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에 의해 전파가 회전하며 겹겹이 쌓여진 채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향후 기존 대비 3배의 주파수 이용효율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어 한정된 주파수 자원 활용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기대된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위성통신 지구국용으로 많이 쓰이는 안테나를 이용해 전파가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면서 전달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본 기술은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것처럼 전파도 특정궤도를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착안하였다. 바로 ‘전파 궤도 각운동량’(OAM) 모드라는 원리다.
ETRI는 본 기술이 그동안 몰랐던 전파의 또 다른 속성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동일 주파수에서 각 전파에너지의 모양(모드)별로 서로 다른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어 주파수를 이용하는데 효율이 커진다는 것이다.
전파는 그동안 수직이나 수평방향으로만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동안 데이터를 두 방향을 통해서만 전송했으나, 주파수 효율이 낮았다.
지난 2011년에 실험적으로 처음 입증된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는 전파의 회전수와 회전 방향을 달리해 모드를 만들 수 있다.
ETRI는 버틀러 매트릭스(Butler Matrix), 2×2 혼(Horn) 급전부, 고이득 카세그레인(Cassegrain) 반사판 안테나로 구성된 장치를 이용, 전파의 회전현상으로 주파수 이용효율을 높였다.
하나의 안테나에서 오른쪽, 왼쪽, 돌지 않는 세 개의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를 발생시키고, 연구진은 동일한 구조의 수신 장치로 세 개의 신호가 복원됨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특히 기존 수직, 수평 두 개의 편파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므로 세 개의 모드를 이용한다면 기존 기술 대비 추가적으로 최대 세 배의 주파수 이용효율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ETRI는 본 기술이 미래 미개척 주파수 자원으로 불리는 밀리미터(mm)파 대역인 30~300 GHz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5G 이동통신 통합망 구축시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본 기술은 위성통신, 고해상도 레이더 등에 응용을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상용화는 4년 내로 보고 있다.
본 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와 IITP(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모바일 빅뱅 시대의 주파수 효율 개선 핵심기술개발』 과제 지원으로 전파 이론 전문가인 목원대학교 조용희 교수와 협력해 개발했다.
연구진은 본 기술을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등 SCI 저널 3편 게재를 비롯, 총 8편의 논문과 10여건의 국제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변우진 ETRI 전파자원연구그룹장은“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는 송·수신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서 수신 안테나 크기가 커져야 하는 문제가 있다. 향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특히 본 기술은 5조 원 규모의 안테나 시장에 활용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확보된 기술을 통해 다수의 전파 궤도 각 운동량 모드도 쉽게 발생 시킬 수 있는 원천특허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원하는 개수의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를 발생시켜 주파수 이용효율을 더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ETRI는 확보된 원천 특허를 기반으로 평면 구조의 반사판 안테나, 대용량 데이터 통신 기술, 고해상도 레이더 기술 등에 단계적으로 상용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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