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에 두 개의 운영체제를 통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성능과 신뢰성이 보장돼 제조, 통신, 의료 등 임베디드 시스템을 활용하는 분야에서 시스템 경량화와 전력 절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드론에는 두 개의 하드웨어(HW)와 두 개의 운영체제(OS)가 필요하다. 하나는 비행을 담당하고, 또 하나는 영상처리를 담당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두 개의 하드웨어를 통합하는 것은 드론 개발 업체의 숙제로 남아있었다. 하드웨어를 통합하고 난 후 영상처리에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드론이 추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난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해결되게 됐다. 성능과 신뢰성을 보장하면서 하나의 하드웨어에 두 개의 운영체제를 통합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김흥남)는 하나의 하드웨어에서 고신뢰 실시간 운영체제(Real Time Operating System)와 고성능 운영체제가 동시에 동작하는 듀얼 운영체제인 ‘큐플러스 하이퍼’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제조, 통신, 의료 등 임베디드 시스템을 활용하는 분야에서 시스템 경량화는 물론, 비용 및 전력 절감, 고장 시 신속한 수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터럽트’ 처리 시간 최소화
ETRI가 이번 개발한 듀얼 운영체제 기술은 임베디드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설계는 물론 실행 중인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하고 다른 프로그램을 끼워 넣어 실행시키는 ‘인터럽트’ 처리시간도 최소화했다.
또한 그래픽 처리장치(GPU) 가상화를 통한 그래픽 디바이스의 동시 사용 지원, 스냅 샷 이미지의 저장과 복원을 통한 빠른 복구와 부팅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안전성이 최우선인 국방, 자동차, 항공, 철도, 선박, 로봇 분야에서 기존 하드웨어, 운영체제, 응용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다수의 시스템을 변경 없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예컨대 자동차의 엔진 및 연료, 브레이크 제어 장치, 내비게이션 장치 등은 서로 다른 각각의 시스템으로 구성되어있다. 자동차 업계는 각 장치의 동작을 보장하면서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길 원한다. 이처럼 업계의 소망이 향후, ETRI의 듀얼 운영체제 기술을 적용하면 통합 자동차 제어 시스템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이 듀얼 운영체제 기술이 네트워크 장비에 적용될 경우, 시스템을 이중화하여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끊김이 없는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진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한편, ETRI는 기존 포화상태인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경쟁을 넘어, 향후 고성능 장치 기반 운영체제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핵심 원천 특허를 12건 출원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 선도 기대
기술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지난해 이브이랩스(EVLabs)라는 기업도 창업했다. 창업한 연구원들은 오류 발생 시에도 추락하지 않는 드론을 개발 중이다.
ETRI는 본 기술을 중소기업에 추가적으로 기술 이전해 글로벌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기술 지원도 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은 ETRI 우수성과로 선정돼 지난 달 코엑스에서 개최된 미래창조과학부 주최의 K-ICT 기술사업화 페스티벌에도 참가, 일반인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한 차세대OS연구실은 지난 2012년에 국내 최초로 비행 시험에 성공하고, 국방 헬기에 적용된 고신뢰 실시간 운영체제인 ‘큐플러스 에어’를 확장해 산업계 이슈가 되고 있는 듀얼 운영체제 관리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ETRI 임채덕 임베디드소프트웨어연구부장은 “외산 듀얼 운영체제 대비 경쟁력 확보와 기술 선도를 위해 경량화 구조로 개발했으며,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A-SPICE 인증과 수학적인 방법에 기반하여 정형 검증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자동차, 국방 분야 등에 적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듀얼 운영체제 개발을 통해 ETRI는 외산 위주의 국내 임베디드 운영체제 시장에서 국산 임베디드 운영체제의 활용을 촉진함은 물론 차세대 글로벌 임베디드 시스템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했다.
ETRI는 향후 이 기술을 산업용 로봇 시스템 개발 업체 및 자동차 도장 로봇 분야 등에 기술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용화는 내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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