 등으로 플렉시블 회로를 형성하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세메다인은 웨어러블 등 유연한 기기의 회로에 쉽게 부품을 실장 할 수 있는 방법으로 SX-ECA의 개발을 진행해 왔다. 세메다인의 한국대리점인 덕신시리콘의 한지훈 영업개발 실장은 “SX-ECA는 일반 섬유에 직접 회로를 형성할 수 있으며 LED 칩을 다수 구현할 수도 있다”며 “이번에 전시한 웨어러블 의류는 세메다인이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시트에 히터 회로를 인쇄한 후 이를 열 융착한 히터 파커(Heater Parker)라는 옷으로, 패션 테크 디자이너인 올가(Olga)가 디자인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히터 파커는 배터리를 연결했을 때 도전성 페이스트의 저항을 이용해 열을 발산하도록 돼 있다. SX-ECA가 저온에서 경화하기 때문에 열에 약한 TPU에도 회로를 형성하기 쉽다.
세메다인은 히터 파커 외에 다양한 접착제를 공개했다. 한지훈 실장은 “세메다인은 오랫동안 접착제라는 한우물을 파온 회사로 폴리프로필렌 제품을 강력하게 접착할 수 있는 SX-PPK 1000, UV 탄성접착제인 SX-UV 시리즈, 어떠한 이유로 수리가 필요할 경우에 사용이 용이한 BBX 100 시리즈 등 다양한 제품들이 업계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메다인은 구글의 민간 달 탐사 프로젝트인 루나X프라이즈에 참가한 일본의 HAKUTO를 지원하고 있다. 세메다인은 자체 탄성 접착 기술을 응용한 접착제 개발을 통해 HAKUTO의 달 탐사기인 로버 개발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마에조노 유히 NEPCON JAPAN, 웨어러블 EXPO 사무국장 인터뷰
아시아 최대 전자기술 전시회인 NEPCON JAPAN, 웨어러블 최대 전시회인 웨어러블 엑스포 등을 주최하고 있는 Reed Exhibition Japan은 지난해보다 참관객이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에조노 유히 사무국장은 이번 전시회를 발판으로 2018년부터는 1월(도쿄), 9월(나고야) 연 2회 전시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잠시 시간을 냈다.
Q. 이번 NEPCON JAPAN 결과에 대한 평가는.
지난 3일간(1월 18~20일) 전시회를 찾은 참관객은 총 11만 234명으로 2016년 대비 3만 2,425명(41%) 증가했다. 세미나 수강자 수는 3만 4,532명으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은 총 2,252개 사였으며 일본을 제외한 28개국에서 341개 기업이 참가했다.
올해 전시회의 두 번째 특징은 새로운 전시회인 로보덱스(RoboDEX)와 스마트 팩토리 엑스포(Smart Factory Expo)의 개최다. 인더스트리 4.0에 힘입어 스마트 팩토리 분야는 향후 매우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로보틱스의 경우 스마트 팩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기 때문에 이번에 스마트 팩토리 엑스포와 함께 로보덱스를 개최하게 됐는데, 그로 인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세 번째 특징은 카 일렉트로닉스(CAR-ELE JAPAN) 전시회가 상당히 발전했다는 점이다. 과거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자동차 업계에서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 커넥티드 카의 실현을 위한 다른 전자 관련 기업들이 다수 참가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웨어러블, 자동차, 스마트 팩토리, 로봇, AI 컨퍼런스의 개최로 많은 참관객을 유도할 수 있었으며, 만족도도 높았다.
Q. 웨어러블 엑스포와 로보덱스 전시회를 통해 향후 트렌드를 유추해 본다면?
우선 웨어러블 분야에서 스마트워치 다음 트렌드는 스마트 글래스와 스마트 섬유가 될 것이다. 다양한 스마트 글래스 기기를 제조하는 기업들이 전시에 참가했으며, 참관객 반응도 좋았다. 스마트 섬유도 미즈노, 아식스와 같은 스포츠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향후 두 분야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스마트워치에 전자 결제 기능이 추가됨에 따라 결제의 편의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 분야의 경우, 현재 로봇 시장에서 산업용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지만, 앞으로는 서비스용 로봇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Q. 전시회 현장에서는 실시간으로 비즈니스가 일어나고 있다. 올해 전시회의 비즈니스 규모는 어떻게 예측하나?
전시회를 통해 발생한 전체 비즈니스는 2016년도에 약 700억 엔 규모였다. 설문조사가 완료되지 않아 확답은 할 수 없으나, 이번에는 그 이상의 비즈니스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Q. 전시회 현장에서 활발한 비즈니스를 위한 주최 측의 지원은?
다양한 것이 있지만, 가장 큰 지원 방안은 전시 3개월 전, 참가사를 한곳에 모아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이다. 세미나에서는 전시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성과와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참고로 이 세미나는 20년 가까이 실행하고 있는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Q. 향후 NEPCON JAPAN 계획은?
매년 1월에 열리는 전시회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도쿄에서 개최될 것이다. 하지만 변화가 하나 있다. 많은 관심에 힘입어 2018년부터는 9월에 나고야에서 웨어러블 엑스포를 제외한 모든 전시회가 개최된다. 즉 2018년부터는 연 2회 개최되는 것이다.
앞으로 NEPCON JAPAN을 통해 기업들에게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최신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제공하는 Reed Exhibition Japan이 되도록 더욱 정진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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