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8일,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이하 키사이트)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로우엔드 오실로스코프 시장을 위한 인피니비전 1000 X-시리즈를 발표했다.
“작지만 강한 놈이 나타났다.”
윤덕권 키사이트코리아 대표이사가 인피니비전 1000 X-시리즈에 대해 표현한 말이다. 이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까지 키사이트는 로우엔드(Low End)보다 하이엔드(High End) 오실로스코프 시장에 주력해왔다. 키사이트는 15년 전, 오실로스코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하이엔드 시장부터 공략해 나간다는 전략을 수립해 확고한 시장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로우엔드 시장만큼은 공략하기 어려웠다. 하이엔드 시장과는 달리 시장의 판매대수 기준으로 90%를 차지하고 있는 로우엔드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어 가격경쟁력 확보 없이는 진출하기 어려워서다.
이에 대해 최준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은 “15년 전, 키사이트는 전체 오실로스코프 분야에서 3위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하이엔드 시장 공략이라는 전략으로 현재 1위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며 “하지만 판매대수 기준으로 보면 아직 1위에 미치지 못하는데, 이는 대역폭이 높은 하이엔드 시장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가형 오실로스코프는 판매 대수 기준으로 약 90%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간 키사이트는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며 OEM 방식으로 저가형 오실로스코프를 출시해 시장 동향을 살폈다. 그리고 키사이트는 이번 초저가형 오실로스코프 인피니비전 1000 X-시리즈 출시를 계기로 15년 전 수립한 전략에 마침표를 찍을 계획임을 밝혔다.
대학 교육에 최적화
키사이트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그룹의 아추키 오카자키(Atsuki Okazaki) 오실로스코프 마켓 브랜드 매니저는 “총 4개의 모델로 출시된 1000 X-시리즈는 엔트리 모델로는 최초로 6가지 기능(시리얼 프로토콜 분석기, 디지털 전압계, 주파수 카운터, 펑션 발생기, 오실로스코프, 주파수 응답 분석기)을 하나로 통합했다”고 소개했다.
키사이트가 고사양 기능의 초저가형 오실로스코프를 출시하게 된 배경은 핵심 칩셋을 자체 제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를 받은 고유 기술인 메가줌(MegaZoom) Ⅳ라는 맞춤형 ASIC 기술은 초당 최고 5만 회의 파형 업데이트 속도를 제공해 비슷한 가격대의 오실로스코프가 놓칠 수 있는 랜덤 및 간헐적 글리치, 비정상적 신호를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1000 X-시리즈는 최대 2 GSa/s까지의 높은 샘플링 속도를 가지며 두 개의 프로브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세그먼트 메모리 기능으로 메모리 깊이를 최대화하면서도 빠른 측정을 지원한다. 특히 EDUX1002G와 DSOX1120G 모델에는 주파수 응답 분석기 및 WaveGen 펑션 발생기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내장된 WaveGen 및 주파수 응답 분석을 통해 보데 플롯(Bode Plot)의 기초를 가르칠 수 있다.
초저가형 오실로스코프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최준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은 “계측기 부품 단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터치스크린을 과감히 포기했고, 4개의 커넥터도 반드시 필요한 2개의 채널로 구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츠키 오카자키 매니저는 “1000 X-시리즈는 전자 관련 기업의 R&D 부서와 작업 현장뿐만 아니라 대학, 취미로 전자 회로를 설계하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한 오실로스코프”임을 강조했다.
1000 X-시리즈의 일차적 타깃은 대학의 교육 현장인 만큼, 교육용 리소스 키트도 함께 제공된다. 이 키트에는 내장형 트레이닝 신호, 학부생을 위한 랩 가이드, 교수 및 조교를 위한 교육 자료도 포함돼 있다.
키사이트는 1000 X-시리즈로 로우엔드 오실로스코프 시장에서 대학생 등 잠재 고객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또한 잠재 고객으로부터 확실한 만족감과 신뢰도를 얻게 되면, 향후 이들이 키사이트의 2000 시리즈, 3000 시리즈, 4000 시리즈 등의 하이엔드로 단계를 높여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을 높여갈 수 있다는 게 키사이트 측의 설명이다. 이번 1000 X-시리즈 출시로 키사이트는 하이엔드부터 로우엔드까지 본격적으로 오실로스코프 전 영역에 진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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