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시블한 형태의 웨어러블에 활용될 수 있는 태양전지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구겨지거나 접어도 본래 형태로 복구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고민재 박사팀과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 김대은 교수팀은 형상 기억 고분자 기판 위에 고분자 투명전극과 액체 금속을 사용해 태양전지를 접고 구기더라도 본래 형태로 돌아갈 수 있는 플렉시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유기물이 달린 양이온과 요오드화납 음이온이 결합돼있는 물질이다. 최근 차세대 태양전지의 광 흡수층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플렉시블 태양전지는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150도 이하의 저온 공정을 필요로 한다. 유기 반도체를 페로브스카이트와 전극 사이에 중간층으로 사용하는 태양전지 구조에서는 모든 공정이 150도 이하에서도 제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웨어러블 및 플렉시블 소자의 전력 공급체로 적용하기 위해선 기존의 플라스틱 기판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투명전극 기판이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필름은 많이 구부리거나 접으면 소성 변형이 쉽게 일어나 원래 형태로 회복이 되지 않고 투명전도성 전극 역시 잘 깨지기 때문에 웨어러블 및 플렉시블 소자에 적용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기판이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플라스틱 필름 대신 형상 기억 고분자를 평평한 기판으로 제작, 120도 이하의 저온 공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성했다.
태양전지를 접기 전 광전변환 효율이 최고 10.83%, 접고 난 후 10.4%였으며 1000번 벤딩 테스트 후에도 9.68%로 ITO가 없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중에서 가장 높은 효율과 기계적 안정성을 나타냈다. 또, 완전히 구겨지더라도 기판의 형상 기억 특성때문에 최초의 형태와 거의 유사한 모양으로 회복됐다. 원래 형태로 복구된 후에는 6.1% 효율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플렉시블 태양전지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고효율-고유연성 태양전지 구현을 통해 웨어러블 태양전지 등 각종 다양한 웨어러블, 플렉시블 소자로 응용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연구팀은 나노 인덴테이션 분석법과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태양전지에 사용된 재료의 기계적 특성을 심도 분석하고 수학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태양전지를 접더라도 모든 재료에 손상이 없음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연구책임자인 고민재 박사는 “개발한 태양전지는 유연성이 매우 뛰어나고 용액 및 저온공정이 가능하며, 효율이 높아 웨어러블 태양전지, 휴대 전자 소자 등 다양한 전자 기기의 핵심적인 광에너지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는 KIST 주요연구사업인 영 펠로우 연구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런티어사업 멀티스케일 에너지시스템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의 전문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최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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