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공구처럼 쉽게 쓰는 협동로봇 제공이 목표입니다”
  • 2018-06-12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협동로봇의 원조 ‘유니버설로봇’, UR플러스로 생태계 확장


인터뷰 이용상 한국영업 본부장


유니버설로봇(UR: Universal Robots)은 지난 3월, 2017년 매출액 1억7천 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72%가 급성장한 수치이다. 이용상 한국영업 본부장은 한국도 글로벌 매출에 큰 일조를 했다고 강조했다. 외국 기업이 다 그렇듯이 한국 매출액은 공개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일정부분 일조를 했다면 글로벌 성장만큼 한 것이 아니냐고 넌지시 웃었다.

유니버설로봇은 사용자 친화적이고 유연성에 초점을 맞춘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s)의 원조’ 기업이다. 지난 2005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로봇 제작을 목표로 설립되어 2008년에 산업용 로봇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제조 업계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공정을 간단히 자동화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로봇 암을 전 세계 50여 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직원들끼리 하는 우스개 소리로 홈쇼핑에서 팔 정도로 사용하기 쉬운 로봇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 본부장을 만났다.

Q. 협동로봇 시장이 커진 탓인지, 매출이 많이 늘었다 하는데.
A.
글로벌 매출이 72% 늘어났다. 한국도 큰 역할을 했다. 유럽 50%, 아시아 25%, 아메리카 25%를 차지하는데 아시아가 잘하고 있다. 모든 게 협동로봇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6년에 한국지사를 설립했는데 최근에 홈페이지도 한글로 개편했다. 그 동안 공격적으로 파트너사를 10개까지 늘린 것이 매출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Q. 협동로봇을 쓰는 곳이 많아졌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UR의 협동로봇이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자동차 분야이고, 그 다음이 금속기계 재료, 전기전자, 식품 의료 분야 순이다. 협동로봇이 각광받은 이유는 데스크톱과 노트북 PC의 관계와 같다. 예전에는 데스크톱 컴퓨터만 있었는데, 노트북이 나와서 쓰다보니 ‘노트북도 필요하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노트북이 새로운 쓸모를 만들어 준 셈이다. 고정식으로 큰 컴퓨터를 두고 쓸게 아니라, 가벼운 컴퓨터도 필요하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런 애플리케이션을 찾았다는 말이다. 겹치는 부분이 조금 있기는 한데, 기존 로봇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협동 로봇은) 아주 다른 영역이다.

Q.. UR이 협동 로봇의 원조이긴 하지만, 이제 경쟁사도 많아지고 있다. 반갑지만은 않을텐데.
A.
일단 경쟁사는 환영한다. 그들은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동업자이기도 하다. UR이 ‘원조’라고 했는데, 맛집도 원조집 주변으로 비슷한 집이 많아야 골목이 형성되고 사람이 많이 모인다. 혼자 마케팅하면 힘들다. 협동로봇이 많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협동로봇이) 대세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 자체가 마케팅이 된다. 특히 지금 협동로봇 시장은 파이를 쪼개는 시기가 아니라 파이를 늘려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에서 예측하기로 협동로봇은 매년 71%씩 볼륨이 늘어나는 시장이라고 한다. 경쟁사들이 시장에 많이 들어와야 시장이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Q. 그래도 어차피 경쟁해야 한다. UR 협동로봇만의 차별성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그렇다. UR 제품을 써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든 것은 UR 비전과 상통한다. 우리의 비전이 “쓰기 쉬운 로봇을 만들어서 모든 회사가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쓰기 쉬워야한다는 것이 중요한 키워드인데, 어떻게 해야 가능한지 고민을 많이 했다. 우선, 한가지는 ‘UR플러스’라고 하는 생태계 조성이다. ‘UR플러스’는 애플의 앱스토어와 유사한 개념이다. 애플이 하드웨어, OS, 기본앱만 만들고 나머지는 모두 아웃소싱하는 것처럼 UR도 마찬가지다. 사실 로봇이라는 것 자체가 로봇만 있다고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센서 등 주변기기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로봇이 기본적으로 폐쇄형 플랫폼이다 보니까, 그동안 따로따로 연구해서 붙여썼다. 하지만 UR은 그것을 하나에 전부 넣었다. UR 로봇을 알면 주변 기기들을 쉽게 연동해서 곧바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우리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다. UR은 단순히 로봇을 파는 것이 아니라, 로봇 플랫폼을 파는 것이다.

Q. 원조집의 여유인가. 기술력은 이미 검증됐다는 얘기로 들린다.
A.
로봇도 초기에 프로토타입 제품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그것을 안정적으로 높은 퀄리티의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느냐이다. UR도 처음에 양산제품을 판매하고 나서도, 제품을 안정화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UR이 겪은 물리적인 시간을 다른 경쟁사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도 그러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고객들은 완성된 제품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사들도 쉽지 않을 것이다.



Q. 로봇의 핵심은 센서이다. 특히 토크 센서가 중요한데, 협동로봇에는 없어도 되나.
A.
속도와 힘을 제어하는 모드가 지원되어야 협동로봇으로 분류된다. 힘과 속도를 제어할 때, 센싱하는 방법이 2가지인데 토크 센서를 쓰는 것과 쓰지 않는 방식이 있다. 각각 장단이 있다. 비용과 민감도에 차이가 있다. 센서를 쓰게 되면, 당연히 더 민감하게 센싱할 수 있지만 가격이 올라가고, 쓰지 않으며 그 반대가 된다. 경쟁사의 한 제품이 7~8천만 원에 달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UR은 토크 센서를 쓰지 않고 그것을 컨트롤하는 방식을 취한다. 실제 토크 센서를 많이 사용해야하는 애플리케이션은 일부이다. 안전과 관련된 분야에 토크 센서를 쓰면 민감해서 동작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가속이 붙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면 로봇이 멈춘다. 로봇이 사람과 접촉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토크 센서를 장착한 로봇이 필요하다면 센서를 추가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서 사용하면 된다.

Q. ‘UR플러스’의 장점이 무엇인가. 이용 사례가 있다면.
A. UR플러스의 장점은 이를 통해서 바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작은 기업과 대학생도 이용할 수 있다. 예전에는 로봇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도 로봇부터 만들어야 하는 그게 굉장히 큰 장애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로봇 플랫폼이 있으니 거기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올리면 된다. 캐나다에 로보티크라는 기업이 있는데 카메라와 그리퍼를 만든다. 이런 것을 만드는 것은 다른 기업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다른 점은 소프트웨어이다. UR이 기본 UI를 제공했지만 나머지는 UR의 API를 가지고 이 회사가 만든 것이다. 제품을 구매하면 소프트웨어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에코시스템을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오픈플랫폼이다. 소프트웨어를 개방하고 제공함으로써 개발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심 갖는 회사들도 많아지고 있고 실제 개발 중에 있다. 개발만 하면 UR이 모두 마케팅해준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셈이다.

Q. UR 협동로봇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강점은 무엇인가.
A.
UR의 소프트웨어는 리얼타임 리눅스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당연히 안정성이 핵심이다. UR 협동로봇은 안전에 관련된 15가지 이상의 고유한 패턴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나가고 있다. 똑같이 A에서 B지점으로 옮길 때, 로봇마다 얼마나 부드럽게 이동하느냐가 조금씩 다르다. 실제 로봇을 아는 사람들은 UR 협동로봇의 그런 점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또 하나가 로봇의 열 발산 문제이다. 이는 로봇에 들어가는 모터의 문제인데, 수명과도 관계가 있다. 전시장에서 사람들이 제품을 만져보고 열 발산 디자인을 상당히 잘 한 것 같다고 말한다. 모두 설계 노하우다.

Q. 최근 협동로봇 시장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트렌드는 무엇인가.
A.
최근 들어, 모바일 플랫폼과 로봇의 하이브리드 타입을 많이 원한다. 모바일 로봇 플랫폼에 관심이 큰 것 같다. 로봇이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것이 효율적인 업무가 있다. 작년에 시험 콘셉트를 많이 만들었고 올해는 실제 많이 팔려 나갔다. 초기에는 바닥에 검은 선을 깔거나, 자석을 설치해 로봇이 이동했는데 지금은 일종의 무인차인, 레이저 스캐너를 달고 장애물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사람도 피해 다닌다.

Q. 협동 로봇이 사람과 함께 협업하는 로봇이지만 결국 사람을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완전 로봇과 무엇이 다른가.
A.
얼마 전에 테슬라의 일론머스크가 과도한 로봇생산 의존이 자신의 실수라고 인정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사람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MIT가 독일의 자동차 회사를 조사해봤더니 사람만 따로 혹은 로봇만 따로 일할 때보다, 사람과 로봇이 같이 일할 때 85% 더 효율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UR도 완전자동화보다는 협업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Q. UR이 추구하는 협동로봇의 미래는 어떤 것인가.
A.
공구처럼 쉽게 쓸 수 있는 로봇. 전동공구 쓰듯이 쉬운 로봇이 UR이 추구하는 협동로봇이다. 지금은 최종 사용자가 로봇을 직접 사서 쓰는 경우는 별로 없다. 대부분 중간에 업체들이 셋팅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손댈 일이 없다. 우리가 원하는 비즈니스에는 그런 일도 있지만 엔지니어가 로봇을 구입해서 바로 공정에 맞게 쓰게 하고 싶다. 그런 일이 확 늘어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로봇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로봇을 홈쇼핑에서 팔 날이 올까, 라고 말한다. 그 정도로 쉬워야 한다. 한 가지 예로 우리 홈페이지에 무료 온라인 트레이닝 코스가 있다. UR 아카데미에서 수강하면, 2~3시간 안에 원하는 일정한 정도의 로봇 동작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Q.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A.
궁극적으로는 마켓쉐어(글로벌 점유율 58%)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계속 키워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품 R&D, 에코시스템, 파트너십을 견고하게 하고 있다. 한국시장 목표도 글로벌 목표와 다르지 않다. 올해 CEO가 2018년도 목표를 50% 이상으로 잡았기 때문에 한국도 같은 목표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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