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자제조 전문인력양성 사업 이끌어
구상모 교수, 광운대학교 전자재료공학과
구상모 교수(광운대)가 이끄는 연구실과 고에너지갭 반도체 연구센터에서는 전력반도체의 핵심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대학원생들과 함께 새로운 소재와 소자 구조를 이용하여 공정 최적화와 신뢰성 향상을 위한 노하우를 축적하며 개발하고 있다.
노력은 성과를 낳았다.
세계 최초로 SiC 국소산화막 형성 기술과 Ga2O3/SiC이종접합 정전유도형(Static Induction) 트랜지스터를 개발하였고, 100여 편이상의 SCI급 논문, 전기전자학회 및 전기전자재료학회 및 관련 국제학회 우수 논문상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 졸업한 학생들은 국내 및 외국계 관련 기업과 연구소 등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연구실원들은 국내 최초 SiC 양산을 가능하게 한 산학 협력을 비롯하여, 다양한 산학연 협력과 국제협력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유럽의 Fraunhofer 연구소, Angstrom 연구소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일본 나고야공대-대만 국립대와의 공동 인력양성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유일의 고에너지갭 반도체 특화 깊은 준위 결함 측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간 국내외에서 검증된 분석역량을 통하여 관련 기업, 연구소와의 협업을 수행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전력반도체 연구에 임하고 있다. 구 교수가 최근 힘을 쏟고 있는 일은 인력양성 사업이다.
그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자제조 전문인력양성 사업의 제조공정 분야 책임을 맡고 있고, 관련 연구개발을 하는 고에너지갭 반도체 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인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BIG3’ 신산업 가운데에 ‘미래차’와 ‘시스템반도체’의 분야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바로 ‘차세대 전력반도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글로벌 산업 환경에 대응하고자 정부가 혁신성장을 이루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하였고 차세대 전력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문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반도체조합의 운영으로 광운대를 포함하여 한양대, 성균관대 등의 대학 9개 대학이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 교수는 최대한 학생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자세로 연구하고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차세대 전력반도체라는 전공 분야에서도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도, 자신보다 여러모로 뛰어난 일을 하고, 주변에 더 도움을 줄수 있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인재 양성이 꿈이라는 그에게 전력반도체 산업과 미래에 대해 물었다.
Q_ 먼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인력양성 사업의 핵심은 무엇이며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교육의 특성과 중요성을 잘 나타내는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것이 단순한 옛말이 아니라 바로 오늘날의 글로벌 선진국들이 첨단기술에서 역량확충을 위한 핵심 전략이기도 합니다. 특히 첨단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도 꾸준하고 지속적인 인력양성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전력반도체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인력양성은 가장 필수적이면서도 멀리 내다보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속적이지만 그 내용과 방식에 있어서는 ‘Follower’가 되면 안되고 ‘First Mover’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 다른 회사, 다른 학교가 하지 않는 세부 주제에 굳이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오히려 현재 잘하고 있는 분야도 후발주자들에게 추월당하기 쉽습니다. 역량강화를 위한 세부적인 프로그램도 예전과 다른 방법을 꾸준히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BIG3' 신산업, ‘미래차’, ‘시스템반도체’라는
개념도 최신 기술을 묘사하는 트렌드이지만 여기서도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이 차세대 전력반도체이다. 여기에 많은 지원 필요성이
정부와 국내외 산업계에서 공감되고 있으므로 연구 지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Q_ 연구원들 진로에 대한 고민도 국내산업 현실과 무관치 않을 것 같습니다. 반도체 산업 전망이 좋기는 하나 인공지능과 같은 유망 트렌드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주신 인공지능이라는 알고리즘도 결국 반도체라는 하드웨어와 같이 발달하는 것입니다. 재료, 공정, 차세대 구조와 어우러진 CPU/GPU 및 시스템, 전력반도체의 하드웨어가 기반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고 앞으로도 차세대 반도체기술은 더욱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무시할 수 없으나, 트렌디한 용어에 담겨있는 배경 기술의 중요성은 조금도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BIG3’ 신산업, ‘미래차’, ‘시스템반도체’라는 개념도 최신 기술을 묘사하는 트렌드이지만 여기서도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이 차세대 전력반도체입니다.
여기에 많은 지원 필요성이 정부와 국내외 산업계에서 공감되고 있으므로 연구 지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력반도체 전문가는 소량 다품종인 특성상 소재-소자-시스템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과 역량이 상대적으로 높아집니다. 그리고 경험과 경력은 메모리 반도체나 센서, 디스플레이 분야의 다양한 섹터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능력을 동시에 갖출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용어는 계속하여 바뀌지만 기반 기술과 신기술을 개발하는 원리와 자세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산업계와 학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가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트렌드이므로 차세대 전력반도체에서도 글로벌한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며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왜 전력반도체인가
_전력반도체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다 압니다. 하지만 한국이 잘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를 잘하면 되지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까지 다 잘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전력반도체를 잘 해야하는 이유를 먼저 설명하신다면요.
현재 CPU의 최강자인 인텔에서도 최근 2021년 4월, 앞으로 6개월 내에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기업서도 계속 잘하는 CPU에 머무르지 않고 전력반도체로 그리고 메모리로 기술 분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바로 ‘무어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무어와, 최초로 실리콘 IC를 개발한 ‘노이스’가 설립한 기업으로 1960년대 말 설립 이래 현재까지 근 40년 이상 글로벌 반도체 매출 세계 1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회사입니다.
그리고 압도적인 파운드리 세계1위의 TSMC에서도 차세대 기술을 이용한 전력반도체 제조 기술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산학협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력반도체는 앞서서도 이야기했듯이 이른바 ‘BIG3’ 신산업 가운데에서도 ‘미래차’와 ‘시스템반도체’의 공통적 핵심기술이며 이미 관련 선진기술과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유럽 일본에서도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점하기 위하여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메모리, 비메모리 모두 트렌디한 용어일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용어 뒤에 숨어있는 핵심기술 경쟁력입니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핵심 기술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Q_ SiC, GaN 등의 고효율 전력반도체 기술도 기존 해외 아나로그 반도체 기업이 앞서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점차 그 수량도 늘려가고 있고 신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전력반도체 산업은 다른 소재 기반의 전력반도체 산업에 집중해야 하는지, 특정 분야의 전력반도체 기술에만 포커스를 두어야 하는지도 의견이 분분한데요.
전력반도체 소자의 국내 생산과 기업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앞서 언급한 인텔과 TSMC의 예를 보더라도 전력반도체의 중요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수직 계열화된 일본의 자동차 및 소재 부품 기업들과 산학협력의 예를 보더라도 국내산업이 앞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 기반 한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차세대 BIG3 신산업에서의 경쟁력과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필수적으로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Q_ 잘 아시겠지만, 전력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메모리반도체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데 설계나 공정기술, 수요시장 면에서 국내 산업 상황이 많이 부족합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요. 잘하고 있는 부분과 더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그렇습니다. 전력반도체는 소량 다품종인 특성상 다양한 세부기술에 맞춘 소재-소자-시스템에 대한 실질적인 연계가 필요합니다. 인재로서는 교육과 필드 경험이 중요하며 산업계에서도 그러한 생태계가 원활히 갖추어지고 운영될 수 있도록 보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최근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에서도 미래차 R&D 투자를 확대하고 지원과 투자 강화 기조를 2025년까지 지속해 나갈 것을 공표하였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단기 사업화 가능 품목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순 사업명칭의 중복과 유사성에 매몰되지 않고, 해당 기술 선진국 뿐 아니라 후발경쟁국에 비하여 뒤지지 않는 기반기술에 대한 R&D 예산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Q_ 전통적인 실리콘(Si) 기반의 전력반도체에서 현재는 화합물 반도체 기반의 전력반도체(SiC, GaN...)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상용화가 많이 진행될 정도로 그 우수한 에너지 손실률과 열전도 특성 때문에 그런데요. 그래서 국내 연구기관이나 일부 중소기업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기술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소재 및 공정 기술를 포함하여 어떤 부분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는지, 우리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판단하십니까.
국내 연구기관과 관련 전문 기업에서 상당한 기술 성과를 도출하였습니다. 정부의 관련 소재와 부품 기술에 대한 지원과 일부 기업, 연구소, 대학의 협업이 결실을 맺은 측면이 큽니다. 하지만 이러한 SiC를 포함한 차세대 반도체는 예측을 크게 초과하며 시장에 파고들고 산업에 적용되기 시작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글로벌한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측면이 크고, 관련 인재에 대한 부족한 측면도 아직 메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선도 국가인 독일, 미국, 일본의 주력기업들과의 큰 차이가 있고 아직 중소업체 위주다보니 규모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국가들과 최근 중국까지 가세한 국가 지원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와 인력양성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은 국내의 연구개발 규모를 훨씬 능가하고 있습니다. 전력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선두기업들은 더욱 해당국가의 내부적인 배타적 계열화와 결속을 강화하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소재와 소자에 대한 명칭이 유사하면 중복투자라고 판단하여 차세대 전력반도체 분야에 추가적인 국책과제를 망설이기도 하는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신속하고 시의 적절한 전폭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Q_ (전력)반도체 분야 전공이나 심화과정을 고민하는 인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비메모리’, ‘BIG3’, ‘미래차’, ‘시스템 반도체’의 공통된 핵심 소재 부품 기술이 전력반도체입니다. 그리고 소량 다품종인 특성상 전공과 반도체 소재-소자-시스템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과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각 분야를 직접 경험하고 상호 영향을 주는 것을 직접 파악하면서 배우고 업무에 참여할 수 있는 장점과 재미에 더하여 이러한 경험과 경력을 갖춘 인력은 다른 메모리 반도체나 센서, 디스플레이 분야의 어느 섹터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능력을 동시에 갖출 수 있기도 합니다. 전력반도체 연구 개발에 능동적으로 기여하고 이끌 수 있으려면 그리고 사업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과 통찰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용어 팩트체크
전력이야? 파워야? 전력반도체 용어는
국내에서는 전력반도체와 파워반도체라는 용어를 혼용한다. 같은 의미로 쓰는 용어인데도 정책에서도 혼용한다. 정책에서는 전력반도체라고 표기하지만 기관의 이름을 파워반도체라고 못 박은 곳도 있다. 구 교수가 팩트체크에 나섰다. ‘전력’과 ‘파워’에 대한 표기상의 방식의 차이가 있으나 완벽하게 동일한 용어이고, 명확한 글로벌한 소통이 가능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Electric) Power’를 번역할 때 ‘전력’이라는 용어를 쓰거나 또는 ‘파워’라는 외래어를 사용하느냐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Power Semiconductor’와 일대일 매칭이 되는 개념으로서 글로벌한 소통에서의 문제 요소는 전혀 없다. 단지 한국어 표기에 대한 선택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예를 들어 앞서 언급된 ‘비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라는 용어는 주로 우리나라 중심으로 쓰이고 있다.
‘메모리(memory)’는 분명히 쓰이는 개념이지만 ‘非메모리(non-memory)’ 라는 용어는 글로벌하게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가령 ‘system semiconductor’도 마찬가지로 한국계 영자신문 보도를 제외하고는 잘 쓰이지 않는다. 오히려 글로벌한 의사소통에서는 ‘시스템반도체’나 ‘비메모리’에 해당하는 용어는 문맥상 뉘앙스가 국내외 인식차가 발생할 수 있다, ‘전력반도체’와 ‘파워반도체’는 모두 직역하여 정확한 의미가 전달 될 수 있는 용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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