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와 수전해 장치는 기본적인 전기화학 원리가 유사하기 때문에, 연료전지 개발을 통해 얻은 성과는 수소 생산용 수전해 장치에도 적용할 수 있다. 매스웍스의 심스케이프 모델 또는 세귤라가 개선한 모델을 활용하여, 궁극적으로는 모빌리티 분야의 재생 가능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수소 연료전지 개발 과정은 매우 복잡하며, 기존의 방식이나 하드웨어 기반 프로토타입 테스트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모델 기반 설계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한 전기차는 이미 제안되고 있는 개념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추진 방식이다. 현재 도로 위를 달리는 대부분의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가 비교적 간단하다는 이유로 일반 배터리를 기반으로 작동된다. 그에 반해 수소는 생산에 상당한 에너지가 요구되며, 아직 충분한 수소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다.
수소 연료전지는 개인용 교통수단에서는 다소 제한적이지만, 대형 교통수단 분야에서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는 일반 배터리보다 가볍고, 출력 밀도가 높으며, 충전 시간이 짧고, 주행 거리도 길다. 또한 장시간 운전에 적합하여 대형 트럭, 버스, 철도, 선박, 항공기 등에 매우 적합하며, 현재 이러한 분야에서 실증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 수소 충전소를 중앙집중형으로 구축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광범위한 인프라 없이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
그림 1. 2050년까지 수소 연료전지의 활용은 특히 해상 운송에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 연료전지 개발의 도전 과제
응용 분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소 연료전지는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 PEM-FC)이다. 그러나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의 시스템 모델링은 개발자에게 큰 도전 과제이다. 이 연료전지는 개념상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동역학적 특성을 지닌다. 전극과 막으로 구성된 셀 스택(cell stack)을 중심으로, 저장 탱크, 감압기, 압축기, 수분제어장치 및 열 관리 장치 등 다양한 부품으로 구성된다.
이 모든 구성 요소는 고효율 성능을 장시간 보장하기 위해 정밀하게 설계되고 최적화되어야 하며, 상호 연동을 고려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특히 셀 스택의 동역학은 전기화학 반응과 기체, 수증기, 액체 상태의 물이 이동하는 복합 물리 현상은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복잡한 매개변수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개발 방식이나 하드웨어 기반 프로토타입 테스트만으로 한계가 있다.
세귤라 테크놀로지스(Segula Technologies)는 이러한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다양한 산업에 맞춤형으로 개발하기 위해 모델 기반 설계 방법을 채택했다. 세귤라는 매스웍스(MathWorks)의 매트랩(MATLAB), 시뮬링크(Simulink), 심스케이프(Simscape), 그리고 AI 기반 기법을 핵심 도구로 활용했다. 심스케이프는 시뮬링크 환경 내에서 물리 시스템을 모델링하는 데 사용된다.
심스케이프 모델을 통한 개발 출발점
매스웍스의 심스케이프 연료전지 모델은 세귤라의 수소 연료전지 개발의 출발점이다. 이 모델에는 셀 스택뿐 아니라 앞서 언급된 주변 부품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특히 심스케이프에서 사용자 정의 도메인을 활용하여 네 가지 주요 기체인 질소, 산소, 수소, 수증기의 동역학을 정밀하게 모델링했다. 이는 셀 스택의 성능과 수명을 최적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 모델만으로도 초기 개발 기간을 4주에서 6주 단축할 수 있다.
그림 2. 세귤라가 자동차 응용을 위해 설계한 전체 시스템. 파란색 박스는 심스케이프 기반 연료전지 모델을 나타낸다.
세귤라의 개발자들은 셀 스택 내부의 물질 전달 현상에 주목하여 이 모델을 선택하고 추가 개발을 진행했다. 매스웍스 모델은 이미 음극 측의 수증기 이동 및 질소 축적과 같은 동역학을 포함하고 있으며, 개발자들은 이를 정교하게 보완했다.
추가적으로 물방울의 흐름과 이에 동반되는 열 흐름까지 포함시켜 모델 정확도를 높였으며, 셀 내부 물리현상은 3D 모델링 도구를 통해 정밀하게 표현되었다. 이를 통해 물과 열의 흐름을 정밀하게 시각화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심스케이프 모델에 통합함으로써 시스템 수준에서의 시뮬레이션 속도와 유연성이 향상되었다.
동역학 모델의 응용 범위
정확도가 향상된 수소 연료전지 물리 시스템의 시뮬레이션 모델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구성 요소의 선택 및 크기 결정에 사용되며, 이후에는 시스템 파라미터와 제어 전략의 최적화에 활용된다. 예를 들어 에너지 생성, 수분 및 열 관리, 압력 제어, 질소 배출 전략 등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데 해당 모델을 플랜트 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완충 배터리, 연료전지, 구동계 간의 에너지 흐름을 분석하거나, 다양한 주행 조건에 따른 주행 가능 거리를 예측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물리적 프로토타입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대기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며, 극한 조건을 포함한 다양한 운영 환경에서 위험부담 없이 테스트할 수 있다.
매스웍스 모델의 또 다른 장점은 도로, 철도, 해상, 항공 운송 등 어떤 분야의 수소 연료전지 응용에도 유연하게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모델은 부품 치수가 정확한지, 셀이 요구 성능을 제공하는지, 제어 기능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정확하게 판단한다.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소 연료전지를 구성하는
각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테스트하고 최적화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성과 수명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_더크 렌신크(Dirk Rensink) 세귤라 테크놀로지스 연료전지 시뮬레이션 기술 리더
AI 기반 전문가 시스템을 통한 파라미터 최적화
세귤라는 실제 하드웨어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개발자들은 AI 기반 전문가 시스템을 구축하여 이전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했다. 이 AI 시스템은 기존 데이터에서 파라미터를 추출하여 새로운 수소 연료전지 설계에 적용할 수 있게 하며, 매번 처음부터 모델링하지 않고도 최적값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접근 방식은 초기 개발 시간을 절감할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델이 더 정교해질 수 있도록 한다.
초기 검증 및 하드웨어 인 더 루프(Hardware-in-the-Loop) 시뮬레이션
이 모델을 활용하여 세귤라는 물리적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기 전에 제어기를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 방식에서는 시험 장비에 시스템 프로토타입을 먼저 설치한 후, 제어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고 조정했다.
그림 3. 시험 장비에 설치된 연료전지 셀 스택
모델 기반 접근 방식에서는 심스케이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모델을 활용해 코드를 생성하고, 이를 실시간 시뮬레이션 컴퓨터에 탑재한다. 이 방식은 HIL 시뮬레이션으로 불리며, 해당 모델은 실제 시스템에서 사용될 연료전지 소프트웨어를 시험하는 가상 환경 역할을 한다. 연료전지 제어기는 HIL 테스트를 통해 검증되며, 이를 통해 연료전지가 일반적인 운전 조건에서 일주일, 혹은 최대 3만 시간의 수명 주기 동안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러한 테스트에서 중점적으로 검증하는 대상은 압축기와 가습 시스템 제어기다.
“이러한 사전 테스트를 통해 값을 미리 보정함으로써
실제 값에 매우 근접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테스트 벤치에서 초기 상태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개발 시간을 현저히 단축할 수 있었다”
_슈테판 슈노어프파일(Stephan Schnorpfeil) 세귤라테크놀로지스 연료전지 팀장
고객은 AI 기반 파라미터 데이터베이스와 시스템 모델의 결합을 통해 시장에 더욱 빠르게 진출할 수 있다. 세귤라는 축적된 전문성과 개발된 모델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없이 구현하기 어려웠던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의 유연성은 다양한 응용 분야와 성능 요구를 갖춘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 개발 간 지식 이전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선박용 연료전지를 자동차용으로 변환하거나, 고객이 세귤라가 구축한 리소스를 활용하여 최적의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 구성 요소를 직접 설계할 수 있다.
이론과 실전의 시너지: 수소 합성 효율 향상
이러한 방식으로 개발된 연료전지 중 일부는 이미 실제로 운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귤라는 점차 현장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사 모델을 지속적으로 정교화하고 있다. 확장되는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과 실제 운용 간의 경계가 점차 좁혀지고 있으며, 이는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의 데이터 기반 및 모델 기반 개발을 위한 토대를 견고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연료전지와 수전해 장치는 기본적인 전기화학 원리가 유사하기 때문에, 연료전지 개발을 통해 얻은 성과는 수소 생산용 수전해 장치에도 적용할 수 있다. 매스웍스의 심스케이프 모델 또는 세귤라가 개선한 모델을 활용하여, 궁극적으로는 모빌리티 분야의 재생 가능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탄소 중립적이고 경제적인 수소 생산 및 활용이라는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워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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