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활을 바꿀 5대 혁신
IBM, ‘5 in 5’ 발표 … 5년내 인간의 오감(五感)을 가진 컴퓨터 등장
  • 2013-03-21
  • 편집부

향후 5년간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을 혁신을 담은 ‘IBM 5 in 5’의 7번째 연례 보고서가 지난해 말 발표됐다. ‘IBM 5 in 5 보고서’는 시장과 사회 동향, 그리고 전 세계의 IBM R&D 실험실에서 개발되고 있는 기술들을 토대로 작성되며, 이번 보고서는 인지체계 시대의 차세대 컴퓨팅 혁신을 소개하고 있다. <편집자 주>

온라인 쇼핑에서 상품을 만져 보면서 물건을 살 수 있다면 사람들의 구매 행동은 지금과는 사뭇 달라질 것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웨딩드레스를 쇼핑하면서 스크린 표면을 통해 드레스의 소재와 베일의 레이스를 느껴볼 수 있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장인이 만든 담요의 구슬선 장식과 결을 느낄 수 있는 세상. 5년 후에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런 세상이 눈앞에 펼쳐질 전망이다.
컴퓨터 기술의 진화로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오늘날 스마트폰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크게 바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처리 능력의 비약적인 향상과 디바이스의 다양화, IT 비용의 저가화가 가져온 결과들이다.
지난 2~3년 전부터 빅데이터라는 이슈가 주목받고 있다. 빅데이터라는 말이 의미하듯 데이터의 양과 질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생성해 온 데이터의 90%가 최근 2년 내에 생성된 것이라고 할 정도로 데이터량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센서 및 계측기기 등의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기의 보급이 데이터 증가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기업 활동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보다 많은 혜택이 제공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컴퓨터 성능이 따라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대량의 데이터에서 통찰력을 이끌어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시스템과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요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인지 시스템(cognitive system)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환경의 아날로그 신호와도 상호작용하면서 끊임없이 학습하는 동적으로 진화하는 인지 시스템이라면 복잡한 것을 이해하고 신속하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IBM은 새로운 시대의 이 인지 시스템이 하나의 요소인 오감을 컴퓨터 특유의 방법으로 모방하는 능력을 예측하고 있다.
IBM은 매년 연말에 향후 5년 내에 사람들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혁신을 담은 ‘IBM 5 in 5’를 발표한다. 작년 12월 발표된 이 연례 보고서에는 촉각, 시각, 청각, 미각, 후각의 5가지 혁신에 관한 내용이 소개됐다. 여기서 IBM은 5년 내 인간의 오감을 가진 컴퓨터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것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지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하나의 요소인 오감을 컴퓨터 특유의 방법으로 모방하는 능력이 실현되는 것이다.
버니 메이어슨 IBM 혁신담당 부사장은 “IBM은 컴퓨터가 주변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기술 혁신을 위해 전 세계 각지에서 서로 협력하고 있다”며 “인간의 뇌가 여러 감각을 이용해 세상과 소통하는 것과 같이, 컴퓨터의 인지 체계는 이처럼 획기적인 발견들을 결합해 더 큰 가치와 통찰력을 구현함으로써 우리가 가장 복잡한 도전들의 일부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촉각: 전화기를 통해 촉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촉각의 세계에서 일어날 일을 상상해 보자. IBM은 모바일 단말기에서 실제 촉감이 실현되어 많은 애플리케이션에서 가상 체험과 실제 체험이 융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핵심은 촉각, 적외선, 압력센서 기술이다. 자동차경주 게임에서 비포장도로를 운전하는 느낌을 체험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원리이다. 진동의 종류와 빈도를 조합한 일련의 패턴에 의해 촉각을 재현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온라인 쇼핑 외에도 의료 및 농업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IBM은 유통과 의료, 기타 업종을 위해 촉각과 적외선, 압력 감지 기술을 이용해 촉각을 모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가령 소비자가 모바일 기기의 화면에 나타난 상품의 그림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직물의 질감이나 결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전화기의 진동 성능을 이용해 물체마다 가지고 있는 촉감에 해당하는 고유한 진동 패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기술은 우리의 일상생활 어디에나 존재하게 되어 휴대전화를 주변 세상과의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소통 도구로 변모시킬 것이다.

시각: 화소 하나가 천 마디 말과 같아진다
시각에 관한 혁신으로는 이미지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이해하는 기술이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컴퓨터는 텍스트나 숫자와 같은 데이터밖에 분석하지 못하지만, 5년 후에는 이미지에서 의미를 읽고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컴퓨터가 이미지를 이해하게 되면 그 적용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이다. 의료 영상에서 즉시 질환을 찾아내 환자 기록과 의학 문헌을 상호연결하거나, 인터넷 상에서 주고받는 이미지를 분석해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바로 빅데이터 시대의 혁신이다.
우리는 1년에 5천억 장의 사진을 찍는다. 유튜브에는 1분마다 72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온다. 전 세계 의료진단 영상기기 시장은 2016년까지 266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컴퓨터는 사진을 우리가 태그나 제목으로 붙인 문장으로 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이미지의 실제 내용인 정보의 대다수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미래에는 컴퓨터가 “두뇌와 비슷한” 능력으로 색깔, 질감의 패턴 등의 특징을 분석하고 시각적 매체로부터 통찰력을 얻게 되는 단계로 진화하게 된다. 이런 능력들은 신체의 특정 부분이나 질병에 관한 정보를 찾아내기 위한 MRI, CT 스캔, x-레이, 초음파 사진 등과 같은 방대한 양의 의료 정보를 판독해냄으로써 5년 이내에 의료 부문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청각: 컴퓨터가 중요한 것을 듣게 된다
세 번째 지각 기능인 청각은 스마트한 센서로 구성된 분산 시스템이 음압, 진동, 각기 다른 주파수의 음파 등과 같은 소리의 요소를 검출, 해석하여 자연재해 등의 위험을 예측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아기는 울음으로 자신의 상태를 알리지만, 이것이 하나의 언어로 이해되면 소리는 아기의 행동을 해석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또 주위의 소리를 수집하고 물질에 생기는 압력을 측정하는 등 환경의 변화를 분석해 숲에서 나무가 언제 쓰러질지 또는 산사태가 언제 닥칠지를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은 우리 주변을 ‘듣고’ 움직임이나 물질의 스트레스를 측정해 위험이 기다리고 있는지 여부를 우리에게 경고한다.
이미 IBM은 유아의 울음소리로 정신적인 상태나 행동 데이터를 연결하여 수집하는 고도의 번역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휴대전화와 자동차 센서를 사용한 분산 네트워크를 개발하여 도시와 자연의 상태를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5년 후에는 시스템이 감정에 대해 배우고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됨으로써 대화의 양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소리의 높낮이, 어조, 망설임을 분석해 고객과 콜센터 간의 소통을 개선해 더 생산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하거나 또는 다른 문화와의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IBM은 파도 에너지 전환기계의 소리와 진동, 그리고 바다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아일랜드의 갤웨이 베이에서 음파를 탐지해 분석 시스템으로 송신하는 수중 센서를 이용, 수중소음의 수준을 포착하기 시작했다.
미각: 디지털 미각세포가 스마트한 식습관을 돕는다
미각은 더 과학적인 분석방법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기대된다. 인간의 미각적인 기호를 식품의 화학구조와 사람이 그것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고리즘으로 판단하는 접근이다.
IBM은 요리사들이 최고의 맛과 참신한 레시피를 창안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실제로 맛을 느끼는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음식재료를 분자 수준으로 쪼갠 다음 음식 구성요소의 화학적 구성을 사람이 선호하는 맛와 냄새 뒤에 자리잡고 있는 심리학적 요소와 결합하게 된다. 시스템은 이것과 수만 가지의 레시피를 비교함으로써 가령, 구운밤을 요리한 비트나 신선한 캐비어 또는 말린 햄 등의 다른 음식과 짝짓는 식으로 새로운 맛의 결합을 창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시스템은 또 참신한 맛의 결합을 창조해 포테이토칩보다 채소 캐서롤을 더 찾게 만들어 우리의 건강한 식습관을 돕는 데도 이용될 수 있다.
컴퓨터는 음식의 정확한 화학적 구조를 판단하고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맛을 좋아하는 이유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이용하게 된다. 이런 알고리즘은 화학물질들이 서로 반응하는 방식, 맛의 구성요소의 분자적 복잡성, 그 결합구조를 살펴보고 그런 정보들을 지각 모델과 함께 이용해 맛이 가진 미각적 매력을 예상하게 된다.
컴퓨터는 건강식의 맛을 더할 뿐만 아니라 어울리지 않는 음식들을 특이하게 짝지어 맛과 맛에 대한 우리의 경험이 극대화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 있는 사람처럼 음식을 조심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혈당을 조절하면서도 미각을 만족시키는 맛과 레시피를 개발하게 될 것이다.

후각: 컴퓨터가 후각을 갖게 된다
5년 이내에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내장된 소형 센서가 감기나 기타 질병에 걸렸는지 여부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 사람이 내쉬는 숨결에서 냄새와 생물지표, 그리고 수천 개의 분자를 분석함으로써 냄새가 정상인지 아닌지를 감지해 의사가 간이나 신장 질환, 천식, 당뇨, 간질 등의 질병의 시작을 진단하고 모니터링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IBM은 미술작품 보존을 위해 환경 여건과 가스 감지를 이미 이용하고 있다. 이런 혁신은 오늘날 의료 부문에서 가장 큰 난제의 하나인 임상위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되기 시작했다. 가령 2005년에 미국에서 발생한 약 1만 9,000건의 입원환자 사망사고와 관련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과 같이 항생제가 듣지 않는 박테리아는 피부에서 흔히 발견되고 사람들이 가깝게 접촉하는 곳에서는 어디서든 쉽게 전염될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 MRSA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의료인들이 임상위생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 5년 후에는 IBM의 기술이 표면에서 소독약의 ‘냄새를 맡아’ 병실이 소독이 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새로운 무선 ‘그물망(mesh)’ 네트워크를 이용해 다양한 화학물질에 대한 데이터를 센서가 수집하고 측정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냄새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적응하게 된다.
이러한 센서와 첨단 통신 기술, 학습 시스템이 결합됨으로써 지금까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장소에서 데이터 측정이 가능하게 된다. 예를 들어 컴퓨터 시스템을 농업에서 농작물의 토양조건을 “냄새 맡거나” 분석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도시 환경의 경우에는 이 기술을 대피소, 위생관리, 인구 등의 문제를 모니터링 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혁신이 혁신으로 연결
IBM이 매년 ‘5 in 5’를 발표하는 배경에는 회사가 연구개발하는 새로운 기술을 효과적으로 혁신으로 연결하려는 목적이 있다. 혁신의 배경은 종종 새로운 기술이 지대한 역할을 한다.
IBM이 2006년에 발표한 최초의 ‘5 in 5’에서는 “환경문제를 나노 기술로 해결”이라는 혁신을 상정했다. 당시에는 센서를 이용한 세밀한 배수 시스템과 효율적인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등장을 예상했으며 오늘날 현실이 되었다. ICT에서 효율이 좋은 지역사회를 실현하는 스마트시티와 물의 흐름을 관리하는 등, 물 문제를 해결하는 스마트워터 등의 분야에서는 실제로 IBM 기술이 활용되어 실적을 올리고 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때로는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룰을 바꿀 필요도 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위해 기술개발을 진행시켜 구체화해 나가는 자세이다. IBM이 하드웨어 중심의 컴퓨터 제조업체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혁신 창출 기업으로 변모한 배경에는 ‘5 in 5’ 와 같은 혁신적인 도전이 있었다.  ES

 

[용어설명]

인지 시스템(cognitive System) : 센서로 환경을 지각하고 환경에 대해서 행동하며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정보 시스템이다.

-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열린 시스템(openness)
- 다양한 센서로 환경을 지각(perception)
- 환경에 영향을 주는 행동을 생성(action)

인지 시스템은 기존의 정적인 디지털 정보 시스템과는 달리 환경의 아날로그 신호와도 상호작용하면서 끊임없이 학습하는 동적으로 진화하는 살아있는 정보 시스템이다.

- 예: 동물, 사람, 로봇, 복잡계 정보 시스템

인지 시스템 활용분야

- 가상 시스템: 가상세계, 인터넷 에이전트
- 물리적 시스템: 인지 로봇, 인지 자동차
- 빌딩 및 공간: 지능형 빌딩, 스마트 키친
- 지능형 가전: 스마트TV, 지능형 냉장고
- 모바일 시스템: 스마트폰, 태블릿

<출처: 장병탁, 바이오지능 연구소,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November 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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