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17일, 애플 사용자가 기다려왔던 iOS8 정식 버전이 공개됐다. iOS8는 iCloud와 Touch ID를 활용할 수 있는 것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지만, 가장 주목을 끈 기능은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이다. 애플의 헬스케어 시장 진출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을 놓고 다국적 헬스케어 기업을 비롯해 스마트 기기 제조기업, 인터넷 기업 등이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폭발적인 보급과 무선 기술의 혁신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기기를 플랫폼으로 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모바일 헬스케어를 지원하는 무선 기술에는 스마트폰의 NFC나 블루투스 저에너지(Bluetooth low energy, BLE)를 중심으로 3G, WiFi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에 의해 발생하는 막대한 의료비 절감과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건강 관련 애플리케이션 종류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매일 몸 상태를 기록하고 측정함으로써 사용자의 건강유지를 돕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섭취한 음식의 칼로리를 기록하는 레코딩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앱이나 체중을 아침저녁으로 기록해 체중관리를 돕는 앱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트레이닝 메뉴를 제공하고 관리해 주는 앱을 비롯해 청각장애나 시각장애 등이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앱 등 다양하다.
모바일 업계 단체인 GSMA와 PwC에 의하면,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은 2014년 현재 약 69억 달러 규모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2014년 현재 약 20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규모는 아니다. 그러나 이 시장은 2017년에 23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그림1). 또한 mHealth Watch가 2014년 8월 발표한 세계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보고서는 이 시장이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2.3%를 기록하며 2020년 말까지 588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 동인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의 급성장에는 여러 가지 동인이 있다. 우선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의 광범위한 보급을 들 수 있다. 모바일 기기는 TV나 라디오, PC등 정보 단말기 시장에서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요즘은 한 사람이 여러 개의 모바일 기기를 휴대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모바일 기기를 대표하는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PC를 앞질렀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14년 스마트폰 보유 가구 비율은 84.1%로 78.2%인 PC 보유율보다 높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15년 모바일 트렌드 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2014년 전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은 24.5%로 PC의 20.0%를 앞질렀다.
2008년 애플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대중화의 길로 들어선 스마트폰은 불과 6년 만에 40년 역사를 다져온 PC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한편 2014년 말 기준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는 30억 명으로 보급률 40%를 넘었다. 모바일 브로드밴드 가입자도 23억 명을 돌파했다. 구글에서의 검색 수도 모바일 기기에 의한 검색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30개국 이상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147분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사람의 취미, 기호, 가치관에 따라 선택적인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과거 건강기록이나 현재의 건강상태에 따라 그 사람에게 적합한 헬스케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의 상태에 따라 보다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건강관리를 보다 가깝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상당 수준 조성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정액요금제의 보급을 들 수 있다. 사용자가 무제한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면 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고속의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대규모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이용이 수월해진다.
세 번째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인간의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감염과 같은 생활습관 등의 질병 구조의 변화에 따라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네 번째는 위치정보 서비스의 발전을 들 수 있다. NFC, 비콘 등의 위치정보기술이 현재 모바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위치정보 기반 콘텐츠의 발신에 의해 환자와 의사는 적절한 정보를 적절한 시기에 손에 넣을 수 있다. 예를들어 환자가 병원대기실에 방문했을 때 비콘이 자동으로 환자의 모바일 기기에 필요한 정보를 전송함으로써 의사와의 상호작용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웨어러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 밴드나 스마트 글래스 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이 모바일 헬스케어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센싱 기술의 발전을 통해 모바일 건강이 단순히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관리하고 기록하는 수준을 넘어서 질병을 치료하는 단계까지 엿보고 있다.
여섯 번째로 동영상 콘텐츠의 보급도 무시할 수 없다.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치료 방법과 약물처방에 대한 정보를 얻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현재 의사가 동영상 시청에 소비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3시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많은 환자들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헬스케어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고, 공유하며, 댓글을 남기고 있다.
일곱 번째는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을 꼽을 수 있다. 빅데이터의 존재도 모바일 헬스케어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양질의 데이터가 많이 수집됨으로써 보다 정확한 판단이 가능해져 더 건강한 삶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생리적인 데이터에서 문맥적인 데이터까지 모든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의약품 구입과 생활 리듬의 수정을 권고할 수 있다.
여덟 번째는 건강정보의 전자화를 꼽을 수 있다. 건강정보가 전자화됨으로써 모바일 기기를 통해 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약물복용 이력도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보다 안전한 약물 처방이 가능하다. 의사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를 쉽게 제공할 수 있으며, 환자도 언제든지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다른 의료기관에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제작을 위한 플랫폼의 다양화에 의해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이 견인되고 있다.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모바일 헬스케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0만 개 이상의 헬스케어 앱이 존재한다.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은 크게 두 개의 카테고리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일반 소비자나 병원 환자가 사용하는 건강 애플리케이션, 다른 하나는 의료종사자가 사용하는 의료 애플리케이션이다.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중 85%가 건강 애플리케이션이고 15%가 의료 애플리케이션이다.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 애플리케이션이 압도적으로 많다.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중에도 몇 가지 카테고리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피트니스 앱이나 측정 앱, 건강정보 앱이나 건강관리 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의료종사자는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을 의료활동 지원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앱을 통해 기록된 환자정보는 환자의 과거 기록에 추가되어 그것을 다른 의사들과 공유해 효율적으로 의료활동을 할 수 있다.
현재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시장에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출시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전용 플랫폼이 존재한다. 개발자들은 이 플랫폼을 이용해 보다 뛰어난 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애플 헬스킷(Apple Health Kit)
애플은 2014년 6월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린 WWDC(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를 통해 헬스케어 분야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날 행사에서 애플은 모바일 운영체제 iOS의 차기 버전 iOS8을 소개하며 새로운 플랫폼 헬스킷을 선보였다. 이 플랫폼에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가 허용된 범위 내에서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에 액세스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이 플랫폼에 있는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하는 것도 용이하다. 예를 들어 영양관리 앱에서 사용자의 칼로리 정보를 찾아서 피트니스 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4월 애플의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단말기 애플 워치(Apple Watch)가 드디어 출시됐다. 애플 워치는 심박수 측정 외에도 내장된 GPS와 가속도 센서에 의해 소비 칼로리와 다양한 움직임을 측정하고 저장할 수 있다.
한편 애플과 IBM의 기업용 모바일 앱개발 프로그램의 결과물인 Hospital RN이라는 아이폰 앱은 병원의 기존 정보 시스템과 아이폰을 연결해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 정보에 접속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애플의 아이비콘(iBeacon)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환자의 병실 위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의사와 간호사가 병실에 가까이 가면 입원한 환자의 정보가 자동으로 표시되는 서비스다.
아이패드용 Hospital Lead, 아이폰용 Hospital Tech 등 업무의 우선순위를 판정하고 관리하는 것에 특화된 앱도 있다. 아이폰 앱 Home RN은 간호사가 환자의 가정 등 병원 밖에서 건강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지원한다.
구글 핏(Google Fit)
이플랫폼은 안드로이드웨어(Android wear)를 비롯한 웨어러블 단말기로부터 정보나 기타 피트니스 앱이 수집하는 심박수 등의 생체 데이터, 러닝 루트의 위치 정보 데이터 등을 이용하는 앱과 단말기를 개발할 수 있다.
현재 구글 핏은 나이키, 아디다스, HTC, 인텔, LG전자, 미오, 모토로라와 같은 제조사나 스트라바, 위딩스, 런타스틱, 런키퍼 눔과 같은 모바일 앱 개발사와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 SAMI(Samsung SAMI)
SAMI도 위 두 플랫폼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SAMI는 다양한 장치에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 플랫폼 상의 앱은 SAMI에 있는 데이터를 쉽게 검색·분석할 수 있다. 또한 삼성은 손목밴드형 생체 센서 개발용 하드웨어인 Simband도 발표하여 개발자는 Simband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료 관련 하드웨어를 만들수 있다.
현재 보험회사(Aetna, Cigna, Humana), 병원(클리블랜드 클리닉, Kaiser), 스포츠전문 업체(나이키, Merck, Under Armor)등과의 협력을 통해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헬스볼트 (Microsoft Healthvault)
이 플랫폼은 사용자가 체중의 증감이나 당뇨병 등의 질환에 대한 개인적인 건강정보를 관리하는 것을 돕는다. 개인정보는 물론, 가족정보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건강정보를 항상 확인할 수 있다. 당연히 의사 등과 자신의 건강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보다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은 동시에 비상사태에 즉시 의사에게 연락이 가 신속하게 조치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한 같은 플랫폼을 위한 검색 엔진 Health Vault Search도 발표했다. 이 검색 엔진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온라인으로 관련 건강정보 콘텐츠를 보다 빨리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Health Vault에서 얻을 수 있는 건강정보를 이용해 서비스 개발을 하고자 하는 개발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도 제공한다.
건강 산업의 패러다임 이동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의 매력은 폭넓은 고객층과 함께 헬스케어 밸류 체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의료종사자가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방대한 증거 자료를 관리 및 활용하는 흐름을 단순화할 수 있음은 물론, 환자뿐만 아니라 질환이 없는 정상인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개인에 관련된 데이터(검진 데이터, 일상생활의 기록 등)를 쉽게 관리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의해 전문가와 사용자 사이에 존재하는 건강에 관련된 정보의 활용 능력 격차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스스로 증상을 파악해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건강상태를 이미지화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한 유전자 데이터, 자산 데이터, 호적 정보 등의 개인정보 관리나 제품, 건강식품, 휴식 등의 서비스의 합리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기존의 헬스케어 관련 산업과는 다른 영역으로의 전개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제공되는 콘텐츠의 질과 정보보안의 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청(FDA)이 발표한 모바일 건강에 관한 지침에서는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에 대한 규제는 하지 않지만 애플리케이션 자체에 대해서는 내용을 감시하고 규제를 실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으로 모바일 서비스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모바일 헬스케어는 기존의 헬스 산업 구조를 크게 바꿔 놓을 폭발력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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