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개발은 초소형·고효율 연구가 핵심이다. 웨어러블 기기와 사물인터넷이 주가 되는 미래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소자 개발을 위해 이는 반드시 선행돼야할 요소다. 최근 연구자들은 반도체 미래 소재로 그래핀과 이황화몰리브덴(이하 MoS2)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속성을 보이는 그래핀은 특수한 구조로 만들거나 특정 환경에서만 반도체적 특성을 보인다. 실생활에 적합한 고성능 반도체 소재로써 활용이 더딘 이유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MoS2 등 반도체 특성을 갖는 2차원 물질과 그래핀 조합의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MoS2도 금속전극과 만나는 좁은 영역에서만 반도체적 특성이 나타나 상용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영희 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연구단장 연구진과 유우종 성균관대학교 교수 연구진, 시앙펑 두안 미국 UCLA 교수 연구진은 공동연구로 1.3 nm 두께의 초박막 그래핀-MoS?2 적층(그래핀/MoS2/그래핀) 반도체 광센서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적층 반도체는 그래핀과 MoS2가 중첩되는 모든 영역에서 반도체 성격이 나타나 매우 실용적이다.
기존 반도체는 3차원 물질인 실리콘(Si)이 주재료다. 전문가들은 다수 전자 흐름에 의한 발열 등의 문제로 실리콘 반도체의 한계 두께를 14 nm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실리콘 소재로 반도체를 발전시킬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연구진은 2차원 물질인 MoS2, 그래핀을 각각 반도체와 전극 소재로 사용해 돌파구를 찾았다. 이번에 개발된 적층 반도체는 두께가 그래핀(전극)/MoS2(반도체)/그래핀(전극)을 쌓아 만든 구조로 각각 0.34 nm/0.65 nm/0.34 nm로 총 두께가 1.33 nm로 매우 얇아 동작에 필요한 전압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이로써 실리콘 반도체의 과다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초고효율 광소자 개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래핀/MoS2/그래핀 적층 구조는 p-n접합 다이오드가 아니어도 매우 높은 광전류가 생겼다. 각 그래핀과 MoS2 사이에 형성되는 에너지 장벽 크기의 차이로 전자의 터널링 정도가 달라져 광전류가 발생하는 원리다.
MoS2(0.65 nm)는 매우 얇아 기존 p-n접합 다이오드의 광전류 생성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광센서는 p형과 n형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다이오드로 제작한다. p-n접합 다이오드의 접합부위에 형성된 전기장은 빛으로 생긴 전자와 정공(홀)을 분리시켜 광전류를 발생시킨다. p-n접합 다이오드 구조 역시 일정 수준(14 nm) 이상의 두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원자 1~2개 높이(0.6 5nm)의 2차원 물질은 너무 얇아 수직방향 p-n접합 다이오드 구조 제작이 불가능해 광센서로 쓸 수 없다고 여겨졌다.
연구진은 이 경우 광전류 발생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실험을 시작하게 됐다. 실험 전, 광 흡수율이 높은 여러 장의 MoS2는 광 흡수율이 낮은 1장의 MoS2 보다 높은 광전류를 보이리라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 1장으로 이뤄진 그래핀/MoS2/그래핀 적층 반도체는 p-n접합 다이오드 구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우 높은 광전류를 만들었다. 특히 1장의 MoS2(광흡수율 3%)는 7장의 MoS2(광흡수율 12%)보다 7배 높은 광전류가 흘렀다.
연구진은 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 반도체가 상용화되면 현재 반도체 시장 규모에 버금가는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우종 교수는 "연구 성과가 상용화되면 2차원 소재 기반 기술 개발로 미래의 초고속 반도체, 고효율 광전소자, 신개념 투명 유연소자 개발 및 응용 연구가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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