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커패시터, 전기차 상용화 앞당길까?
고출력 낼 수 있는 ‘대용량 축전지’ 개발돼
  • 2015-04-07
  • 편집부



시장조사기관인 B3와 IHS는 세계의 전기 자동차 시장 규모가 올해 약 2,600만대에서 2020년 7,700만대로 연평균 24%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나노구조물리연구단이 출력 성능이 높으면서 에너지밀도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와 비슷한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상용화되는 시점에 따라 우리나라가 전기 자동차 분야에 큰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전기 자동차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많은 양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슈퍼커패시터 기술이다.

국내 기업들이 전기 자동차 배터리 개발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기초과학연구원의 나노구조물리연구단(단장 이영희)은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했다.

‘대용량 축전지’로 불리는 슈퍼커패시터는 전기 자동차의 배터리를 보완하거나, 배터리를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대량·고성능 전기 저장장치다.
일반 2차 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작지만 순간적인 고출력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춘 슈퍼커패시터는 2차 전지의 성능을 보완하는 장치로서 전기자동차 등의 활용에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시동과 급가속의 경우처럼 순간적으로 고출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 슈퍼커패시터를 활용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소속의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출력 성능이 매우 높으면서 에너지밀도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슷한 슈퍼커패시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리튬이온 전지를 대신해 전기 자동차에 직접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전기 자동차 실용화에 한걸음 다가가게 할 중요한 연구 사례라는 평가다.

나노구조물리연구단 이영희 단장은 “슈퍼커패시터를 직접 전기 자동차에 사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연구”라며 “슈퍼커패시터 전극의 두께를 지금보다 굵게 만들어야 장시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기업과 전극을 두껍게 하는 기술 개발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자의 두께가 현재는 최대 20μm이나 실용화를 위해선 100 μm 정도를 높여야 하며, 이 때 저장특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실용화를 위한 선행 과제가 남아있음을 언급했다.




수많은 난관 통해 개발 성공

전기 자동차로 장거리 주행을 하려면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지가 필요하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는 에너지밀도가 낮아 장거리 여행이 어렵고 출력이 낮아 언덕이 가파른 곳에선 사용하기 힘들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연구단은 출력이 높은 동시에 높은 에너지 밀도도 충족하는 슈퍼커패시터 개발에 주력해왔다. 연구단은 부피 당 에너지 혹은 출력이 증가하면 무게 당 에너지 또는 출력이 감소하는 등 연구 중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탄소

나노튜브 표면에 CTAB(양이온계면활성제, Cetyl trimethy lammonium bromide)이라는 플러스 전하를 띠는 고분자를 입혀 마이너스 전기를 띤 산화흑연과 물속에서 혼합해 탄소나노튜브가 산화흑연 사이로 자기조립에 의해 끼어 들어가는 구조를 만들었다. 특이한 점은 끼어 들어간 탄소나노튜브가 수직으로 세워져 구멍이 많은 3차원 건물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이런 특징은 이온을 저장할 때 이온이 이동하는 경로를 제공해주고 동시에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의 넓은 표면적을 이용해 전하를 흡착시켜 전하 저장을 최대화시켜주는 역할을 제공했다.

만들어진 3차원 탄소나노튜브·그래핀 건물 구조는 아직도 높은 무게 밀도(1.06 g/cm3)를 갖고 있어 부피 당 최대출력 밀도 424 kW/L에서 최대 에너지밀도 117.2 Wh/L 혹은 무게 당 최대 출력 밀도 400 kW/kg에서 최대 에너지밀도 110.6 Wh/kg을 갖는다. 이런 무게 당 에너지 밀도는 상용화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 에너지 밀도와 버금가는 값이다. 기존의 어떤 슈퍼커패시터보다 높은 값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산업 관계자들은 전기 자동차에 배터리 대신 이 기술이 직접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의 성과에 대해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은 전기 전도도가 우수하고 표면적이 넓어 에너지 저장을 위한 꿈의 물질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실제 저장 소자를 제작하면 이온의 이동을 제한해 출력 밀도를 떨어트리고 에너지 밀도까지 감소시켰다”며 슈퍼커패시터 개발 중 겪은 난관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탄소나노튜브를 그래핀 사이에 수직으로 자기 배열시켜 이온이 출입하도록 기공을 만들고,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가 갖고 있는 넓은 표면이 모두 이온을 흡착시킬 수 있도록 구조를 3차원적으로 설계했다”며 “최대 에너지 밀도 및 출력을 극대화시킨 점이 다른 연구와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나노구조물리연구단은 전기 자동차에 활용될 수 있는 슈퍼커패시터 개발에 이어 휴대용 초소형 전자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를 개발하는 데 최근 성공했다.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는 얇은 판상의 초소형 슈퍼커패시터로 이동용 초소형 전자소자, MEMS(초소형 전기역학계) 등에 탑재돼 활용되는 전기저장장치다.

휴대용 전자기기가 소형화됨에 따라 전기저장장치의 소형화는 필수 조건이 돼왔지만, 고체형 마이크로전지(리튬이온 등 2차 전지)는 충전 속도가 느리고, 반복 충전 시 안정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연구진은 출력 성능이 매우 높으면서 에너지 밀도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를 능가하는 고성능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나뭇잎 줄기의 구조에 착안해 이온 이동경로를 최대한 짧게 만들어 비표면적이 높은 그래핀 표면에 이온을 최대한 흡착시키는 구조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산화흑연의 층간에 고체 전해질인 PDDA를 삽입시켜 흑연의 넓은 표면적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온 이동도가 좋은 고체 전해질을 통해 이온의 출입을 용이하도록 2차원 구조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체 전해질에서 이온의 이동도가 낮기 때문에 이를 높이기 위해 나노선을 동시에 고체 전해질과 흑연 층간에 삽입 후, 선택적으로 나노선을 제거해 나뭇잎 줄기와 같은 구조를 인위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노선에 의해 만들어진 빈 공간은 흑연판에 평행하게 이온의 출입을 용이하게 만들어 아주 짧은 이온 이완시간(33 msec)을 보여줬다. 또 고출력 밀도를 달성하는 동시에 고에너지 밀도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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