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인터넷(IoT)이란 용어가 활성화되고 회자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직 많은 사람이 사물 인터넷을 약 10년 전의 RFID와 M2M 기술로 연상하기도 한다. 물론 RFID와 M2M이 사물 인터넷 기술의 한 부분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이글에서는 사물 인터넷 도입에 따른 이해 및 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사물 인터넷을 이해하기에 앞서 M2M에 대해 설명하면 머신-투-머신(machine to machine), 즉 하나의 시스템 내에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 하지만 M2M은 서로 다른 시스템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그 데이터를 통한 수익이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없다. RFID 역시, 하나로 집적할 수 있는 프로토콜이나 통신 기술일 뿐이다. 따라서 사물 인터넷을 M2M이나 RFID의 확장된 개념이라고 판단하면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시스코의 최귀남 공공사업본부 이사는 “사물 인터넷은 단순히 사물만이 연결된 것이 아니라 개인이나 회사,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IP가 연결되는 것”이라며 “사물 인터넷을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하나의 큰 흐름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즉 사물 인터넷은 사람과 사물, 다양한 시스템, 산업군 별로 업무 프로세스가 나뉘는데 이러한 모든 것이 연결된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다양한 것이 연결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결국 사물 인터넷은 자동화나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사물 인터넷은 사물을 유무선 인터넷으로 연결해 스마트한 운영을 할 수 있어 비즈니스 효율과 성장은 물론, 삶의 질까지 향상할 수 있다. 이는 특정 기술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오늘날의 클라우드는 예전의 우수한 서버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활용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면서 클라우드란 개념이 생겨났다.
최귀남 이사는 “최근 많은 기업이나 기관이 클라우드를 사용하지만, 불과 3 ~ 4년 전에는 이런 서비스가 없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사물 인터넷은 기존 우리가 가진 다양한 기술과 솔루션, 서비스의 결합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커넥티비티의 중요성
가트너는 2020년까지 사물 인터넷 시장이 약 1조 6,000억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물 인터넷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먼저 커넥티비티 즉, 네트워크를 꼽을 수 있다. 이유는 사물과 사람, 모든 프로세스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사물이나 플랫폼이 있어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도 통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 사용자 입장에서도 기존에는 자신이 가진 디바이스의 성능과 기능, 모양 등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사물 인터넷 세상이 도래하면 커넥티비티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네트워크가 플랫폼화되는 과정이나 그 윗단에서의 서비스를 구현,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 많이 알려진 플랫폼 중에 뫼비우스가 있다. 뫼비우스 플랫폼은 디바이스나 업무 플로우 등이 서로 연결되지 않으면 플랫폼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상용화할 수 없다. 또한 자신이 사용하는 디바이스나 혹은 업무에 필요한 디바이스를 등록해 특정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활성화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도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네트워크 플랫폼은 모든 산업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유는 각 산업군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디바이스나 애플리케이션이 하나의 네트워크 플랫폼에서 구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귀남 이사는 “기존에 산업용 인터넷은 단지 인터넷이었을 뿐이었다면 사물 인터넷은 인터넷의 서비스로서 언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활용이 관건
오늘날 세계 인구는 약 72억 명 정도이며 2020년에는 약 500억 개 정도의 사물이 네트워크에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통 한 사람당 6개의 사물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수치이다. 최귀남 이사는 “2020년이 되면 집안의 게이트웨이를 통해 스마트 TV나 제습기, 냉장고, 에어컨 등이 연결되어 더욱 윤택한 삶을 영위할 것”이라며 “결국 사물 인터넷은 네크워크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플라스틱이 처음 개발됐을 때 어디에 사용할지 고민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플라스틱이 사용되지 않은 제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그만큼 사물 인터넷도 실산업에 적용되면 시장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네트워크에 수많은 사물이 연결될수록 데이터 트래픽이 제대로 전송·처리되지 않으면 사물 인터넷 시대는 조금 늦게 올 수 있다. 최귀남 이사는 “지난 2년간 생성된 데이터양이 전체 데이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데이터가 데이터로만 단순히 주고받는다면 새로운 비즈니스나 서비스를 창출하기 어려워 가치 있는 데이터를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
사물 인터넷은 데이터 측면에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가 매우 중요하다. 기업은 A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플랫폼을 사용해야 하고, 이 서비스를 운영·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도 필요하다. 인프라는 대개 네트워크와 일반적으로 IP 주소를 가질 수 있는 디바이스들이다. 윗단에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 이것을 통해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물 인터넷 세상이 열리면 사물 인터넷과 연관된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 플랫폼은 다양한 디바이스와 연결해 사용해야 하므로 기존 플랫폼과는 다르다.
사물 인터넷에 특화된 네트워크 구성요소들은 다양한 기기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 센서 디바이스는 조도와 온도, 발열, 무게, 요소 센서 등의 다양한 종류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종류의 디바이스가 상호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중간에 애플리케이션이 내재되기도 한다. 빌딩 시스템의 경우 독자적으로 설계·운용·관리되지만, 주차관리 시스템과 엘리베이터가 연결되면 백화점 손님의 차를 인식해 소비패턴과 성향 등을 알 수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산업군의 시스템이 연결되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생성된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최귀남 이사는 “서로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시스템이 연결돼야 진정한 사물 인터넷 시대로 볼 수 있다”며 “사물 인터넷에서 데이터 분석은 굉장히 중요한 영역으로 기존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망
시스코는 민간(21건)과 공공(40건)의 실제 사례를 상향식 분석을 통해 도출해낸 결과, 사물 인터넷의 잠재 시장 규모를 19조 달러로 전망했다. 민간 부문과 공공부문은 각각 14조 4천억 달러, 4조 6천억 달러로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M2M은 사물과 사물이 연결됐지만 하나의 에코시스템이 아닌 서로 다른 산업 혹은, 관련 산업이지만 다른 솔루션을 사용하는 사물, 이런 것이 모두 연결된 것을 의미한다. M2P는 사물과 사람이 주고받은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P2P는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데이터 전송/회신하는 의미로 사람과 사물의 협업으로 볼 수 있다.
최귀남 이사는 “사물 인터넷 연결에 필요한 요소는 크게 M2M과 M2P, P2P가 있다”며 “요소별로 연결이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시장 규모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물 인터넷은 결국 단순히 사물의 연결만으로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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