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곤국립연구소(ANL), 시카고 대학교, 아이오와 대학교, 일본 도호쿠 대학교 연구진이 공기 대신 자석을 통해 신호를 전송하는 방식을 통해 칩 전체에 개별 큐비트를 연결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시카고 대학교 프리츠커 분자공학대학의 분자공학 및 물리학 교수이자 시카고양자거래소(Chicago Quantum Exchange, CQE) 소장이며 아르곤에 위치한 Q-NEXT 연구 센터 책임자이자 이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인 데이비드 아우스찰롬(David Awschalom) 교수는 “이 실험은 상온에서 기존 재료를 사용하는 확장 가능하고 견고한 양자 기술의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POC)이다. 이 실험의 장점은 단순성과 양자 디바이스를 설계하고 궁극적으로 양자를 얽히게 하는 잘 확립된 기술을 이용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양자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자 얽힘을 통해 큐비트를 연결해야 하지만,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큐비트로 사용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의 특정한 결함인 질소-공백(Nitrogen-Vacancy, NV) 센터의 경우, 서로 통신하기 위해서는 매우 가까워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NV 센터 사이의 일반적인 양자 상호작용의 최대 범위는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인 수 나노미터에 불과하며, NV 센터가 서로 너무 가까우면 유용한 구성으로 설계할 수 없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아이오와 대학교 물리학 및 천문학 교수이자 기업 파트너인 양자 기술 회사 퀀트캐드(QuantCAD)의 수석 과학자인 마이클 플라떼(Michael Flatté) 교수는 “선을 연결하고 디바이스를 만들려면 직접 손으로 만질 수 있어야 한다. 나노미터는 그러기에는 너무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석이 등장한다.
2년 전, 플라떼 교수와 그의 공동연구진은 자성 재료를 사용하여 NV 센터를 양자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센터가 서로 얽힐 수 있도록 제안하는 이론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두 NV 센터 간의 일반적인 상호작용에는 마이크로파가 포함된다. 제안된 디바이스에서 자석은 NV 센터에서 마이크로파를 받아 매그논(magnon)을 통해 반대편 NV로 전달한다.
연구진은 큐비트(구와 화살표로 표시)가 공기가 아닌 자석(직사각형 고체로 표시)을 통해 서로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 기술을 통해 큐비트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멀리 떨어져 위치할 수 있으며, 큐비트 간의 선택적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이미지=Peter Allen]
플라떼 교수는 “마이크로미터 단위는 컴퓨터 칩의 실리콘 트랜지스터와 같은 많은 집적회로의 일반적인 크기이므로 매우 흥미롭다. 따라서 이 정도의 크기로 뭔가를 만든다면 칩 하나에 적당한 개수를 넣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NV 센터 큐비트를 자석으로 연결하면 선택적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양자 컴퓨터의 두 큐비트가 약간 다른 주파수로 대화할 경우, 두 큐비트 사이에 다른 큐비트가 있더라도 다른 큐비트를 방해하거나 영향을 받지 않고 서로 얽힐 수 있다. 이 기능은 과학자들이 양자 컴퓨터가 수행하기를 원하는 복잡한 작업에 매우 중요하다.
아우스찰롬 교수와 공동 연구자들이 수행한 이 실험은 NV 센터가 자성 재료와 대화할 수 있고, 그 마이크로파를 매그논으로 전송할 수 있음을 성공적으로 확인했다. 이들은 2년 전 이론 논문에서 예측한 수치와 거의 완벽하게 일치했다고 밝혔다.
논문 제1저자이자 현재 양자 컴퓨터 회사인 PsiQuantum에 근무하고 있는 마사야 후카미(Masaya Fukami) 박사는 “이 연구는 실험과 이론의 좋은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었다”면서 “모델이 실험을 얼마나 잘 예측했는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 시스템에 대해 많은 확신을 갖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의 다음 단계는 반대편에 또 다른 NV 센터를 배치하고 자석이 둘 사이의 양자 연결을 중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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