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새로운 나노 소자용 초박형 전기전도체
  • 2025-01-15
  • 윤범진 기자, esmaster@elec4.co.kr


초박형 니오븀 인화물 박막의 홀 바 소자가 있는 패턴화된 칩 [사진=Asir Khan/Eric Pop]


컴퓨터 칩이 점점 더 작고 복잡해지면서 칩 내에서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초박형 금속 와이어가 약한 연결 고리가 되고 있다. 표준 금속 와이어는 얇아질수록 전기 전도율이 떨어져 결국 나노스케일 전자소자의 크기, 효율성, 성능을 제한한다. 

스탠포드 연구진은 1월 3일자 사이언스(Science) 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니오븀 인화물(niobium phosphide, NbP)이 몇 개의 원자 두께에 불과한 박막에서 구리보다 전기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이 박막이 충분히 낮은 온도에서 생성되고 증착될 수 있어 최신 컴퓨터 칩 제조에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이자 스탠포드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방문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아시르 인티사르 칸(Asir Intisar Khan)은 “우리는 구리와 같은 전통적인 소재의 근본적인 병목현상을 깨고 있다”며 “우리의 니오븀 인화물 전도체는 초박형 와이어로 더 빠르고 효율적인 신호를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칩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으며, 많은 칩이 사용되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와 같은 곳에서는 작은 개선이라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수준의 전도체 

니오븀 인화물은 연구자들이 위상준금속(topological semimetal)이라고 부르는 물질로, 이는 물질 전체가 전기를 전도할 수 있지만, 그 바깥쪽 표면이 중앙보다 전도율이 더 우수하다는 의미이다. 니오븀 인화물 박막이 얇아질수록 중앙 부분은 축소되지만, 표면은 그대로 유지되어 표면이 전기 흐름에 더 큰 기여를 하게 되고 전체적으로 더 나은 전도체가 된다. 반면, 구리와 같은 전통적인 금속은 약 50nm 이하로 얇아지면 전기 전도율이 떨어지게 된다. 

연구진은 니오븀 인화물의 박막 두께가 5nm 이하일 때, 심지어 실온에서도 구리보다 더 우수한 전도체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크기에서는 구리선이 고속 전기 신호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열로 인해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잃게 된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에릭 팝(Eric Pop) 스탠포드 공과대 Pease-Ye 석좌교수이자 전기공학부 교수는 “고집적 전자소자는 매우 얇은 금속 연결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금속이 전도성이 좋지 않다면 많은 전력과 에너지가 낭비된다. 더 나은 소재는 와이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실제로 연산을 수행하는 데 사용하는 에너지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비정질 니오븀 인화물로 이루어진 몇 개 원자 두께의 박막은 전기가 표면을 통해 더 잘 전도되어 전체적으로 더 우수한 전도체가 된다.  [사진=Il-Kwon Oh/Asir Khan]


많은 연구자가 나노스케일의 전자소자에 적합한 더 나은 전도체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 물질은 매우 높은 온도에서 형성해야 하는 매우 정밀한 결정 구조로 되어 있다. 칸과 그의 동료들이 만든 니오븀 인화물 박막은 두께가 얇아질수록 전도성이 향상되는 비정질(non-crystalline) 소재의 첫 사례이다. 

스탠포드 박사 과정 학생이자 논문 공동 저자인 아카시 람다스(Akash Ramdas)는 “이러한 위상 표면(topological surfaces)을 활용하려면 증착하기 매우 어려운 고품질의 단결정 박막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제 우리는 전자소자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종류의 소재인 위상준금속을 확보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니오븀 인화물 박막은 단결정일 필요가 없어 더 낮은 온도에서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박막을 기존 실리콘 컴퓨터 칩을 손상시키거나 파괴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낮은 400℃에서 증착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유리 스즈키(Yuri Suzuki) 스탠포드 인문과학대학 스탠리 G 워치츠키(Stanley G. Wojcicki) 석좌교수이자 응용물리학 교수는 “완벽한 결정 구조의 와이어를 만들어야 한다면, 나노소자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선을 비정질 또는 약간 불규칙하게 만들어도 필요한 특성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는 실제 응용 가능성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래의 나노 전자소자 구현

니오븀 인화물 박막이 유망한 출발점이기는 하지만, 팝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니오븀 인화물이 모든 컴퓨터 칩에서 구리를 단번에 대체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구리는 여전히 더 두꺼운 박막과 전선에서 우수한 전도체다. 반면, 니오븀 인화물은 매우 얇은 연결부에 사용될 수 있으며, 다른 위상준금속으로 만든 전도체에 대한 연구의 길을 열어준다. 연구진은 이미 니오븀 인화물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유사한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스탠포드 공대 박사 과정 학생이자 논문 공동 저자인 샹진 우(Xiangjin Wu)는 “이러한 소재군이 미래의 전자소자에 채택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전도체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대안이 될 수 있는 다른 위상준금속을 탐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팝 교수와 그의 팀은 니오븀 인화물 박막을 좁은 와이어로 만들어 추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 소재가 실제 응용에서 얼마나 신뢰성과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원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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