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년간 2차 리튬 이온 전지 시장을 주도해 온 액체 전해질을 대체할 기술이 새롭게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은 최근 높은 에너지 효율을 유지하면서 안전한 리튬 이온 전지를 만들 수 있는 고체 전해질 물질을 처음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리튬 이온 전지는 리튬 전해질을 사용하는 2차 전지의 한 종류다. 가장 가벼운 금속원소인 리튬으로 만들어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밀도는 높아 휴대전화,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등 폭넓게 사용되며 2차 전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리튬 이온 전지에 사용된 액체 전해질은 분리막에 의해 음극과 양극이 나뉘는 구조여서 변형이나 외부 충격으로 분리막이 훼손되면 액체 전해질이 흐르고, 양극 물질이 만나 기화(氣化)되면서 과열 또는 폭발사고로 이어지는 위험성이 존재했다.
하지만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음극과 양극이 접촉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고체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액체 전해질과는 달리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전고체 전지(All Solid Battery)’라고 부른다. 전해질이 흐르지 않는 특성 때문에 강한 외부 충격에도 폭발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다공성 ‘쿠커비투[6]릴(porous CB[6])’이 고체 성질의 새로운 리튬 전해질 물질 합성과 지금까지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개발된 고체 전해질 물질은 전고체전지가 활용될 수 있는 전기자동차나 여러 에너지 저장장치에 응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쿠커비투[6]릴’은 글리코루릴이라 불리는 분자 6개가 모여 만들어진 분자로, 호박 모양의 거대 고리 분자다.
연구진은 ‘쿠커비투[6]릴’에서 산과 물을 제거 후 남겨진 공간에 기존에도 쓰이던 카보네이트 계열의 전해질 물질을 넣어 고체 성질의 리튬 전해질 물질을 만들어 냈다. 이 물질은 고체 전해질 중에서는 높은 이온전도도를 보이는 동시에, 액체 전해질과 비교했을 때 약 1.5배 이상의 리튬이온 전달율을 보였다. 더불어 고온에서도 성질 변화 없이 안정정인 이온전도도를 보였으며, 액체 전해질의 특징에서 비롯되었던 과열이나 폭발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김기문 단장은 “전고체 전지의 낮은 이온 전도도와 이온 이동도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리튬 전도 물질을 개발한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리튬 이온 전지 시장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른 리튬 전구체를 도입해 보다 구체적인 전지의 특성을 점검해야 한다”며 실용화를 위한 과제가 남아있음을 언급했다.
이 연구 성과는 화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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