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2020년대 10가지 테크 정책 이슈’ 발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법률책임자(CLO)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 사진) 사장은 최근 자신의 링크트인(LinkedIn)에 ‘2020년대 10가지 테크 정책 이슈(The top tech policy issues for 2020s)’를 게재했다.
2020년은 한 해를 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10년을 여는 해라고 말하며, 2020년대는 기술 세계와 규제의 전면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특히 2020년대는 컴퓨팅 파워의 지속적 발전과 클라우드, 디지털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로 2010년대보다 25배나 많은 데이터로 시작했다고 언급하며, 2020년대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어 퀀텀 컴퓨팅의 획기적 연산능력에서부터 헬스케어, 5G 등 기술의 사용이 더욱 발전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또한 이 새로운 AI 시대는 향후 30년간 우리의 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며, 기회와 불안이 공존하는 시대에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함께 정리해보는 10가지 정책 키워드를 제시했다.
브래드 스미스 최고법률책임자(CLO) , 마이크로소프트
1. 지속 가능성: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의 역할
기후변화에 관한 최근의 과학적 연구 흐름을 살펴보면, 지구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성이 테크 산업을 비롯해 향후 10년간 주요한 정책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예상된다. 전 세계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함에 따라 디지털 데이터와 기술은 향후 10년 동안 가장 가치 있는 도구 중 하나로 입증될 것이다. 현재 탄소 문제가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기후 문제는 이미 다각적이다.
물, 폐기물,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하고 협력적인 조치가 필요하며 이는 데이터 사이언스와 AI를 통한 통찰력과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짧게는 5년에서 10년 안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는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2. 민주주의 수호: 국제적 위협과 국가별 도전 과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해킹과 이메일 유출로부터 정치 캠페인과 정부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유권자 명부와 선거 자체에 대한 디지털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장 광범위하게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기본적 특성을 악용한 허위 정보 캠페인에 대한 보호가 요구된다.
2016년에 발생한 미국 대선 캠페인 해킹 사태와 2017년에 발발한 워너크라이(WannaCry)와 낫페트야(Not-Petya) 같은 랜섬웨어 공격 등 민간 영역에 사이버 공격이 침투했던 선례들이 2020년대에도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안 분야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기술 선도 기업 중 하나로 시민 사회의 정치적 투명성을 위해 민주주의 수호 프로그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26개 민주주의 국가들의 후보들을 보호하는 어카운트 가드 프로그램, 투표 과정의 안전을 높이는 일렉션 가드 프로그램, 허위 정보를 규명하는 뉴스가드 이니셔티브 등을 지원한다.
3. 저널리즘: 미디어 산업 혁신의 원동력 제공
건강한 민주주의는 건전한 저널리즘을 필요로 하지만, 전통 미디어 시장은 약화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2018년에 집계한 방송산업 종사 인력은 3만 7,900명으로 2015년 대비 14%, 2004년 대비 47% 감소했다고 한다. 전통 미디어 산업의 수익원은 소셜 미디어, 검색 엔진,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 등 닷컴 산업이 발전하면서 대폭 감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기술로 딥페이크(Deepfakes)를 감별해 영상 조작으로 인한 허위 사실 유포를 줄이고 신뢰할 수 있는 컨텐츠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클루니 정의 재단(Clooney Foundation for Justice)과 협업해 인권 남용, 부패, 분쟁 분야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AI와 같은 디지털 기술은 언론인의 안전을 모니터링하고, 위협을 발견하며, 법정에서 정의를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4. AI 시대의 프라이버시: 제2의 물결에서 제3의 물결로
프라이버시 보호의 제1 물결은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이 웹사이트에서 소비자 데이터 사용을 사전에 고지하고 정보 사용 동의를 받도록 법률을 제정하면서 형성되었다. 이후 이러한 소비자 데이터에 대한 접근 및 통제권을 소비자에게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2 물결이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유럽연합 개인 정보 보호 규정)의 주도에 의해 시작되었다.
2020년대에는 기업들의 데이터 사용 목적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가 적용되고, 안면 인식 및 데이터 보호 기술로 민감한 정보의 이용과 프라이버시 규제의 사각지대를 관리하는 제3의 물결이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5. 데이터 및 국가 주권: 경제학과 지정학의 결합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기술과 지정학의 이해관계가 얽혀 국가내 디지털 데이터 보호와 통제권을 규정하는 ‘디지털 주권’ 개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가 보안을 위해 명문화된 허가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공공 분야의 데이터가 개방되지 않도록 규제하며, 동시에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국내 기술 발전을 위해 타 국가의 발전된 기술들을 수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데이터 경제는 공공 정책의 신성장동력이다. 데이터양의 증가가 ‘더 나은 AI(Better AI)’ 모델을 개발하고 AI의 활용도를 더욱 높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 선도 국가들과 기업들에 데이터가 편중되는 현상이 우려된다. 디지털 주권이 오픈 데이터 이니셔티브(Open Data Initiative)의 원동력이 되어 소규모 기업과 단체가 정보를 공유 또는 연합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새로운 라이센싱 및 지적 재산권 정책이 수립된다면 이러한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6. 디지털 안전: 끊임없이 진화하는 위협에 맞서야 할 필요성
낙관주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해니 파리드(Hany Parid)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교수가 2009년에 함께 개발한 포토 DNA(PhotoDNA)로 시작되었다. 포토 DNA는 온라인상의 사진들을 비교 및 대조하여 아동 착취에 관련된 불법 이미지들을 식별해내는 기술로 아동 노동 착취 및 아동 포르노 이미지 확산 등의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그러나 2019년 하반기 미국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가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범죄자들이 영상 및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 기술을 이용해 아동 착취를 지속하는 등 범죄 수법 역시 최신 기술을 이용해 진화하고 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 Call) 테러 이후 체결된 크라이스트처치 콜(Christchurch Call)과 같은 민관학 협력 위기 대응 협정이 더 많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7. 인터넷 불평등: 소유의 불평등
2010년대가 지나면서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에게 인터넷이 보급됐지만, 교외 지역의 고속 통신망 보급은 아직 미비하다. AI 시대에 인터넷과 통신은 경제 발전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발전의 가속화를 위해서 인터넷 접근 주체와 사용자별 인터넷 이용 속도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5G에 이어 6G 통신망, TV 화이트 스페이스(TV White Space)와 같은 저궤도 위성 기술들이 발전하는 현실에서 인터넷 불평등으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 해결을 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8. 기술 냉전 시대: 디지털 철의 장막
2010년대에 중국은 국가 인터넷 감시시스템(Great Chinese Firewall)으로 해외 컨텐츠를 강력히 제재했고, 2016년에 사이버 보안법을 통과시켜 중국 내 네트워크 인프라와 정보 시스템으로 국가 주권과 데이터 보호를 강화했다.
중국의 국내 정보 보안은 엄격한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 (Huawei),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등 중국 기업 제품들은 인지도 및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기술 생태계도 점차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양국은 기술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할 준비를 하며 새로운 10년을 시작하고 있다.
9. AI 윤리: 인간에 의해 통제되는 AI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8년 1월 ‘6가지 윤리 원칙’을 발표한 바 있다.
2020년대에는 AI 적용 원칙의 규명보다 거버넌스 모델, 엔지니어링 요건, 교육, 모니터링, 컴플라이언스 등 명확한 기준으로 AI윤리를 실행하는 것이 주요한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트렌드를 지원하기 위해 2019년 하반기에 최초의 책임 AI 원칙(Responsible AI Standard)을 발간, AI 윤리 실행에 필요한 기준들을 명시했다.
또한 AI 윤리 설정의 목표와 결과의 합치 여부가 중요한 동향이 될 것이다. 현재 안면 인식 기술 및 살상 무기에 대한 AI 적용 여부가 세계적으로 중요한 의제이다. 이와 같이, 2030년대에 더 많은 기술 이슈들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기술 윤리에 대한 소통이 원활해지도록 2020년대에 많은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10. AI 경제 시대의 고용 및 소득 불평등
AI 경제 시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 2010년대의 기술 발전은 개발도상국 경제를 부흥시켰지만 고용시장 내 경쟁이 과열됐다. 이로 인해 선진국들은 내수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일례로 링크트인 내 데이터를 보면, 유럽 내 기업들은 견습 경험, 기술 습득, 학부 생활 중 취득한 자격증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과 같은 나라 역시 이러한 추세에 가담했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할 때 정부 역시 개인의 교육 비용을 지원하는 데에 대한 정치적 관심도 함께 더 커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향후 많은 인사 담당자들과 정부 기관들은 AI 교육 기회 확장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스마트앤컴퍼니.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