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기자 = 지난 2월 1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코리아 신임 사장에 부임한 켄트 전 사장은 혼합신호 아날로그 및 전원관리 솔루션 영업 분야에서 17년 이상 몸담은 인물이다. 그는 TI코리아 사장 중 드물게 외부 영입 인사다. 켄트 전 사장은 최근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 호텔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을 3년 안에 15%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임 포부를 밝혔다.]
“ 오토모티브 시장은 쟁쟁한 업체들이 많아 초기 진입이 어렵지만, 고객에게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넓혀나갈 것이다 ”
80여 년의 아날로그 반도체 역사를 지닌 텍사스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TI)는 1977년 한국 영업사무소를 시작으로 1988년 삼성동 무역센터에 한국법인으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코리아(이하 TI코리아)를 설립했다. TI는 아날로그 전문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2011년 내셔널세미컨덕터(NS) 사를 전격 인수했다.
포천지가 선정한 “가장 칭찬할만한 기업”으로 8년 연속 선정된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2대 기업인 TI는 세계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로 아날로그 분야의 맹주다. 켄트 전 신임 사장을 발탁한 이유도 아날로그 사업을 더욱 키우겠다는 TI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다음은 켄트 전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TI코리아 대표로 선임됐다. 많이 바쁠 것이라 예상되는데 근황은 어떠한가?
TI코리아 사장을 맡은 지 석 달이 약간 넘었다. 현재 여러 가지 비즈니스와 프로세스를 배우는 중이다. 몇 개월 전 본사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회사의 문화를 이해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존 조직 사회에서 배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TI만의 색깔을 담아낼 계획이다.
Q. TI코리아의 조직 소개와 작년 비즈니스 성과는
TI코리아의 세일즈 마케팅 조직은 크게 3개의 부분으로 구성된다. 세일즈, FAE, BD(Business Development) 팀이다. 세 팀은 모두 TI코리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팀을 꼽으라면 BD팀을 들 수 있다. BD팀이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면 세일즈팀이나 FAE팀이 뒤를 받쳐주기 때문이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모든 반도체 회사가 고전했다. TI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2000년도 후반부터 제조 쪽에 많은 중점을 두어, 업계 최초의 300 mm 아날로그 웨이퍼 팹을 설립했다. TI는 아날로그 매출 비중이 47%로 가장 높다. 그 외에 무선 18%, MCU 15%, DLP, 계산기 제품 등이 19%를 차지한다. 산업군은 통신에서 50%로 가장 높고 오토모티브 부문이 8% 정도다. TI의 장점은 한 가지 분야가 아닌 인풋에서 아웃풋을 커버하는 모든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약 6만 가지 이상이다. 쉽게 말하면 메모리를 뺀 모든 반도체 제품군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는 어떤 제품 설계에도 대응 가능해 종합 솔루션을 업체에 제공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1년 TI코리아는 1조 2천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Q. 특별히 오토모티브 부문에 집중하는 이유는?
TI코리아는 오토모티브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왔다. 국내 자동차 기업들도 연간 800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동차에는 많은 전자회로가 탑재된다. TI는 동종 업계에서 전 세계 브레이크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에어백 40%, RKE/패시브 엔트리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TI는 후방 카메라, 사각지대 감지 및 충돌 방지 시스템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아날로그, 임베디드 프로세싱 제품이 잘 포지셔닝돼 있다. 또한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에서도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TI는 오토모티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 MCU 기술지원 인력을 보강하고 전문 기술영업팀을 구성하는 등 지속적인 인력 보강이 이루어지고 있다. TI코리아는 올해 20여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인데, 그 가운데에는 오토모티브 분야를 전담할 인력이 포함돼 있다.
TI코리아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가장 빠르게 공급할 것이다. 또한 국내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면 본사에서 직접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Q. 예전부터 오토모티브 비즈니스를 언급했지만,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오토모티브 분야는 디자인에만 3년, 양산에 5년이 걸린다. TI는 지난 3년간 많은 디자인을 해왔다. 이제 시장에 나설 차례라고 생각한다. 쟁쟁한 업체들이 많아 초기 진입이 어렵겠지만, 고객에게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넓혀나갈 것이다. 처음부터 오토모티브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점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업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술지원 분야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할 생각이다. 아울러 20명 이상의 오토모티브 전담팀을 구성해 기술지원 분야를 강화할 것이다.
Q. 국내 대학에 많은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TI코리아는 많은 대학에 DSP/MCU 랩을 개설했다. 대학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얼마 전, 고객 사장님을 만나 적이 있다. 그분께서 대학 때 공부했던 경험이 사회에 나와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동의한다. TI코리아는 학생 때부터 사용자 경험을 키워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더불어 대학 지원뿐만 아니라, 논문 콘테스트 등의 새로운 프로그램에 힘쓰고 있다.
Q. 앞으로 사업계획은?
앞서 언급했듯이 오토모티브 분야에 집중할 것이다. 현재 오토모티브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TI는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 오토모티브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일궈왔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선 후발주자다. 더 많은 투자와 인력 보강을 통해 국내 시장을 키워 나갈 생각이다. 더불어 아날로그 반도체와 MCU 부문에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은 한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성장 잠재력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는 TI가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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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트 전 신임 사장
온세미컨덕터의 한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 총괄 세일즈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미국 타이밍 솔루션 업체 디세라 월드와이드 세일즈 부사장을 지냈다. 또한 인터실 아시아퍼시픽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워싱턴주립대학교에서 아날로그 회로설계를 전공했으며, 피닉스대학교에서 국제경역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에서 기술관리 박사학위를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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