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용액 공정을 통해 가시광선부터 근적외선까지 감지할 수 있는 차세대 유연 ‘수광(受光)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용매에 분산된 ‘TMD-고분자 화합물’을 통해 박막(薄膜) 제작이 가능해져 세계 최고 수준의 유연성을 지닌 TMD 기반의 대(大)면적 수광 센서 소자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각기 다른 파장을 검출할 수 있는 다양한 TMD 화합물을 동시에 분산할 수 있어 하나의 박막에 여러 가지 TMD 화합물을 넣어 가시광에서부터 근적외선에 이르기까지, 넓은 영역의 파장의 빛을 검출할 수 있는 고감도 수광 센서의 제작이 가능해지게 됐다.
TMD(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계 화합물)는 화합물의 종류에 따라 특정 파장 대의 빛을 흡수하고 전류로 변환하는 특성을 띤 물질이다.
기존 TMD는 책처럼 묶여있는 덩어리에서 낱장으로 분리해야 전기적 특성을 띠는 성질이 있었지만, 이를 위한 기존의 방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양이 소량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TMD와 고분자 물질을 용매에 넣고 강한 힘으로 섞으면, TMD 덩어리가 낱장으로 분리, 이 때 고분자 물질의 사슬 끝에 붙은 아민기(-NH2)가 루이스 산-염기 원리에 의해 TMD 표면에 붙고 사슬 꼬리 부분은 용매 중에 떠 있게 되는 원리를 통해 분리된 TMD가 시간이 지나도 다시 붙거나 가라앉지 않고 분산되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민기는 여느 전이금속과도 결합을 잘 하기 때문에, 아민기를 포함하는 다양한 고분자 복합체와 각종 TMD 나노소재를 원하는 유기용매 내에 분산 시킬 수 있는 본 기술은 플랫폼 기술로서 큰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구에 참여한 박철민 교수는 “차세대 반도체 물질인 TMD를 다양한 용매에 분산할 수 있는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며 “전이금속 화합물이 갖는 우수한 광전특성을 대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계적 유연성을 갖춘 대면적, 고성능의 광검출 소자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포함하는 파장 제어가 가능해, 현재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의료용 수광 바이오 센서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TMD가 갖는 우수한 수광 성능을 고분자를 기반으로 한 유연 소자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유연 수광 소자는 기존의 광센서를 비롯해 플렉시블 이미지 센서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근적외선을 감지하는 유연 수광 소자의 경우 의료용 센싱 및 이미징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적외선 센싱을 필요로 하는 스마트 군복 등 군사적 목적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엔 박철민 교수, 최현용 교수, 디네시 바부 벨루사미 박사 과정 연구원(연세대) 등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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