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vs 수소차
자장면이 맛있어요? 짬뽕이 맛있나요? 신성한(?) 국회 토론회에서 난데없이 중국집 메뉴 이야기가 나왔다, 의원님께서 갑자기 배가 고프신가. 아니다. 전기차가 좋은지, 수소차가 나은지를 묻는 이야기를 비유하기에 그보다 좋은 말이 없었던 모양이다.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토론회’는, 대체로 수소차가 얼마나 좋은지에 대한 ‘찬양회’로 흘렀다.
장점이 많은 수소차는 물론 단점도 많다. 지구와 우주에 널리고 널린 것이 ‘수소’라 하지만 이를 생성하고 에너지로 만드는 데는 아직 비용 부담이 크다. 현재 수소를 만드는 방법은 석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 배웠던 H2O(물)의 수전해를 통한 대량 보급이 있기 전에는 배보다 배꼽이라는 말이다. 수소 폭탄이라는 말이 뇌리에 박혀있어서 그런지 위험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국회에 수소충전소를 만들겠다는 퍼포먼스가 눈물겨운 이유다.
스마트팩토리 vs 스마트공장
스마트팩토리를 해야 하나요? 스마트공장을 만들어야 하나요? 아! 팩토리(Factory)가 ‘공장’이라는 뜻이 아니었던가.
영어공부를 잘못했나 싶었다. 4차 산업혁명과 짝을 이루는 스마트팩토리(or 공장)를 부르는 말이 제각각이어서 다른 뜻이 있나 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팩토리의 동의어로 스마트공장을 쓰지만, 우리나라의 스마트제조 정책에서는 스마트공장이라는 용어를 고수한다.
시사상식사전에는 스마트팩토리의 정의가 ‘제품 생산의 전 과정이 무선통신으로 연결되어 자동으로 이뤄지는 공장’이라고 써 있지만, 좀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쓰자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식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스마트공장은 기존 전통의 ‘공장’이라는 어감 때문인지 조금 진전된 자동화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아예 일부 대기업들은 스마트팩토리 대신 신조어를 만들어내 쓰고 있는 것을 보면 4차 산업혁명을 한다는데 정확히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다.
안으로 접는 vs 밖으로 접는 폴더블
안으로 접어야 폴더블폰인가, 밖으로 접어야 폴더블폰인가, 그것도 아니면 조개처럼 위아래로 접는 것이 폴더블폰인가. ‘지금까지 이런 스마트폰은 없었다’고 말하기에 충분한 폴더블 스마트폰이 스마트폰 업계에 강타하자, 그 접는방식을 놓고 말이 많다. 그 전에도 폴더블폰을 모방한 스마트폰이 나온 적 있지만 삼성이 내놓은 ‘갤럭시 폴드’가 폴더블폰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라고 하는 데는 아직 이견이 없는 듯하다.
삼성이 폴더블폰을 발표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로 미래를 펼쳤다”고 내세우자, 중국의 화웨이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5G 폴더블폰으로 맞불을 놓았다. 팔콘 윙 매커니컬 힌지(Falcon Wing Mechanical Hinge)가 기술과 미학 사이의 균형을 찾은 폴더블폰이라고 자평했다. 안으로 접은 삼성과 밖으로 접은 화웨이에 이어, 특허가 공개된 애플은 위아래로 접는 폴더블폰을 계획하고 있다니, 누구 말대로 ‘접어야 접히지 않는다’는 살벌한 경쟁이 눈에 선하다.
그래서,
한때, 짬뽕과 자장면을 한 그릇에 담은 ‘짬짜면’이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찾는 사람이 적지않다. 필자는 요즘 커피숍에서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차가운 아메리카노 중에 어떤 것을 주문해야 할지 고민할 때가 많다(심지어 이 둘을 합친 짬짜면같은 커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맛’을 선택하는 소비자다. 맛이 없으면 자장면도, 짬뽕도, 짬짜면도 소용없다. 전기차든 수소차든, 폴더블폰을 안으로 접든 밖으로 접든 소비자는 가성비를 따지면 그만이다. 성능이 좋고 쓰기 편한 제품을 누가 찾지 않겠는가. 스마트팩토리든 스마트공장이든, 산업의 큰 흐름에 동참하여 고령화에 들어서는 한국경제의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저것 따지다가, 입맛만 버리면 결국 모두가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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