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10-04
- 김영학 기자, yhk@elec4.co.kr
글│정구민(gm1004@kookmin.ac.kr),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파리모터쇼 2016에서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전시 내용은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디젤 게이트의 주범인 폭스바겐은 전기차 콘셉트카인 아이디(I.D.)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미지 개선을 꾀했다. 아우디는 실시간 정보 분석을 통한 내비게이션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조하면서 차량용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서비스를 내세웠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콘셉트카 아이디
폭스바겐의 프레스 컨퍼런스는 실시간 AR을 이용해서 진행됐다. 지난 1월 CES 2016에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장문의 사과문을 발표했던 폭스바겐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는 고전을 했다는 짧은 멘트를 날렸다. 올해 상반기 폭스바겐의 실적은 토요타를 누르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후쿠시마 지진 여파로 공장이 멈췄던 도요타의 영향, 중국에서 폭스바겐 판매 호조, SUV 흐름에 따른 티구안 실적 호조를 주요 요인으로 들 수 있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폭스바겐은 새로운 자율주행 전기차 콘셉트카 아이디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디젤 게이트의 이미지를 씻어 내려는 노력을 보여 주었다. 아이디는 1회 충전 거리 600 km(유럽 기준), 자율주행, 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들을 장착한 콘셉트카다. 특히 자율주행 모드와 수동주행 모드 시에 핸들이 나오고 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율주행 전기차 콘셉트카 아이디(I.D.) 발표 〈사진: 정구민〉
수동주행 모드를 위한 핸들 팝업 장면 〈사진: 정구민〉
차량용 클라우드를 강조하는 아우디
아우디는 이번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전기전자-IT-앱-디지털 서비스가 융합된 ‘디지털 자동차 회사(Digital Car Company)’의 비전을 제시했다. 아우디의 발표에서도 역시 차량용 클라우드가 강조된다. 스웜 인텔리전스(Swarm intelligence)와 스웜 데이터 서플라이(Swarm data supply) 기술은 차량에 장착된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이를 분석해 지도, 내비게이션, 사고 및 도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게 된다.
아우디가 이번에 공개한 신차에는 S5 스포츠백, Q5, RS3 세단 등이 있다. 이외에도 아우디가 처음 상용화했던 디지털 클러스터 기술(아날로그 계기판을 디스플레이로 바꾸는 기술)이 여러 회사로 확산되어 가는 것도 주목된다.
차량용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제시 〈사진: 정구민〉
아우디 신형 RS3 세단 〈사진: 정구민〉
아우디 차량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헤드 유닛 〈사진: 정구민〉
전기차와 클라우드, 같은 듯 다른 폭스바겐과 아우디
디젤 오명을 씻기 위해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운 폭스바겐과 차량용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시하는 아우디의 발표는 서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모두 미래 이동성의 해법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범주로 볼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장문의 사과문을 발표했던 CES의 폭스바겐과 전혀 사과 없이 진행됐던 부산 모터쇼의 폭스바겐 발표는 너무도 대비된다.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진정한 사과가 없었던 폭스바겐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소비자에게 인정 받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차량용 클라우드를 위해서도 소비자와 사용자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우리나라 소비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개선된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기업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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