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다이얼로그세미컨덕터가 미국의 아트멜을 인수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을 포함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다이얼로그세미컨덕터(Dialog Semiconductor, 이하 다이얼로그)는 현금과 주식으로 46억 달러(약 5조 4,800억 원)에 아트멜(Atmel)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다이얼로그는 애플의 고사양 아이폰에 채용되는 전원 관리 칩을 생산하는 업체다.
컨슈머와 업무용 하드웨어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에 경쟁력을 갖춘 아트멜 인수를 통해 미래 IoT 시장의 파이 조각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다이얼로그의 잘랄 바게를리(Jalal Bagherli) CEO는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몇몇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자사의 사업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아트멜이 보유한 컨슈머에 대한 강점이 자사를 무인자동차, 웨어러블, IoT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합병, 올 상반기 ‘19건’
올 들어 반도체 업계의 인수합병(M&A)이 유난히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다. 인수하는 업체는 주가가 낮아진 시기를 노려 과감히 배팅해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
올해 2분기까지 조사된 반도체 업체 간 인수 합병은 총 19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규모 면에서도 대형 기업들의 굵직한 인수합병이 많았다. 올 상반기 이뤄진 인수합병 금액만 83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대표적인 사건은 아바고(Avago)와 브로드컴(Broadcom)의 인수합병, 그리고 인텔(Intel)과 알테라(Altera)의 인수합병이다. 아바고와 인텔은 각각 370억 달러와 167억 달러를 들여 상대 기업을 인수했다. 외신들은 아바고의 브로드컴 인수를 반도체 산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 건으로 평가했다.
다이얼로그, 27억 달러 매출 예상
한편, 1984년 설립된 아트멜은 매출의 70% 이상을 스마트 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 등에 채용되는 MCU에서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트멜이 보유한 자체 제조 시설 역시 다이얼로그의 생산비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바게를리 CEO는 “아트멜은 IoT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보안 기술을 꾸준히 연구 개발해왔다”며 “이는 미래 IoT를 위한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합병된 회사는 27억 달러(약 3조 2,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아트멜 소속 직원은 대략 5,000명 정도로 자사의 직원 수 1,500명 보다 많은 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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