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휴대폰 내수 시장이 선진 시장과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는 반면, 전 세계에서의 비중은 나날이 증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서유럽과 같이 자국 내 휴대폰 수요는 줄어드는 것과는 별개로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급부상하는 중이다.
IHS의 모바일 리서치 담당 홍주식 수석연구원은 지난 11월 1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IHS 디스플레이 코리아 포럼 2015’에서 ‘모바일 기기 시장 동향 및 전망’에 대해 발표하며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대형 브랜드와 비교해 크게 성장했다”며 “반대로 애플과 삼성의 휴대폰 점유율은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올 3분기 삼성과 애플의 휴대폰 판매 점유율의 총합은 38.5%로 2년 전 45.3%와 비교해 약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6 출시 성공에 힘입어 점유율이 증가해 이를 상쇄시켰지만 국내 기업 삼성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대응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주식 수석연구원은 “올해 화웨이는 휴대폰 연간 출하량 1억 대를 최초로 넘어선 중국 기업이 될 것”이라며 “샤오미 역시 전체 수량 8,000만 대 가까이 출하해 중국의 핸드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특히 휴대폰 수출 비중을 감안했을 땐, TCL이 가파른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9월 인수한 프랑스의 알카텔(Alcatel)을 통해 중남미, 유럽 등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이다. TCL의 올해 전체 휴대폰 출하량 중 수출 비중은 9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향력 급증하는 중국
중국 업체들이 현지 업체로서의 명성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 합병 과정없이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대표적인 업체는 화웨이, ZTE, 지오니(Gionee)다. 특히 화웨이나 ZTE의 경우 선진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주식 연구원은 “화웨이나 ZTE는 단순히 스마트폰 세트만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휴대폰 관련 통신 장비에서도 1, 2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라며 “중국 기업 중 두 업체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반면, 샤오미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휴대폰 수출 비중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말까지 샤오미의 전체 휴대폰 출하량 중 해외 판매량은 약 1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샤오미는 현재 인도 시장 수출 강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 시장 진출을 위해선 특허 문제가 중요한 해결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홍주식 연구원은 “중국 내엔 현재 200 ~ 250개의 스마트폰 브랜드가 있다”며 “영세한 핸드폰 제조업체들은 가까운 미래 큰 기업에 인수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수는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사양 스마트폰 출시 늘어
화웨이와 샤오미가 출시하는 스마트폰 중 고스펙 제품의 비중은 양사가 출시하는 전체 스마트폰 비중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제조 브랜드가 출시하는 고스펙 비중보다 높다.
홍주식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 단가(ASP)가 낮다는 의미는 저가형 제품이란 의미와는 다르다”며 “중국이 출시하는 고스펙 스마트폰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샤오미와 화웨이의 고사양 제품 출시는 자사 브랜드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상승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 고급화를 지향함에 따라 평균 판매 단가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판매 단가가 높은 중국의 대표적인 기은 오포(Oppo)와 비보(Vivo)다. 작년에 이어 오포와 비보 두 업체의 올해 평균 판매 단가는 200달러를 쉽게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 역시 전년 대비 올해 평균 판매 단가가 크게 늘었다.
반면, 레노버의 경우 피쳐폰 분량이 높아 평균 판매 단가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스마트폰 비중을 늘림에 따라 향후 1, 2년간 레노버의 평균 판매 단가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순익률 꾸준히 증가
IHS에 따르면, 평균 판매 단가가 높은 업체는 전반적으로 순익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보와 오포의 경우 올해 순익률 8%가 예상된다.
화웨이의 경우 중고가 제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 출시한 ‘어너(Honor)’ 시리즈와 ‘P’ 시리즈의 소비자 긍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순익률이 작년 5% 미만에서 올해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중국의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순익률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홍주식 연구원은 “잘 알려진 글로벌 핸드폰 제조업체의 순익률보다 중국 기업의 순익률이 더 높다”며 “향후 중·저가형 휴대폰 시장의 높은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국내 기업 역시 이원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및 신흥 시장을 공략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방증으로 삼성의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갤럭시S’ 시리즈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중저가 브랜드 라인업인 ‘갤럭시A’, ‘갤럭시그랜드’, ‘갤럭시j’, ‘갤럭시Z’ 시리즈의 경우 점유율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개발 역시 국내 기업이 시장을 장기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주력해야할 부분이다.
홍주식 연구원은 “저성장 시대를 맞아 국내 핸드폰 제조업체들은 더 이상 하드웨어 혁신만으론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하면 향후 출시될 폴더블 스마트폰과 같은 기술 혁신 제품도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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