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시대로 접어들면서 생활 곳곳에서 스마트 센서가 활용되고 있다. 전 세계 센서 시장의 규모가 올해 1,050억 달러에서 2020년 1,41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삶의 지형도를 바꿀 영역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이다. 지난 9월 18일 산업교육연구소가 주최한 ‘웨어러블, IoT 구현 및 적외선 스마트 센서 기술 개발 세미나’에서 “모바일용 비냉각형 적외선 스마트센서 기술 개발과 상용화 동향 및 기술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나노종합기술원 김희연 실장의 강연을 정리했다.
자기 내면을 응시하는 듯한 눈빛, 적당히 다문 입술. 국보 240호 ‘윤두서 자화상’을 보자. 얼굴만 있고 몸이 없다. 이 그림은 어째서 미완성으로 남았을까.
적외선 카메라로 이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 그림을 찍어보자. 옷깃과 옷주름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완성된 작품이었으나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퇴화된 것이다.
이처럼 적외선 센서를 이용하면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보이지 않았던 영역의 비밀을 드러내거나, 위조 그림 인식, 위조 지폐 감별 등이 가능해진다.
위조 얼굴 검출 시에도 적외선 영상을 이용하면 대상물 자체에서 나온 적외선 복사열을 측정, 어둠 속에서도 대상을 인식할 수 있다. 빛과 상관없이 인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IoT시대엔 적외선 센서가 탑재된 Throw-able 센서를 통해 전방위에 대한 감시가 무선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비냉각형’, 비용 감소·소형화 위해 필수
적외선 센서를 스마트폰 안에 삽입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이를 위해 마주한 중대한 과제는 ‘비용 감소’다. 적외선 센서를 스마트폰 내장형으로 만들기 위해 개발자들은 기존 수십 만 원 대 제품을 몇 만 원 대 제품으로 제작해야한다.
따라서 기존 고성능 센서에 장착된 수천 만 원 대의 냉각기는 모바일 영역에선 사라지게 된다. 쉽게 말해, 비냉각형(Uncooled) 적외선 센서가 장착되는 것이다.
과거 디지털카메라의 이미지센서는 휴대폰에 내장되면서 사용자에게 수많은 기능을 제공했다. 적외선 센서 역시 모바일과 결합 시 신(新)애플리케이션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볼로미터 기술, 활용도 가장 높아
적외선 센서는 현재 우리 주위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리모컨은 단파장 영역 대의 적외선 센서를 장착하고 있으며, 사람을 인지하는 조명에도 적외선 센서는 활용된다. 이처럼 적외선이 많이 활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인체감지에 사용되거나, 장거리 통신에도 크게 활용될 수 있다.
적외선은 사용되는 파형에 따라 응용에 차이가 있다. 물질 분석에는 단파장대 적외선이 주로 사용되며, 이미지 검출을 위해선 주로 중·장파장이 사용된다.
오늘날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엔 주로 세 가지 타입이 주로 쓰인다.
볼로미터(Bolometer), 초전형(Pyroelectric), 서모파일(Thermopile) 기술이다. 가격과 성능 면에선 차이가 있지만 볼로미터 방식이 크기 소형화의 장점을 갖추고 있으며, 응답성이 빨라 활용도가 가장 높다.
세 가지 기술 모두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이 뜨겁다. 초전형 및 서모파일 기술은 화소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반해 볼로미터 기술은 응답성이 빠르고 크기가 작다보니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져 저가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각 기술들의 접점이 어디가 될지는 예측이 어렵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춘 동시에 고품질로 인정받는 기술이 승자가 될 것으로 본다. 현재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센서 가격, 70% 하락
IoT 시대에 적외선 센서는 온습도 센서나 자기관성 센서 등 여러 센서와 같이 활용될 것이다,
이를 예고하듯 이미 여러 센서가 하나의 모듈 형태로 제작돼 정보를 무선으로 송출하는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가정 및 사업장에서 활용 중이다.
IoT 시대엔 각 센서의 가격이 2011년 대비 평균 70% 하락할 전망이다. 크기 역시 30 ~ 7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에선 온습도 센서와 관성 센서에 대한 개발 연구에 비해 적외선 센서 연구가 특히 더딘 실정이다. 모바일 응용 과제를 맞아 부품 조달, 가격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크기는 줄이고 성능은 그대로’
현재 적외선 센서는 전 세계적으로 약 70만 대가 판매되고 있다. 100만 대가 채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적외선 센서가 스마트폰에 적용된다고 생각해보자.
통상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은 약 100만 대 이상 시장에 출시된다. 플래그쉽(Flagship) 모델의 경우 억 대 단위로 출시된다. 적외선 센서 판매량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를 사전에 내다본 많은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적외선 센서 모바일 탑재를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현재까진 내장용으로 개발이 안 된 상태로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핵심은 ‘저가격 실현’과 ‘크기의 감소’다. 적외선 센서 특성상 크기가 줄면 성능은 저하될 수밖에 없기에 크기를 줄이면서 동일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본다.
렌즈 소형화·저가격 필수
2012년 이후 초소형 적외선 센서 제품 출시가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울트라 로우엔드 제품이 80 × 80 픽셀 이하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즉, 성능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제품 대다수의 픽셀 수는 17마이크로미터(μm)다. 강연자는 2020년 경 대다수 제품의 픽셀 수가 6마이크로미터로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간적인 갭은 기술의 원천적인 한계 때문이다.
렌즈 가격 역시 중요하다. 센서 가격의 30% 이상을 차지는 것이 렌즈 가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렌즈 소형화와 저가격에 대한 요구가 실현가능해질 때, 모바일 적외선 센서 기술이 가능해지리라 본다.
신소재 ‘켈코지나이드’
기존의 적외선 렌즈 소재는 게르마늄(Germanium)이다.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소재로 중국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는데, 여기서 중국 기업이 이점을 얻고 있다.
게르마늄이 고가이다 보니 저가 실현을 위해 켈코지나이드(GeTeN) 소재가 검토되고 있는 상황도 주목해야 한다. 기존 게르마늄 렌즈의 경우, 기계 가공에 의해 깎다보니 가공비가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켈코지나이드 소재를 쓰게 되면 값싸고 빠른 제작이 가능해진다. 모바일화(化)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해외에선 켈코지나이드 소재를 이용해 센서 위에 올라가는 렌즈도 웨이퍼 레벨 옵틱스(Wafer level optics, WLO)로 제작하려는 노력을 시도 중에 있다.
결론적으로 적외선 센서는 성숙한 단계에 진입했지만 모바일 장착을 위한 센서 개발엔 많은 숙제가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중국의 행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술적으로 뒤쳐져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중국의 적외선 센서 개발이 진보에 진보를 거듭하고 있기에 국내 기업에서 관심을 갖고 주시해야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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