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하는 산업용 3D프린터, 활용 사례는커녕 도입도 어려워
  • 2018-02-28
  • 오민준 기자, mjoh@elec4.co.kr

3D프린터 가격은 대당 5~10억 원 수준, 재료비도 비싸 
장비는 50%, 재료비는 30% 저렴해야...정부 보조금 절실

국내 3D프린팅 산업이 기술 축적 시기를 넘어 본격 산업화 단계에 들어섰지만,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아직 뚜렷한 사업화 성공 사례가 없어 기업들이 산업용 3D프린팅 공정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3D프린팅 솔루션 제공, 민·관·협 합동 컨소시엄 구성, 전문 인력의 양성,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26일, 한국3D프린팅협회와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제조기반기술로서의 산업용 3D프린팅 확산전략`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3D프린팅 산업과 관련된 민·관·협 관계자가 모두 모여 국내외 시장 현황과 국내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의논했다.

현재 세계 3D프린팅 산업은 2015년 51억 달러 시장 규모에서 2017년 88억 달러로 성장했고, 2019년에는 158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31% 수준으로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3D프린팅 산업도 2013년 620억 원 규모에서 2015년 2,230억 원, 2019년 5,082억 원 수준으로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산업 연평균 23% 성장, 기술력은 선진국 90% 수준 

국내 3D프린팅 산업은 2013년 주목받으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 2015년 3D프린팅산업진흥법 시행, 2016년 3D프린팅산업 진흥 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시장 규모와 기업 수, 기술 개발이 증가하는 등의 성장을 보였다. 또 현재 전국 약 80개소에 이르는 3D프린팅 시설이 구축되어 운영 중이다. 

현재 한국의 3D프린팅 기술력은 선진국의 90%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실제 중견·중소 기업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해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여러 문제가 지적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용이다. 산업용 3D프린터의 가격은 5~10억 원  수준으로 중견·중소 기업에서 선뜻 도입하기에 비싼 편이고, 재료 또한 비싸다. 

이와 관련해 3D프린팅을 대기업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한 경험이 있는 현대중공업 이성모 수석연구원은 3D프린터는 50%, 재료비는 30% 정도 더 저렴해져야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부의 보조금 지원과 같은 금전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3D프린팅 솔루션 도입을 결정해도 설비, 설계 등 제조 공정에 적합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줄 주체가 없다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 이를 운영할 전문 인력도 부족한 현실이다. 기존 제조 공정에 참여하고 있는 실무자가 3D프린팅 기술을 배운다면 도입이 수월하겠지만 대부분은 별도 인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고, 해외에서는 3D프린팅 전문 인력의 몸값이 1~2년 사이 2~3배가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 관련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 중 제조 분야 종사자를 재교육시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한국3D프린팅협회 이용우 이사는 아직 국내 중견·중소 기업의 대표에게 3D프린팅이 익숙하지 않고, 3D프린팅 솔루션 도입에 대표의 결정이 가장 중요한 만큼 꾸준히 중견·중소 기업 대표에서 3D프린팅 솔루션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3D프린팅 애플리케이션 발굴되어 시장에서 증명되어야

28년간 3D프린팅 사업을 진행한 전문기업 머티리얼라이즈의 권순효 팀장은 국내 3D프린팅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첫단추는 활용 사례의 발굴이라고 지적했다. 머티리얼라이즈는 이미 1995년도부터 보청기 사업에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보청기를 제작했었고, 이후 진행했던 임플란트 사업 또한 성공적인 사례였다고 언급하면서 결국 3D프린팅 애플리케이션이 발굴되어 시장에서 증명되어야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자부품연구원 신화선 책임연구원은 외부가 아닌 공장 내부에서 3D프린팅 기술을 도입해 관련 공정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D프린팅의 전과정은 투자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워 외부에 의존해서는 혁신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아직 세계적으로도 기술 축적도가 높지 않다며 공장 내부에서 경험을 쌓은 인-하우스(In-house) 설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3D프린팅 산업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성공한 롤모델의 등장이다. 3D프린팅 솔루션을 도입해 제품 판매, 원가 절감 등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나 기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롤모델이 없었기에 때문에 여유가 없는 중견·중소 기업이 선뜻 나서지 못했던 것이다. 좋은 사례가 등장하고, 정부의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3D프린팅 솔루션을 기업도 도입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 주물사 3D프린팅 방식으로 제작된 알루미늄 소재 배기 매니폴트(왼쪽), 주강 소재 자동차 배기관 일체형 터빈(오른쪽)

 

▲ 시연을 위해 전시된 센트롤 3D프린터 SB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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