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비상하고 있다. 210조 원을 네트워크 인프라에 투자하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ICT 융합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올해 중국의 ICT 시장 규모는 500조 원을 훌쩍 넘어 우리나라의 7.6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빅데이터 산업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작년 75억 위안의 시장 규모를 돌파했으며, 올해엔 116억 위안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데이터는 창조의 시대로 이행하기 위해 필요하다. 빅데이터는 향후 2,30년 동안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를 줄 것이다.”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 홀딩의 마윈(Ma Yun) 회장은 빅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자주 강조한다. 최근엔 공식행사에서 그 빈도가 늘었다.
세계는 바야흐로 IT 시대에서 데이터 기술(Data Technology, DT)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빅데이터 시장 경쟁은 과열되고 있으며 기술 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참여 기업이 증가하며 서서히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IT 리서치 기업 위키본(Wikibon)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285억 달러(약 32조 원)로 2013년 대비 53.2%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론 매년 40%씩 성장하며 IT 시장보다 일곱 배 빠른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거대 IT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빅데이터 산업 역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2012년까지 별다른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중국의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작년 75억 위안(1조 3,800억 원)을 돌파했다. 2013년 대비 28.4% 성장한 규모다. 물꼬를 튼 중국의 빅데이터 산업은 향후 몇 년간 100% 이상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 빅데이터 시장에 원동력 제공
중국 내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이에 따른 모바일 인터넷 활성화로 인해 중국 빅데이터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2013년 중국의 스마트폰 출고량은 이미 총 3억 1,800만 대로 집계돼 중국의 흡연 인구(약 3억 명)를 넘어섰다. 이에 더해 작년 1분기 중국에서 출시된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 세계 출하량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빅데이터 시장 발전에 원동력이 되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해 커다란 전환점을 맞은 것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지난 7월 발간한 ‘ICT in China 2015’에 따르면 중국의 LTE 가입자는 최근 3개월 만에 6,000만 명 이상 급증해 지난 4월 기준 약 1억 8,0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LTE가 본격화되고 있는 중국의 통신환경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IoT 단말이 만들어 낼 방대한 데이터를 생각해보면 중국의 빅데이터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중국 각 지역에서도 빅데이터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노력을 투입 중이다.
중국 서부 지역인 징진지(京津冀)의 경우, 중국을 대표하는 IT 산업 단지인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을 활용, 대형 빅데이터 기업들을 육성했다. 그 결과 많은 기업들이 징진지 지역으로 집중되면서 빅데이터 산업 단지가 구축됐다.
중국 남서부 지방에 있는 성(省)인 구이저우성(貴州省)의 경우 작년 전자정보산업의 규모가 1,46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62% 성장했다. 전자정보산업에 대한 투자는 230억 위안으로 225% 성장했으며, 빅데이터 관련 기업이 총 1,721개로 2013년 대비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주장강(珠江) 하류 유역에 이뤄진 삼각주인 주강삼각주(珠江三角洲) 지역에선 산업 관리 및 응용 발전 측면에서 빅데이터 관련 기업의 역량 제고에 힘쓰고 있다.
제조업과 연동 시 빅 블루오션 나타나
중국 제조업계의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중국제조 2025’ 계획이 발표된 이후 점점 고조돼왔다.
빅데이터 기술이 R&D, 생산, 판매 등 제조업 단계를 연결시키는 중추 시스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빅데이터 기술은 생산·시장·공급 사슬 등의 데이터에 대해 알고리즘 분석 방식을 적용하며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 관리를 용이하게 하는 것 뿐 아니라 이를 거대 수익으로 연결시킨다. 향후 중국 제조업 시스템 전반에 인터넷 기술을 적용함에 따라, 최소 3조 달러 이상의 GDP 증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 빅데이터 산업은 고급 단계의 상품, 그리고 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방대한 데이터 수집 및 전처리, 데이터 분석을 통한 해결방안 제시 등의 역량이 완전하지 않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빅데이터 활용 수준은 현재 초기 단계지만, 자본 투입이 빨라짐에 따라 일정 단계가 지나면 급속도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BAT’와 빅데이터
빅데이터와 관련해 주목해야할 중국 기업은 죖중국 BAT’로 불리는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다.
중국의 구글로 일컬어지는 바이두(Baidu)는 이용자 검색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오픈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으로 빅데이터 처리를 실현한다. 컴퓨터 인공지능 학습법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 데이터 모델 및 대규모 GPU 병렬 컴퓨팅 기술은 바이두 브레인을 통해 통합된다.
작년부터는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 1시간 단위로 지역별 인구이동 현황을 보여주는 ‘첸시(遷徙)’ 서비스를 중국의 국영방송 CCTV에 제공하고 있다. 바이두는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 연구소, 딥러닝 연구소(IDL), 베이징의 빅데이터 연구소를 통해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 중이다.
중국 인터넷서비스 전문 업체 텐센트(Tencent)는 중국에서 가장 큰 소셜 데이터(social data)를 보유한 기업이다. 최근 중국판 싸이월드 큐존(Qzone)으로부터 백엔드데이터(backend data) 통합을 시도 중에 있다.
텐센트는 중국의 카카오톡인 ‘위챗(WeChat)’과 전자상거래 중심으로 안정된 생태계를 확립했다. 그러나 현재까진 빅데이터 기술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잘 알려진 IT 공룡 알리바바(Alibaba)는 수집, 처리, 저장 및 데이터 관리에 가장 성숙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거래액 1조 위안(약 183조원). 수년간 전자상거래를 통해 발생한 정보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 빅데이터를 통해 수집한 정보 자체를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마윈 회장은 작년 11월 강연에서 “몇 년 안에 알리바바의 모든 업무를 데이터화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축적된 모든 업무를 통해 빅데이터를 만들고 만들어진 빅데이터가 새로운 가치를 다시 창출하면 이것이 곧 수익이 된다는 뜻이다. 그에게 있어 빅데이터란 진정한 의미의 달러박스인 것이다.
中 전자상거래 한국 15배
올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약 5,627억 달러로 한국의 15배를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ICT 기업들은 온라인 쇼핑의 성장을 기반으로 전자결제와 O2O(Online to Offline)로 전자상거래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2015년 인터넷전문 은행을 개설하며 금융업의 핵심인 은행업까지 진출했다. 모바일 쇼핑 시장 성장으로 촉발된 중국 전자상거래 산업의 지속적 성장이 미래 빅데이터 시장 수익 창출에 주요 동력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외에도 바이두와 알리바바의 빅데이터 자료는 2013년 11월부터 중국 국가통계국에 제공돼 중국 정부의 공식통계집계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엔 바이두를 중심으로 빅데이터 서비스를 해외 주요기관에 제공하는 글로벌 진출 움직임도 감지된다. 작년 8월 UN은 바이두와 손잡고 환경과 건강 부문 문제 해결을 위한 ‘빅데이터 연합 실험실’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또한 작년 11월 한국관광공사도 바이두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국인들의 방한관광 현황 분석을 실시한 바 있다.
투자주체 다원화… 인수합병 증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중국에서 생산성 향상이 가장 기대되는 산업은 제조업, 컴퓨터 및 전자제품, 정보산업 등 이다.
현재는 다양한 기업들이 변화될 미래를 위해 빅데이터에 의한 효능을 실험하고 있다. 그 중 ICT 산업은 빅데이터의 실험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다. 통신업체들과 인터넷 기업들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타업체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창출하고,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집중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선 현재까지 빅데이터와 관련해 진행된 인수합병은 20여 건에 이른다. 355억 위안(약 6조 5,3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뿐만 아니라 투자주체도 다원화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에서부터 IT기업,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빅데이터 기업 등이 주요 투자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은 지금껏 해외 산업을 모방하기에 바쁜 ‘세계의 공장’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거대해진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세계의 중심’으로 주목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중국 중심의 ICT 생태계를 확산하는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빅데이터 산업에서 중국이 슬슬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면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걸음마 단계다. 코카콜라와 자라(Zara), 구글을 비롯해 해외 기업이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하여 이익을 창출한 사례는 다양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까지 빅데이터 활용과 이의 수익 모델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빅데이터 활용은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 많이 미흡한 수준”이라며 “빅데이터를 비즈니스에 도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선 인력 육성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투자와 인프라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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