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과감한 시설 투자를 통해 중국 고객을 확실히 잡겠다는 포석에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다르면, 2017년까지 19곳의 신규 팹과 반도체 생산라인 중 10곳이 중국에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세계 팹 전망 보고서’를 발표, 2016년과 2017년에 전 세계적으로 19곳에서 신규 팹과 반도체 생산라인이 건설된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팹 투자는 올해 초더디게 시작했지만, 연말이 되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팹 관련 성장은 2015년 대비 1.5 %, 2017년은 13 %의 성장을 전망했다.
팹 장비 투자 규모는 2015년에 비해 2 % 하락했지만, 3D 낸드 플래시와 10나노 공정 및 파운드리 분야의 장비 투자는 2016년 360억 달러로, 1.5 % 높아질 것으로 보았다. 또한 2017년은 407억 달러로 13 %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올해와 내년에 새롭게 건설되는 팹과 반도체 라인 19곳 중 10곳이 중국이라는 사실이다(
표 1 참고).
최근 굴지의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는데, 6월 2일에 세계 2위 반도체 파운드리인 글로벌파운드리(GF)는 중국 충칭시와 합작으로 300 mm 웨이퍼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TSMC도 중국 난징에 첫 300 mm 웨이퍼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으며, 양산 시점은 2018년으로 보고 있다.
물론 기술 유출을 우려해 최신 공정인 10나노가 아닌 16나노 핀펫 칩 라인을 짓는 것이지만, 그동안 타이완 경제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 300 mm 웨이퍼 공장 건설을 반대해온 것과는 다른 행보이기에 주목할 만하다. 이는 중국 내 공장을 짓지 않을 경우, 중국 고객을 잡기 어렵다는 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다.
반도체 무역적자 타개하기 위한 투자 감행
반도체 기업들이 앞장서 중국 현지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2013년 이후 원유를 제치고 반도체가 중국의 1위 수입품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이주완 연구위원은 “2015년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6,788억 달러를 달성했지만, 반도체 부분의 무역수지는 1,52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며 “반도체에 해당하는 비메모리, 메모리, 기타 전자회로가 수입 상위 2, 3, 5위를 차지하고 있어 전체 반도체 수입 규모는 석유(1,342억 달러, 비중 8.4 %)를 추월한 2,191억 달러(비중 13.7 %)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아직은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약소국이지만 중국 정부는 2014년 6월에 반도체산업 발전 추진 계획을 발표했고, 이미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과 공정장비를 제외한 팹리스, 파운드리 및 후공정 시장에 진입했으며, 2014년 기준으로 글로벌 파운드리 톱 10 가운데 SMIC, 화홍그레이스가 포함되는 등 부상하고 있는 상태”라며, “중국이 1조 위안(180조 원)으로 반도체 팹을 건설할 경우, 현재 생산능력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TSMC의 규모를 초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미 중국 정부는 2014년 반도체펀드를 출범시켜 정부, 국영기업, 국책은행 등 16개 기관이 2015년까지 220억 달러를 출자하기도 했다. 중국은 반도체펀드를 통해 2020년까지 560억 달러를 모을 계획이다. 이 펀드는 반도체 기업에 투입되고 있는데, 실제 지난 3월 XMC가 착공한 우한 3D 낸드 플래시 공장에 상당액이 투자됐다.
한편 6월 14일, NXP반도체는 표준제품사업부를 중국 투자회사인 지엔광 에셋 매니지먼트와 사모펀트 와이즈 로드 캐피탈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27억 5,000만 달러(약 3조 2,0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표준제품사업부는 자동차, 산업용 장비,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등을 만드는 곳으로 2015년 매출은 12억 4,000만 달러였다.
SKC는 국내 업체와 조인트벤처 방식으로 중국에 반도체 공정용 웨트 케미칼(Wet Chemical) 생산법인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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