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프리스케일 반도체는 서울 대치동 볼보자동차 전시장에서 반도체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자동차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프리스케일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이동성’, ‘모두에게 더 청정한 세상’, ‘모두를 위한 안전’ 그리고 ‘운전자 맞춤식 정보를 위한 항상 연결(Always connected)’이 향후 자동차 업계를 움직일 화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황연호 지사장과 한 시간 남짓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현재 자동차 산업을 특징짓는 화두는 ‘환경’과 ‘안전’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업계에도 ‘배기가스 제로’와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가 도전 과제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프리스케일 반도체는 하이브리드/전기차와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ADAS), 운전자 정보 시스템(Driver Information System, DIS)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 분야를 겨냥한 프리스케일 마이크로프로세서(MPU)와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제품이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i.MX’와 32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 쿼리바(Qorivva), 그리고 8/16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 ‘S08/S12’ 등이다. 최근에는 32비트 프로세서와 마이크로컨트롤러를 결합한 ‘바이브리드(Vybrid)’ 제품과 아날로그 및 전력 회로를 집적한 16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 ‘S12 매그니비(MagniV)’를 발표했다.
또한 자동차 전자화의 진전으로 자동차용 MCU에서 구현하는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크기가 커지고 있어, MCU 내장 플래시 메모리의 용량 확대와 미세화를 진척시키고 있다. 이밖에도 자동차용 센서 제품으로는 에어백용 가속도센서, 자세 제어용 저중력 가속도센서,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통합 솔루션, 파워트레인용 압력센서 등을 제공한다. 다음은 황연호 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자동차의 진화가 놀랍다. 오토모티브 시장의 주요 트렌드를 꼽는다면?
올해 오토모티브 산업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ISO 26262가 아닌가 싶다. 대다수의 고객들이 ISO 26262를 어떻게 적용하고, 수행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프리스케일 반도체는 디바이스 자체가 ISO 26262에 맞게 설계돼 있기 때문에, 기준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는데 문제가 없다. 세계 최초로 디바이스 레벨에서 ISO 26262 인증을 획득한 파워 아키텍처(Power Architecture) 기반의 MPC5643L MCU를 포함한 쿼리바 MCU 제품군은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액티브 서스펜션, ABS(Anti-lock Brake Systems), 레이더 기반의 ADAS 등 높은 수준의 자동차 안전 무결성을 요구하는 광범위한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두 번째로 이더넷을 들 수 있다. 이더넷은 프리스케일 반도체가 선도하는 분야로, 향후 차량용 네트워크 분야에서 LIN과 CAN의 하이-스피드 영역을 대체할 것이다. 2020년 전후로 이더넷이 적용된 자동차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 번째는 시큐리티 부분이다. 앞으로도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될 것이다.
Q. 이러한 도전과제와 기회에 적응하기 위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오토모티브 시장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성장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판매되는 차량은 하이-퀄리티의 안정화된 형태로, BRICs 국가는 좀 더 가격 측면이 강조된 형태로 성장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오토모티브 시장은 BRICs 국가에서 많은 성장을 거둘 것이란 점이다. 프리스케일도 각 나라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하이-퀄리티 부문 전체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았고, 그 안에서도 저가, 중가, 고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운전자정보 시스템을 구현하는 i.MX6 시리즈는 싱글, 듀얼, 쿼드 코어 제품을 모두 핀-투-핀으로 제공한다. 또한 제품군 사이에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제공해 고객은 더욱 쉽고 빠르게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S12 매그니비는 고전압(HV) 아날로그가 통합된 단일 칩 MCU로 현재 국내 고객사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갈수록 오토모티브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이다. 시장 추이를 정확하게 읽고 고객이 언제,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고객을 선도할 수 있는 플랫폼 정책이 상당히 중요하다.
최근 이더넷과 ADAS, 시큐리티 등의 분야도 심플한 솔루션을 제시해 고객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우수한 제품을 빠르게 생산해 효율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Q. 현재 오토모티브 시장은 전례 없이 경쟁이 치열하다. 프리스케일의 전략은 무엇인가?
오토모티브 시장 규모는 정해져 있다. 많은 애널리스트나 시장조사 기관의 리포트를 보면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알다시피 모바일과 컨슈머 시장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오토모티브 시장만이 마지막으로 남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오토모티브 비즈니스 경험이 전혀 없는 업체들까지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올 하반기 시장은 전체적으로 침체 국면이 예상되지만, 오토모티브 시장만큼은 그 특성상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프리스케일의 올해 실적은 상당히 좋다. 가장 중요한 성과는 1~2년 후 3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프리스케일은 오토모티브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3년 전부터 꾸준히 인원을 확충해 왔다. 오토모티브 분야에서 전자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고객의 새로운 요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력 확충은 필수다. 기술지원 세미나도 같은 맥락이다. 프리스케일은 고객사가 있는 현장에 직접 찾아가 세미나를 연다. 앞으로 그 범위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Q. 국내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국내 조건에서 전기차는 아직 시기상조인 듯하다. 단순히 가격 문제로 소비자가 찾지 않는 것인지, 인프라가 부족해서 보급이 이뤄지지 않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를 타보고 필요를 느낀다면 제조사가 빠르게 생산할 것이다. 전기차 관련 기술은 상당히 발전해 있다. 배터리 부분만 보완된다면 소비자가 이해할 만한 가격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다. 전기차가 널리 보급되기 위해선 충전 인프라 등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 지원도 필요할 것이다.
Q.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대수 세계 5위이다. 반면, 기술력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와 티어1,2 업체들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일부 기술은 우리나라 업체가 선도하고 있다. 오토모티브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의 도전적인 행보는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단지 오토모티브 산업군을 이끌 전자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만은 지적하고 싶다.
다행히 학계에서 인력 양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 양상에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 3~4년 후에 우수한 인재가 대거 배출돼 오토모티브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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