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박이면 사진 찍는 시대 온다
  • 2016-06-03
  • 편집부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발전한 스마트기술의 진화는 최근 무인자동차, 스마트 공장, 스마트 홈 등으로 확대·활용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바로 스마트 콘택트렌즈다. 굳이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지 않아도 되며, 눈에 직접 삽입해 시력 교정이나 당뇨치료까지 가능한 스마트렌즈가 5년 이내에 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장 곧 열린다
이제 막 대중화되기 시작한 스마트워치나, 의료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글 글라스의 경우를 보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직 블루오션 시장이기에 잠재력이 높은 만큼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적으로 앞서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가능성 역시 크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는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중심으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분야에 집중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기술적으로 IT 선도 기업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바로 콘택트렌즈 시장이다. 이는 최근 2~3년간 특허 출원을 보면 여실히 알 수 있다. 2014년. 세계 IT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 소니, 삼성전자가 차례로 스마트 콘택트렌즈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미국 특허법상 특허 신청 후 18개월이 지나야만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으므로, 이 세 기업의 특허는 올해 4월이 되어서야 세상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구글, 당뇨병 환자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 중
이 중 가장 먼저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특허를 출원한 기업은 역시 구글이다. 그동안 구글은 지주회사 알파벳의 산하 조직인 베릴리(Varily, 전 라이프 사이언스(Life Science))를 통해 지속적으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해 왔다.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을 맡은 조직은 베릴리 내 비밀 연구조직인 프로젝트 X다. 프로젝트 X는 그동안 구글 글라스와 무인자동차를 진행해 왔는데, 2014년 1월에 콘택트렌즈에 소형 전자기기를 장착해 혈당 수준을 측정하고 당뇨병 환자를 돕는 데 주안점을 두는 내용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스마트 콘택트렌즈 연구 책임자인 브라이언 오티스(Brian Otis)는 “사람의 눈물 속 포도당 수치와 체내의 혈당 수치가 일치한다는 사실에 착안, 환자의 눈물 속에 있는 포도당 수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전송할 수 있는 센서를 렌즈에 부착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장착된 LED를 통해 당 수치가 높거나 낮을 경우 경고를 해주는 기능도 담아냈다. 즉 환자가 일일이 혈당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손가락을 찔러 피를 내야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것이다. 베릴리는 현재 스위스 제약회사인 노바티스(Novartis)와 함께 당뇨병 환자가 자신의 혈당치를 추적할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 발표 후 구글의 행보는 바빠졌다. 2014년 10월에는 눈에 직접 삽입해 시력을 교정할 수 있는 스마트 렌즈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2015년 10월에는 특허 신청을 한 광신호를 받으면 충전되는 태양열 전지가 탑재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특허 출원했다.
2014년 10월에 출원한 구글의 안구 내에 삽입이 가능한 콘택트렌즈는 전자 수정체를 통해 시력을 교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 수정체에는 저장 공간, 조절 센서, 배터리, 라디오 등이 탑재되어 있다. 이 특허에서 밝힌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안구 내의 자연 수정체를 제거한 후, 그 자리에 용액을 주사하면 용액이 굳어지며 수정체 피막에 부착돼 수정체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전자 수정체가 만들어지면 이를 통해 들어온 물체의 형상이 망막에 맺히면서 시각 정보를 인식할 수 있다.
 
 
또한 눈 안에 삽입될 내부 배터리는 ‘에너지 수확 안테나’라 불리는 특허 기술로, 광신호를 받으면 충전되는 태양열 전지 방식이다. 이 안테나는 렌즈가 외부 장비와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적용될 전망이다.
구글이 2015년 10월에 출원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사용자의 체온, 혈당, 알코올 농도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며, 주변 공기 중 유해물질까지 측정할 수 있다. 렌즈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는 다른 스마트 디바이스에 전송, 공유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향후 이 렌즈에는 시력에 따라 자동으로 도수가 조절되는 기능, 눈을 깜박이는 것만으로도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 망막을 지문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 다양한 기능 탑재한 특허 선보여
구글이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고 있다면, 소니는 2014년 2월 12일에 헬스케어 기능, 디스플레이, 카메라 기능을 포함한 ‘콘택트렌즈 및 저장장치’ 특허를 신청했고, 18개월 후인 5월 2일에서야 그 내용이 공개됐다.
소니의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카메라 렌즈, 저장 장치, 무선통신 프로세서, 센서 등이 포함된다. 특히 줌, 오토 포커스, 이미지 떨림 보정 기능 등 카메라의 주요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즉 사용자가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것만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구현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소니는 눈 깜박임으로 작동을 제어할 수 있는데, 여러 차례 또는 길게 깜박이는 눈 움직임으로 카메라를 켜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내장된 센서에는 일반적인 깜박임과 작동을 위한 깜박임을 구별하기 위해 센서를 탑재했으며, 자동보정장치는 눈을 감으면서 생긴 검은 프레임 등을 제거한다.


삼성전자, 증강현실에 특화된 렌즈 개발 박차
삼성전자는 2014년 9월 ‘기어 블링크(Gear Blink)’라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특허신청을 했고, 4월 6일에 그 내용이 공개됐다. 삼성전자의 기어 블링크는 증강현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삼성전자는 ‘증강현실을 위한 스마트 콘택트렌즈와 그 제조 및 동작 방법’에 관한 특허를 한국과 미국 특허청에 동시에 신청했는데, 디스플레이, 카메라, 안테나, 다수의 센서로 이뤄진 안구에 착용가능한 증강현실 기기라 할 수 있다.
기어 블링크의 렌즈는 EMD(Eye Mount Display)로 불리며, 이 렌즈 안에 담긴 안테나를 통해 각종 정보를 외부로부터 전송받을 수 있다. 특히 사용자는 렌즈 안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를 볼 수 있다. 소니와 마찬가지로 눈 깜박임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미지 처리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스마트폰과 호환하도록 설계했다.
삼성전자는 특허출원서에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기존의 휴대장치들은 스마트폰과 연동될 수 있는 부분을 포함하고 정보표시를 위한 디스플레이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며 “보통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구글 글라스의 경우 안경처럼 착용해 영상이 투사되는 방식으로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의 품질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시야각이 좁아질 수 있어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데 미흡할 수 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의료분야,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장 선도할 것
이 밖에도 다양한 기업과 기관들이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스위스 의료기기회사인 센시메드(Sensimeed)는 렌즈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해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트리거피쉬(Triggerfisgh)’라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 유럽에 출시한 바 있다. 2014년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은 첨단 적외선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하면서, 손톱보다 얇은 크기의 적외선 센서를 기존 콘택트렌즈 사이에 심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적외선 센서를 그래핀(Graphene)으로 만들어서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로 이뤄진 얇은 막으로 두께가 0.2 nm(100억 분의 2m), 즉 원자 크기에 불과하지만, 전도율은 구리보다 100배, 내구력은 강철보다 200배, 열 전도성은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높아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컬럼비아대학 의료센터 연구진도 환자의 녹내장을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 중이며, 메델라(Medella)라는 신생기업은 렌즈에 내장된 센서와 초소형 칩을 사용해 포도당 수치를 모니터링하고 블루투스를 통해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구글을 비롯해 대학 연구진들의 의료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해당 분야에서는 헬스케어용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가장 먼저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구글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신생기업 매직리프도 대열에 합류,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와 비슷하게 컴퓨터로 생성된 이미지를 실제 시야에 주입하는 방식의 혼합 현실 스마트 콘택트렌즈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는 렌즈에 이미지를 투사해 실제 세계에 가상 물체를 표시하거나 빛을 이용해 특정 공간 지점에 초점을 맞추는 효과를 주는 것이다.
적합한 반도체와 소재를 개발해야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는 렌즈 내에 삽입되는 소재들이 렌즈의 모양에 맞게 휘어야 하며, 눈에 이질감 또는 해를 입히지 않을 정도로 얇고 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미 몇 년 전부터 꿈의 소재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그래핀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래핀을 대체할 수 있는 반도체로 흑린 역시 앞으로 사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흑린은 층 구조의 반도체 물질로, 그래핀과는 달리 반도체 소자 동작의 필수요소인 에너지 밴드 갭이 있어 차세대 2차원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보완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그래핀은 다른 물질을 첨가해야만 반도체로 이용할 수 있고, 흑린은 물과 잘 반응한다는 점이 단점이다.
지난 3월 11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이주한, 이현욱 박사팀과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의 이영철 교수팀은 물에 약한 흑린의 성질을 보완한 친환경 광촉매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3월 30일에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이주한, 이현욱, 서순주 박사팀과 홍익대학교의 박병남 교수팀이 공동으로 액상 박리법을 이용해 결정성이 높은 원자층 단위의 흑린 박막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주한 박사는 “기존 방법과 차별화된 액상 박리 방법으로 고결정성, 방향성, 층구조 등을 갖춘 양질의 흑린 박막을 세계 최초로 제작했으며, 이 흑린 박막이 특정 유독가스에 대한 센서 기능을 보여줌으로써 실제 소자 제작이 가능한 실용화 단계로 발전할 연구기반을 마련했다”며 “이 기술을 통해 흑린 박막의 다양한 응용 소자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아무리 신소재라 해도 단점을 보완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져야만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장 역시 활기를 띨 수 있다. 또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해도 렌즈에 적용했을 때 인체 무해성 여부나, 기능, 가격경쟁력 등을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즉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미래는 반도체 신소개 개발과 함께 그 흐름을 같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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