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체 상분리 현상 이용한 2차원 나노소재 상용화 기대
스마트폰 고를 때 제일 따져보는 사항은?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스마트폰 광고들은 육안으로도 구분하기 어려운 세밀하고 완벽한 선명도를 자랑한다. 선명한 화면에 낮은 소비전력, 넓은 화면 등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 받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에 사용되는 실리콘 액정은 액정 패널 기판의 실리콘막이 레이저로 열처리 되어 제작된다.
레이저 열처리는 단시간에 극소 부위에만 레이저를 쪼여 재료 표면이 급가열 되었다가 스스로 냉각되는 저온 가열 방식이다. 재료 표면의 원자 구조만 변형시킬 뿐, 고온 가열로 인한 기판의 변형은 나타나지 않아 플라스틱과 같이 온도에 약한 용기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레이저 열처리 기법을 통한 저온가열 방식이 그래핀 합성에도 활용 될 수 있게 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단장 로드니 루오프)의 이건재 연구위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진과KAIST(총장 강성모) 전기 및 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단결정 탄화규소(SiC) 기판 위 원하는 곳에 손쉽게 그래핀을 합성하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기존의 그래핀 합성 방식인 화학기상증착(Chemical Vapor Deposition, CVD)은 기판 위에 가스 형태의 원료물질을 투입해 고온 환경의 화학반응 통해 기판 위에 원료물질의 박막을 형성하는 공정이다. 상당시간이 소요될뿐 아니라 그래핀과 기판에 결함이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이와 달리, 새로운 레이저 열처리법은 상온환경에서 단시간의 공정으로 그래핀을 합성할 수 있어 향후 그래핀 활용의 폭을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진은 단결정 탄화규소 소재 표면에 수백 나노초(ns, 10억 분의 1초) 수준의 극히 짧은 시간 동안 레이저를 쪼여 표면을 순간적으로 녹였다가 다시 응고시켰다. 그러자 탄화규소 표면이 두께 2.5나노미터의 탄소(C) 초박막층과 그 아래 두께 5나노미터의 규소(Si, 실리콘)층으로 분리되는 상분리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레이저를 다시 쪼이자 안쪽 실리콘층은 증발하고, 탄소층은 그래핀이 됨을 확인했다.
특히 탄화규소와 같은 이종원소 화합물과 레이저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는 아주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복잡한 상전이 현상으로 지금까지 그 규명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은 레이저에 의해 순간적으로 유도된 탄소-실리콘 초박막층을 고해상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 실리콘과 같은 반도체 물질이 고체 상태일 때와 액체 상태일 때 보이는 광학 반사율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탄화규소의 고체 상분리 현상을 성공적으로 규명해낼 수 있었다.
연구에 활용된 레이저 열처리기술은 CVD 공정과 달리 레이저로 소재 표면만 순간적으로 가열하기 때문에 열에 약한 플라스틱 기판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기판 위 원하는 곳에만 선택적으로 그래핀을 합성할 수 있어, 향후 플렉시블 전자 분야 등으로 응용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c)스마트앤컴퍼니.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