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IoT 등 신기술과 결합되면서 로봇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용 로봇 부문은 사용자가 생활 속 편의성을 추구하는 데 있어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서비스용 로봇에는 연결성, 효율성, 보안이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한국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의 김선관 기술부 상무를 만나 서비스용 로봇 이슈에 따른 모터 제어용 MCU의 기술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11월 17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중국 하이테크 페어 2016’에서 로봇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사람을 다치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을 일으킨 ‘패티(Fatty)’라는 가정용 로봇은 갑자기 유리로 만들어진 전시 부스로 돌진해 유리를 깨트렸고, 유리 파편이 방문객의 발목 등으로 튀면서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원인은 운영자가 후진 대신 전진 버튼을 눌렀기 때문이다. 이 로봇은 장애물을 만나면 작동을 멈추게 하는 센서가 달려 있었지만 당시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쇼핑센터에서 보안을 담당하던 로봇이 16개월 된 유아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주변의 소음, 환경변화, 지명 수배자를 인식하고 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이 로봇이 아이를 위험인물로 인식해 공격한 것이다. 이처럼 서비스용 로봇에서는 모터뿐만 아니라 센서 등 다양한 기능의 제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서비스용 로봇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에 힘입어 마이크로칩에는 의료, 교육, 청소, 드론 등에 적합한 모터 제어 MCU에 대한 주문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Microchip, 이하 마이크로칩) 기술부의 김선관 상무는 “산업용 로봇에서만 적용됐던 고효율 모터, 브러시리스 DC(BLDC: Brushless DC) 모터 등이 서비스용 로봇에도 활용되고 있는 추세로 향후 이와 관련한 기술 개발과 인적자원 구성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선관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Q. 최근 로봇과 관련한 모터 제어용 MCU 분야에서의 이슈는 무엇인가.
김선관 상무(이하 김선관) 마이크로칩은 오래 전부터 모터 시장을 눈여겨 봐왔다. 그 가운데 로봇 시장은 최근 산업용에서 서비스용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 모터 시장에서는 자동차와 관련한 요구가 많았으며 비 산업용으로는 간단한 DC 모터 등만 사용됐다. 당시 자동차용 모터로는 고효율 모터나 BLDC 모터 등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이러한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IoT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로봇도 산업현장에서 일상생활로 시장 범위가 넓어진 데 기인한다. 특히 최근에는 마이크로칩에 비 산업용, 이른바 서비스용 로봇 분야인 의료, 교육, 개인비서, 청소, 드론 등과 관련한 모터 제어용 MCU의 주문과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산업용 로봇은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MCU 개발이 진행되는 반면, 서비스용 로봇 분야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MCU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서비스용 로봇에 특화된 전문인력 수급이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MCU도 효율성, 플랫폼 디자인 추구
Q. 서비스용 로봇에 필요한 모터 제어 MCU에서 중요한 기술은 무엇인가.
김선관 연결성(Connectivity)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유무선 통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용 로봇의 경우는 클라우드 뿐만 아니라 무선통신, 유선통신도 필요하기 때문에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이더넷 등 다양한 통신 기술이 적용된 MCU가 중요해지고 있다. 공장자동화(FA)에서의 로봇은 모두 전력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력 효율성이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비스용 로봇은 산업용 로봇과는 달리 효율성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배터리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배터리를 사용하더라도 배터리 수명 내에서 어떻게 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지, 즉 라이프사이클 측면에서의 효율성을 요구하고 있다.
효율성은 전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BLDC, 영구자석동기모터(PMSM:Permanent Magnet Synchronous Motor), AC 인덕션 모터 등은 효율성을 추구해야 하므로 이와 관련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알고리즘도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이유는 효율이 높아야만 모터의 수명도 늘릴 수 있어서다.
플랫폼 디자인도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1~2년이 소요되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급격히 짧아진 요즘은 누구보다 빨리 개발하고 출시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플랫폼 디자인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에 맞도록 편하고 빠르게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어느 기업이 더 쉽고 편리하게 플랫폼 디자인을 제공하는 지도 중요해졌다.
과거 플랫폼 디자인은 반도체 회사에서 많이 활용됐는데, 이제는 그 활용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모터 제어 MCU와 관련해 예를 들자면, 모터 종류별로 플랫폼을 소프트웨어로 구축해 놓는 것이다. 그리고 사용자가 원하는 토크 등 모터의 전기적 특성을 입력하면 그에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것이다.
성능 측면에서 살펴보면, 모터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산을 해야 한다. 특히 폐루프 제어(closed loop control)를 위해서는 연산이 빠른 DSP가 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DSP가 내장된 마이크로컴퓨터(microcomputer)가 모터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디바이스가 소형화되면서 모터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이 단일 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출력에 필요한 FET 드라이버, 출력을 읽기 위한 OP 앰프(Operational amplifier), 비교기(comparator), AD 컨버터(AD convertor) 등도 단일 칩에 내장되어야 한다. 소형화에 따른 MCU의 고집적화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Q. 이러한 기술적 추세에 따라 MCU 업계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김선관 마이크로칩의 경우, 이미 앞서 설명한 기술, 성능 측면에서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모터 제어를 위한 DSP가 내장된 칩, 마이크로컴퓨터임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기능을 구현한 칩, OP 앰프, 비교기, AD 컨버터를 내장해 하나의 칩으로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또한 모터 제어용으로 3상 인버터를 통해 BLDC를 구동할 수 있도록 6채널 PWM 레지스터를 내장한 MCU도 이미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모터 전용 PWM(Pulse With Modulator)는 입력과 출력을 모두 관장하는데, 입력과 출력이 동시에 열리게 되면 모터가 타버리고 만다. 따라서 입력과 출력이 동시에 열리지 않도록 소프트웨어로 설계해 하드웨어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연결성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서비스용 로봇에서도 안전과 보안을 중요한 이슈로 만들었다. 안전과 관련해서는 에러를 검출하고 정정할 수 있는 ECC(Error Correcting Code) 기능이 있다. 소프트웨어는 플래시 메모리에 내장되는데, 만약 플래시 메모리에 에러가 발생하면 코드가 작동하지 않게 된다. 의료용 로봇이 에러 발생으로 코드가 작동하지 않게 되면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ECC와 같은 기능으로 플래시 메모리의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는 지 인식하고 수정할 수 있다. 마이크로칩은 에러를 검출하고 정정할 수 있는 ECC 기능을 갖춘 MCU도 출시하고 있다.
보안과 관련해서는 해커 등의 외부침입을 막기 위한 보안 알고리즘의 탑재가 중요하다. 마이크로칩 역시 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엔지니어 지원으로 모터 구동력 최적화
Q. 마이크로칩이 모터 제어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는데, 모터 제어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김선관 MCU에 있어 효율성은 소프트웨어에서 결정된다.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모터를 정교하게 제어하는 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칩은 인도에 디자인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센터의 역할은 기본적인 알고리즘을 만드는 일이다. 알고리즘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엔지니어다. 마이크로칩의 가장 큰 강점은 디자인센터뿐만 아니라 로컬에도 알고리즘 설계를 지원할 수 있는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로봇을 포함한 모터 제어 MCU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마이크로칩은 지속적으로 엔지니어를 보강할 계획이다. 또한 마이크로칩은 코어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마이크로칩은 다양한 기능을 단일 칩에 통합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인적자원에 투자해 향후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고객 입장에서도 마이크로칩의 인적자원은 중요할 것 같다. 이와 관련해 고객이 요구하는 부분이 있는가.
김선관 모터 제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엔지니어를 보유한 기업이 많지 않다. 모터는 알고리즘 자체가 어렵다. 모터 제어 MCU 수요가 폭발적임에도 불구하고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기존의 일반 모터 제어 시장에 있는 중소기업들 입장에서는 엔지니어 확보가 매우 힘들다.
사실 모터 제어용 칩은 어느 회사의 제품이든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엔지니어를 확보한 기업은 찾기 힘들다. 단순히 본사에서 제공된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모터가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모터는 무엇보다 튜닝이 중요한데, 이는 모두 엔지니어가 직접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해당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마이크로칩은 인도의 디자인센터뿐만 아니라 내부 엔지니어 확보, 한국 내 별도의 디자인 하우스를 운영하는 등 인적자원에 초점을 맞춰 고객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물론 엔지니어는 앞으로도 더 확충할 계획이다.
고객이 마이크로칩에 MCU를 탑재할 모터를 보내주면, 우리는 이를 다시 인도 디자인센터로 보낸다. 디자인센터에서는 일차적으로 모터를 구동시켜 맞춤 솔루션을 만들어 고객에게 보낸다. 그 다음 맞춤 솔루션을 토대로 디자인하우스와 마이크로칩의 엔지니어가 최종 튜닝 작업을 지원하게 된다.
Q. 향후 서비스용 로봇 시장의 확대를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김선관 마이크로칩은 안전과 관련한 국제 규격(ISO 26262)에 준해 코어 하나가 망가지더라도 다른 하나가 작동함으로써 로봇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듀얼 코어가 내장된 MCU(dsPIC33CH MP 제품군)를 출시했다.
대부분의 모터는 3 V로 작동하는데, 5 V에 동작하는 제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마이크로칩은 5 V 제품도 확장했다. 또한 고사양 모터를 위한 MCU뿐만 아니라 8비트로 제어할 수 있는 MCU도 출시했다. PIC18F ‘K40’ MCU는 코어 독립형 주변장치(CIP)를 제공하는 최초의 PIC18 제품군이다.
CIP(Core Independent Peripheral)는 CPU 없이 구동할 수 있도록 한다. PIC18F ‘K40’에는 계산 기능을 갖춘 ADC(ADC2), 즉 코어 독립적인 지능형 ADC를 탑재해 소형이면서 기능이 간단한 BLDC 모터나 서보 모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크로칩은 서비스용 로봇을 위한 기능적인 부분들은 이미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다. 앞으로 모터 제어를 포함한 로봇 시장은 현재 대두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중요해질 안전성 문제에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로봇이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오면서 스마트폰 다음으로 사람과 제일 가깝게 지내는 사물이 될 수 있어서다. 따라서 로봇으로 인해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한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불량률을 ‘제로’로 만들 수는 없겠지만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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