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과학 전동엽 기자] 삼성전자가 드디어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메인 디스플레이로 쓰이는 OLED 시장도 LCD에 이어 중국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된 이유는, 흔히 ‘LCD 치킨게임’이라고 말하는 LCD 시장점유율 싸움에서 결국 중국의 BOE가 시장 주도권을 가져간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BOE가 LCD때처럼 추격해온다면?
M&A를 통해 LCD 기술을 습득한 BOE는 수율을 올리며 성장했지만 당시, 양산수율이 장애가 될 것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BOE는 `15년에 애플의 맥북, `16년에 아이패드 디스플레이 공급사로 선정되며 LCD 시장의 강자가 됐다.
최근, 중국 기업은 M&A와 함께, 전문 인력 수급에 혈안이 되어있다. 한국의 연구진과 엔지니어들이 중국 기업의 고액연봉과 혜택에 뿌리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중국이 LCD 경쟁과 같은 방식으로, 폴더블폰과 TV 시장에서 주요 디스플레이로 떠오른 OLED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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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갤럭시 시리즈의 첫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삼성전자의 고동진 대표가 발표했다.
지금도 일부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중국의 OLED CAPA(생산능력) 확장에도 불구하고 수율이 나오지 않아 원가경쟁력과 제품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 디스플레이의 OLED 6세대 CAPA 투자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2017년에는 126K까지 CAPA를 확장했다. 중국도 6세대 위주로 플렉시블 OLED 신규 CAPA를 늘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기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과 경쟁하려면 6세대 OLED가 가동률 개선과 수율 개선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중국의 6세대 OLED CAPA 차이는 2018년 84.5K에서 2020년에 16.5K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2021년에는 중국의 CAPA가 삼성을 크게 역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6세대 OLED CAPA 시장점유율은 올해부터 삼성이 55%로 하락하고, 2년 후에는 35%로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 윤주호 연구원은 "본격적인 OLED CAPA 치킨 게임은 `20년~`21년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OLED의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고, 치킨게임이 시작된다면 시장점유율 차지를 위한 플렉시블 패널 가격 인하, 가동률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중국 6세대 OLED CAPA 시장점유율(추정) / 자료: 산업자료(IHS), 메리츠총금증권 리서치센터
이어 윤 연구원은 “디스플레이는 'CAPA 싸움"이라며, "삼성으로서는 무조건 OLED 투자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시기다. BOE가 LCD로 성장해 빠른속도로 쫓아오고 있다. 중국 정부도 OLED에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 것이다” 라며 중국의 추격에 대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는 CAPA싸움, 지금 당장 투자해야
지금 남아있는 OLED CAPA를 가지고서도 충분히 폴더블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선두 위치를 지키는 일이다.
윤 연구원은 “시장 점유율 50% 유지는 모든 산업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가진 1위 사업자에게 필수적이다. 삼성이 96%에서 50%로 떨어질 때까지 수율과 고품질의 OLED로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늦어도 내년까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스마트폰 수요와 상관없이 플렉시블 OLED CAPA 확장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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