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도 화염에도 안 터진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로 ESS 시장 공략
  • 2025-08-31
  • 박종서 기자, paper@elec4.co.kr


스탠다드에너지 김부기 대표는 28일 한국산업지능화협회가 주최한 '2025 글로벌 탄소중립 기술 컨퍼런스'에서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내부 전해액이 물이기 때문에 900도 화염에 노출되어도 폭발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기존 ESS가 진입하기 어려웠던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스탠다드에너지, 안전성 무기로 데이터센터·지하철역까지 진출

"900도 화염에 태워도 폭발하지 않습니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가 바나듐이온 배터리 50개를 묶어 고온 화염으로 태우는 영상을 공개하며 한 말이다. 

이날 발표에서 김 대표는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내부 전해액이 물이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발화나 폭발이 없다"며 "이러한 압도적 안전성을 바탕으로 기존 ESS(에너지저장시스템)가 진입하기 어려웠던 도심 실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성을 무기로 한 스탠다드에너지의 시장 공략은 파격적이다. ESS 화재 사고에 대한 우려로 도심 실내 설치가 꺼려지던 상황에서, 오히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대전 구암 지하철역에는 시민들이 오가는 공간 바로 옆에 ESS를 설치해 피크 절감용으로 운영 중이다.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본사 건물 지하에도 각각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AI 서버와 연계한 시스템 개발

전력 안정성이 생명인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데이터센터에서 요구하는 서비스 레벨은 연간 다운타임을 30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특정 셀의 고장이 전체 시스템 중단으로 이어지는 기존 ESS로는 이런 엄격한 신뢰성 요구사항을 맞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최근 AI 반도체 전문기업 리벨리온과 협력해 AI 서버-ESS 연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정전 시 4밀리세컨드 이내에 전력을 공급하는 UPS 기능은 물론, AI 반도체의 급격한 전력 변동을 흡수해 전력망 안정성을 보장한다.

김 대표는 "AI 반도체는 사용자 요청에 빠르게 응답하기 위해 0.8초 이내에 전력 사용량이 50% 이상 급증한다"며 "바나듐이온 배터리가 3밀리세컨드 이내에 전력망에 평탄화된 전력이 공급되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유틸리티의 신뢰성을 보장하면서 최대 79%의 전기세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리튬이온과 경쟁이 아닌 상생

스탠다드에너지는 리튬이온 배터리 업계와의 경쟁보다는 상호보완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두 배터리 기술을 물리적으로 교차 배치해 바나듐이온 배터리가 방화벽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에서는 바나듐이온 배터리가 변동성이 큰 전력을 1차적으로 흡수해 안정화시킨 후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달한다. 김 대표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위험을 줄이면서 수명도 연장할 수 있다"며 "두 기술은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향후 수소 연료전지 및 수전해 시스템과 연계한 '섹터 커플링' 프로젝트도 서울 도심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ESS 시장에서 안전성이라는 차별화 요소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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