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으로 대체품,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우회 예상해
미국이 반도체 장비에 이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중국 AI 반도체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중국의 AI 기술개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김혁중 부연구위원(세계지역연구센터 미주팀)은 최근 펴낸 「미국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규제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 행정부는 AI 기술개발에 활용도가 높은 고성능 그래픽카드인 엔비디아의 A100, H100과 AMD의 MI250에 대한 수출허가제를 실시한다. 이번 정책은 단기적으로 중국의 AI 기술개발에 차질을 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대체품을 활용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방식 등으로 규제를 우회할 수 있어 중국의 AI 기술개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AI 기술개발을 보다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추가적인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미국이 추가할 수 있는 독자적인 규제로는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① 독점적인 라이선스하의 프레임워크나 ② 중국의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차단, 하드웨어적으로 ③ 고성능 CPU, FPGA 및 ASICs 등에 대한 수출허가제 실시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 같은 수단은 미국 내 반도체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파트너국과의 협조를 통해 추가적인 규제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파트너국을 통한 규제는 ④ 한국과 대만의 협조를 통해 초미세공정을 이용한 제품이나 ⑤ 고대역 메모리 수출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제품 개발 동력을 저하시키는 한편 제품 수요 감소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보고서는 “향후 미국이 파트너국인 한국에 협조를 요청할 경우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유도해야 하며, 별도로 중국의 AI 반도체 국산화 노력에 따른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중국 규제에 동참할 경우, 메모리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모두 광범위한 제품의 특성보다는 세부 품목을 대상으로 규제를 한정 짓는 것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목표에 부합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 부연구위원은 보고서 말미에, 중국의 AI 반도체 자급화 노력에 대응하여 한국은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고급 인력 유출을 방지하는 한편, 공정 미세화, 차세대 반도체 개발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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