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조직개편으로 본부 출범 6개월 지나, 미래 모빌리티 실현에 초점
기업들은 지금,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생존하기 위한 위기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또한 이를 어떻게 극복하여 새로운 동력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고민은 지난해 설립 30주년을 맞이한 한국자동차연구원(원장 허남용)도 마찬가지이다. 자동차 부품 산업 경쟁력이 부족하던 시기에 관련 기업들과 함께 뛰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자동차 부품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그동안 기업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던 연구원은 이제 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방향타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순웅 본부장, 한국자동차연구원 AI 모빌리티연구본부
"우리 본부는 빅데이터 분야의 경우 스마트카톡 사업을 통해
차량에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업에 활용하는데 크게
기여한 바가 있다. 그린네트워크 사업도 차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하고 활용하는 측면에서 유사한 사업이
진행되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지능형 77GHz 레이더를
국내 최초의 양산 제품으로 만도와 공동 개발에 성공하였다."
올해 초에 조직개편으로 새로 생긴 AI모빌리티연구본부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기술이 인공지능이고 이를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전담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빅데이터와 반도체, 센서 분야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 기반을 다지며 성장했다.
산업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차량 관련 전문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자동차 산업에서의 미래 기술을 주도하기 위해 연구원이 새 조직을 만든 것이다. AI모빌리티연구본부의 이순웅 본부장은 “우리의 기술이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차량을 포함하는 모든 이동수단을 커버하기 때문에 모빌리티를 최종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본부는 연구원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근무 여건이 좋고 인재 확보가 유리한 경기도 판교지역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순웅 본부장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본부가 혹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Q. AI모빌리티연구본부는 AI빅데이터연구센터, AI반도체연구센터, AI센서연구센터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를 보면 빅데이터, 차량용 반도체, 차량용 센서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모빌리티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는 듯합니다. 모빌리티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본부는 이를 어떻게 구현하겠다는 것인지 설명해 주신다면.
_ 자동차 산업은 종합 예술과 같이 사용하는 소재도 많고 구성하는 부품의 종류도 많고 상당히 복잡한 기술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포함하는 모빌리티 또한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본부에서 다루는 3가지 핵심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있는 완성차와 일부 부품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기술 경쟁력 부족으로 국내 기술 여건이 좋지 않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개별 아이템들은 공통되는 부분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상호 협력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영역입니다.
빅데이터는 차량용 센서를 통해 대부분 수집이 되고,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반도체를 통해 빠른 속도로 결과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센서는 그 자체가 반도체인 반도체 센서가 있고, 센서의 핵심 부품이 반도체로 구성되기도 합니다. 모빌리티는 단순히 이동수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수단을 넘어 서비스 영역까지도 봐야 합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에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을 천명한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본부에 모빌리티가 포함된 것도 차량에 국한하지 않고 영역을 확장해서 미래 모빌리티로 나아가기 위한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상호 보완 가능한 3가지 툴을 잘 활용하면 외부 환경에서 이동하는 다양한 모빌리티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이것은 규모의 경제를 넘어 범위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Q. AI모빌리티연구본부의 그간 성과와 진행 중인 주요 연구개발 분야를 소개한다면.
_ 출범한지 겨우 6개월이 되지 않는 시점에서 그간의 성과를 논하기가 어렵습니다. 공식적인 조직으로 구성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개별 연구자들이 해당 분야의 연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야의 경우 스마트카톡 사업을 통해 차량에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업에 활용하는데 크게 기여한 바가 있었습니다. 그린네트워크 사업도 차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하고 활용하는 측면에서 유사한 사업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지능형 77GHz 레이더를 국내 최초의 양산 제품으로 만도와 공동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연구개발 아이템으로는 우선 차량용 빅데이터 플랫폼이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기술 혁신의 도구로 만들고자 합니다. 공개 데이터의 부족으로 개발이 어려운 기업과 개인들에게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기능안전과 보안 등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신뢰성 기반의 검증 플랫폼을 구축하여 반도체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의 협력 모델을 발굴하고자 합니다.
센서 분야에서는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등 차량용 주요 인지 센서의 핵심기술과 성능 확보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감지가 어려운 외부 환경이나 악조건에서도 인지 가능한 초고난도 센서 기술개발을 도전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Q. 잘 아시겠지만 반도체 중 특히, 자동차 반도체는 현재 공급 부족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자체 수급능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분주합니다. 이와 관련한 해결 방안이 있다면요. 정부 및 산업계의 대책에서 주목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_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 현상을 단기적으로 해결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반복되는 문제라는 점에 대해서 공감합니다. 2009년에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반도체 기업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주도하에 반도체 기업과 자동차 기업이 만나 협력과 공동 개발을 다짐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상당히 다른 위기감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글로벌 이슈로 당장 자동차 생산을 중단해야 하기도 하고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맞물려 이제는 더 물러날 수 없다는 비장함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공급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자동차 분야에서 출발한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포함해서 95%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거의 100% 해외 수입에 의존한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차량용 반도체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7% 미만이고 대부분 MCU 등의 시스템반도체입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일단 국내 생태계 조성이 급선무입니다. 공급기업은 개발이 손쉽고 저비용 구조의 생태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요기업은 다변화할 수 있는 공급 생태계를 구성해야 합니다. 이러한 생태계 구축 전략은 조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긴 호흡으로 지원하고 또 기다려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 대책 중에서는 중장기 기술로드맵 수립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만나서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채널을 만들고 차량용 반도체 특성에 기반 한 산학연 전문가의 집단 지성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공급기업은 그간 수요기업에 개발 제품을 소개하고 기술방향에 대해 의견을 들을 기회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로드맵 수립을 통해 자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Q. 본부에도 AI반도체 연구 분야가 있지만, 일반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더 나아가 차량용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인력이나 투자가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요.
_ 자동차가 지능화되고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중앙의 클라우드 서버만을 활용해서 지원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엣지 컴퓨팅이나 온디바이스 형태로 가능하도록 고성능화 되거나 알고리즘의 경량화가 필요합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에 특화된 전용 반도체가 필수입니다. 국내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대부분 서버, 모바일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스템에 적합한 성능과 구조를 가진 반도체는 아직 양산에 성공한 사례가 드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완성차 기업별로 서로 다른 전장 구조를 갖고 있는데다가 폐쇄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자동차-반도체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개발하는 모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원에서는 이러한 협력 모델의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 둘 다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투자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부에서는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필요한 인력의 공급을 해결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해 본 경험과 지식이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원 채용 공고에서는 자동차 분야의 경험이 없더라도 지원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반도체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직원과 자동차 분야에서의 경험을 합쳐서 일정기간 협력하고 교류하는 과정을 통해 기술개발이 되고 자연스럽게 인력 양성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Q. 특히, 차량용 인공지능 반도체는 자동차의 어느 부분, 어느 기술에 특화시켜야 해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전체를 모두 다 잘 할 수 없기에 말입니다.
_ 자동차에서의 인공지능 기술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표적으로 사용되지만, 이외에도 차량 고장 진단, 승객 상태, 제스처 또는 음성 인식 등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의 설계와 검증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요구되는 성능이나 안전성은 사용되는 조건과 시스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자동차 전장 시스템의 치명도를 나타내는 안전등급으로, 문제가 생겨서 오작동이 되더라도 인간의 생명에 크게 지장이 없는 수준의 ASIL(Automotive Safety Integrity Level) A, B 등급이 있습니다. 운전석 앞면의 계기판이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같은 분야가 해당이 됩니다. 다른 분야 대비 비교적 낮은 수준의 안전성이 요구되므로 모바일 분야에서 개발되고 있는 반도체 기술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자율주행과 같이 고성능과 고안전성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차량용으로 특화된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국내 완성차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모듈과 반도체의 최적 구조를 찾아내고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고성능의 자율주행 컴퓨팅 모듈 개발에 막대한 개발비가 소요되는 만큼 다양한 종류의 차량에 확장이 쉬운 형태로 개발하여 중복 개발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희 본부는 미래 핵심 기술인 AI기술을 기반으로
미래차의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이를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확장하여 국내 최고 수준의 AI 모빌리티 연구조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기간에 이루기 어려운 목표이기는 하지만
나중에 돌아 봤을 때 제가 있는 동안 성장의 기틀이
마련되었다고 기억되고 싶다."
Q. 모빌리티 패러다임에서 데이터 분야는 국내 산업이 유독 약한 부분입니다. 내부 데이터 저장부터 데이터 공유 및 활용, 클라우드 컴퓨팅까지 일관성 있게 개발해야 하는데요. 어떤 방향으로 가야 발전할 수 있을런지요.
_ 데이터 분야에서 국내 산업이 약하다는 것에 대해 공감합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기업은 활용할 데이터가 없다고 하구요. 우선 디지털 전환에 대해 언급하고 싶습니다.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기도 하지만, 디지털 데이터로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일 먼저 필요한 일이 디지털 전환이고 그 다음으로는 다른 산업 데이터의 연결과 연대입니다. 차량 데이터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는 완성차 대기업들이 데이터 공개를 꺼려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데이터 공개를 목적으로 사이트를 개설하고 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유서비스나 보험서비스와 같은 서비스 활용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기술개발이나 품질개선 등의 활용이 어렵다고 봅니다. 데이터 개방과 관련해서는 우리 연구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미래 자동차산업을 혁신을 위한 오픈플랫폼 사업입니다. 그간 자동차 분야에서 활용하기 어려웠고 파편화 되어 있는 데이터를 수집, 저장, 분석하여 활용이 용이한 형태로 제공하고자 합니다.
외부 데이터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데이터의 목록만 확인하고 해당 데이터를 원하는 수요자에게 직접 연결되도록 하는 등 데이터 거래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정제되지 않은 형태이거나 보안성이 높은 자료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정제되어 공개 가능한 형태의 자료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으로 구성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인공지능 반도체나 센서는 결국 자율주행 안전성과 관련이 깊은데요. 이 부분 또한 선진 기술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개발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요.
_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서는 안전이 가장 중요한 항목입니다. 반도체나 센서가 모두 전장 시스템을 구성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고려하고 개발?검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즉, AEC-Q 규격과 같이 신뢰성 검증이나 ISO 26262와 같은 기능안전에 대한 이해와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것입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는 테슬라는 특별한 시스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FSD(Full Self Driving)에는 2개의 CPU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중복 설계를 하는 전략입니다. 두 CPU의 판단이 일치하면 자율 주행을 시작하고 그렇지 않으면 운전자에게 제어권을 넘김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합니다.
이러한 이중화 구조는 생산 원가의 상승을 가져오기 때문에 전체 시스템의 안전성을 보장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안전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보안 이슈입니다. 외부로 부터의 물리적인 해킹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공격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기술을 찾아야 합니다. 여러 센서 데이터와 정보를 결합하는 알고리즘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습니다. 센서 데이터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보와 데이터를 필터링하는 빠르고 간단한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개발 방향이 될 수 있겠습니다.
Q. AI빅데이터, AI반도체 및 AI센서 관련해서 국내 기업과의 협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어떤 기업과 협력하길 바라는지요. 아울러 스타트업의 경우, 이런 분야를 목표로 한다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지요.
_ 저희 본부는 미래차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과 부품인 빅데이터, 반도체, 센서 분야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으며 기업과의 협력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관련 기업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업체 방문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성장을 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것에 반응을 잘 하는 기업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뭔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기업은 좋은 아이템이나 정보를 제공해도 시작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이든 어떻게 해서든 사업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찾고자 노력하는 기업들에 눈길이 가게 됩니다. 자동차와 모빌리티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성장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산업 특성의 이해라는 측면도 있지만 수직 계열화되어 있는 산업의 구조와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미래 모빌리티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 되면서 이러한 부문은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모빌리티를 활용한 서비스 아이템을 발굴하고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어떨까 합니다.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면 금상첨화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자동차 전장 시스템의 구조 변화 흐름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자동차가 전자화되기 시작하면서 전장 시스템은 개별 아이템별 분산 배치 구조에서 시스템 통합화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반도체 부품도 SoC(System on Chip) 형태로 수행하던 기능이 통합되거나 새로운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잘 분석하고 미래를 대비한다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상의 연구 개발 환경을 만들거나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연구원이나 또는 본부의 독특한 방법 같은 게 있는지요. 새로운 사람을 선발할 때 특별히 보는 기준은 무엇인지요.
_ 최상의 연구 개발 환경은 다른 불필요한 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연구에 몰입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 제도적, 비제도적인 방법으로 꾸준히 개선해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방법 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는 자리를 자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씩 직원들과 티타임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제가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때로는 직원이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이러한 티타임은 제 방에서도 하지만 옥상 정원에서 하기도 합니다. 대개 가벼운 얘기부터 시작해서 기술적인 문제나 전문적인 의견도 터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직원들은 본인의 연구를 소개하면서 신이 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저하고 대화를 하면서 상호작용이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말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오히려 정기적인 회의는 기존의 틀에 박힌 의견만 오가고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제가 직원을 뽑을 때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채용 결과를 놓고 보면 기업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연구원의 설립 목적 중의 하나가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기업에 근무한 지원자가 기업의 생리와 이해관계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고 높은 점수를 주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태도와 자세를 보게 됩니다. 실력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실력이 없더라도 배우려는 자세와 노력으로 이를 충분히 극복하고도 남는 경우를 많이 봐 왔기 때문입니다.
Q. 끝으로, 본부의 향후 목표와 본부를 이끄는 동안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요.
_ 가장 어려운 질문이기도 한데요. 우선 작은 바람 중의 하나는 근무 여건과 환경의 개선입니다. 본부 신설 이후 직원이 늘어나면서 일과 함께 쉴 수 있는 쾌적한 분위기를 만들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최대한 효율적인 공간 배치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위치한 판교라는 지역은 우수한 인력 확보에는 최대 장점이지만 IT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이 몰려들면서 공간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 저희는 보다 넓은 공간으로 이전하기 위해 분양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인터뷰 기사가 나갈 즈음에는 당첨이 되어서 더 좋은 환경을 꿈꿀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제가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직장 생활만 20년을 넘게 했습니다. 연구원에서는 연구부서에서 행정부서로, 또 행정에서 연구로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이렇게 변화를 거듭하면서도 변치 않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후배를 키워야만 조직이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타고난 소질과 특기를 제대로 발현할 수 있도록 한다면, 어느새 연구원의 발전에 기여하게 되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산업 전체를 이끌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큰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 본부는 미래 핵심 기술인 AI기술을 기반으로 미래차의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이를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확장하여 국내 최고 수준의 AI 모빌리티 연구조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이루기 어려운 목표이기는 하지만 나중에 돌아 봤을 때 제가 있는 동안 성장의 기틀이 마련되었다고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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