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CD TV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선명한 화면과 저소비전력을 위한 핵심부품인 편광필름의 특허출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청장 김영민)에 따르면, 편광필름의 특허출원은 2011년 190건에서 2014년 308건으로 최근 3년간 62%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LCD(액정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유닛에서 발생한 빛을 액정이 화소별로 정확하게 조절하는 장치다. 액정이 빛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선 편광필름을 통해 일정한 진동 방향의 빛(편광)을 공급받아야 한다. 편광필름은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수율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가격이 높고 기술 개선활동이 활발해 출원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편광필름 관련 외국인 출원은 2008년 121건에서 2014년 절반 수준인 64건으로 감소된 반면, 내국인 출원은 2008년 93건에서 2014년 244건으로 2.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출원이 급증한 이유는 세계 시장 1위에 따른 국내 LCD TV업체들의 편광필름 수요 증가 및 달러 강세로
국내 광학필름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돼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편광필름의 연구 개발에 집중 투자한 결과인 것으로 추측된다.
편광필름의 출원 동향은 LCD TV의 발전 방향과 동일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요 출원기술로는 여러 가지 광학필름을 편광필름에 일체화시켜 LCD 패널의 두께를 줄이는 기술, 편광 성능을 향상시켜 화질의 선명도를 개선하는 기술, 편광 과정에서 손실되는 빛을 재활용해 휘도(밝기)를 높이고 소비 전력을 줄이는 반사형 편광필름 기술 등이 있다. 특히 3M이 독점하고 있는 반사형 편광필름의 경우 가격이 높아 아직은 주로 고급 대형 LCD TV에만 적용되고 있으나, UHD TV 출현 등 시장의 고급화 추세에 따라 국내 업체의 대체기술 개발이 활발한 상황이다.
디스플레이뱅크(iHS)는 전 세계 TV 시장에서 LCD TV의 비중은 2015년 98.4%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써 LCD TV의 핵심 부품인 편광필름의 세계 시장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국내 편광필름 업체들은 세계 1, 2위 LCD TV 업체를 든든한 캡티브 마켓(전속시장)으로 보유한 장점이 있는 반면, 필름 소재에서는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중국 업체의 추격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재 기술 확보와 함께 해외 후발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특허출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편광필름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내부적으로 관련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지난해 편광필름사업에 4,8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올해에도 소형 폴리머전지, 자동차용 대형 전지와 함께 편광필름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4월부터 중국 남경(南京) 공장에 편광판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약 1억불을 투자하고 있다. 이번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 남경 공장의 연간 편광판 생산능력은 기존 4,000만 m2에서 6,400만 m2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여의도 면적(2.9 km2)의 약 2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시장이 대형 TV 위주로 급속하게 성장함에 따라 중국 내 TV 패널 생산 기업들도 관련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SAPO, Sunnypol 등 중국 현지 편광판 업체들이 생산 규모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차별화된 소재와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중국에서 1위 기업의 위상을 굳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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