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 기술 매도하는 언론에 문제 제기, 기술 사업화 과정이라 강조
인터뷰 와이파워원 대표, KAIST 김제우 교수
와이파워원의 김제우 대표는 “참 불쾌하다”고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한 일간지에서 보도한 기사(780억 들인 무선충전차, 세종 ‘폐차’ 구미 ‘방치’ 서울 ‘중단’)를 두고 하는 말이다.
KAIST는 지난 2009년 세계 최초로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으며 2012년과 2013년부터 상용화에 성공한 노선버스 2대와 4대를 각각 KAIST 교내와 구미시에 공급했다.
이밖에 대전광역시도 올해 중 테마형 특화단지(대덕특구)인 Re-New 과학마을 등에 3대를 도입,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지난해 창업한 교원 창업기업인 (주)와이파워원으로 기술이 이전됐다. 미국 퀄컴사 부사장 출신인 김제우 대표는 현재 KAIST 창업원 초빙교수직을 겸하고 있다.
당초, 인터뷰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다. 벌써 10여 년 전에 카이스트에서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한 것은 알고 있었으나, 얼마 전에 제주에서 열린 국제전기차엑스포 기조연설에서 김대표가 ‘무선충전 방식을 대중교통 분야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기에 그 비전이 궁금했다. 왜 무선충전이고, 왜 대중교통인지.
하지만, 그는 무선충전버스에 대한 일방적 매도(?)에 대해 가장 먼저 얘기를 꺼냈고, 가장 많이 항변했다. 그래서 메인 인터뷰 주제도 변경이 불가피했다. 본지가 김 대표의 의견을 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반대의 의견도 물론 언제나 환영한다.
김 대표의 항변을 요약하면 간단했다. 일간지 기사가 있는대로 쓰지 않고, 취사선택해서 쓰는 바람에 이와 관련한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KAIST 셔틀버스는 2대는 2012년부터 잘 운행되고 있고, 구미에 공급된 버스(4대) 중 2대는 관리 회사(한국화이버)가 없어졌기 때문에 운행이 중단되었다는 얘기이다.
다시 말해 ‘maintenance(유지 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지, 무선충전기술 자체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기사에는 배터리 충전 부품이나 부품 조달과 같은 문제라고만 했지, 무선충전이 잘못되었다는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모든 것들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기사를 쓰는 것은 바람직한 보도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부품에 대한 문제도 대부분 전기차 관련 문제이지, 무선충전관련된 것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도 하나의 새로운 기술이고 제대로 상용화가 되려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는 것. 모든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 고장이 나게 되어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그의 말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처럼 보였다. 문제는 상식적인 말이 누군가 에게는 비상식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는데 있다.
이는 인터뷰를 읽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Q. 먼저, 최근 보도된 무선충전버스에 대한 입장을 피력해 달라.
A. “전자제품이 유지보수가 잘 안되면 고장이 나기 쉽다.
신제품을 만든 게 검증, 실증 단계를 거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마치 무선충전전기버스가 문제가 있다고 언론에서 이야기하는데 그건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보완하고 개선해나가야 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충전기 자체는 문제가 될게 없다. 초기에 구미 전기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전기버스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주문 제작을 통해 만들었다.
배터리나 모터 등을 주문 제작했기 때문에 초기에 전기버스에 문제가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충전기는 문제가 될게 별로 없는 것이, 컴포넌트(부품)들이 모두 패시브 컴포넌트이다. 패시브 컴포넌트가 문제를 일으킬게 별로 없다. 땅 밑에 있는 것은 물리적으로 보면 코어와 코일밖에 없다. 만약 급전기에 문제가 있었다면 구미시가 땅을 파헤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얘기는 못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선충전기가 유선충전기보다 효율이 낮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진 않다. 유선이든 무선이든 디자인스펙을 어떻게 구성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인버터에 있는 AC가 땅에 묻힌다. 인버터는 유선이든 무선이든 동일하다. 기본적으로 무선 자체가 문제가 고장이 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 구미는 2013~4년도에 (운행을) 시작했고 카이스트는 2012년부터 시작했다. 모두 땅 팠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적이 없다. (땅에 묻힌 부분은) 고장이 안 나기 때문이다. 구미에 한국파이버 버스 2대와 대우버스 2대가 있다. 한국 파이버 버스는 회사가 사라졌다.
서울시에서 초기에 도입했던 한국화이버 전기 버스는 모두 폐차됐다. 초기에 만든 전기버스에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기에 무선충전만 추가한 것인데, 전기버스 자체의 문제를 무선 충전기가 덮어 썼다고 생각한다. 구미시 입장에서는 무선충전 문제든 전기 버스 문제든 배터리 문제든 결국 차에서 문제가 난거니까 그렇게 보는 것이다. 서울대공원 코끼리 열차는 배터리 교체를 안 해서 운행을 못하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유지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무선충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닌데도 무선충전 버스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하니 모두 무선충전 기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초기의 전기버스 자체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 무선충전 기술에는 문제가 없다. 서울에서 초기에 도입한 전기버스를 모두 폐차했지만, 구미 전기버스는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무선충전 전기버스가 문제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서울에 있었던 유선충전 전기버스는 왜 사라졌나. 충전의 문제가 아니라 전기버스 자체의 문제로 봐야한다는 말이다.
"초기의 전기버스 자체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
무선충전 기술에는 문제가 없다.
서울에서 초기에 도입한 전기버스를 모두 폐차했지만,
구미 전기버스는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무선충전 전기버스가 문제라고 말한다."
Q. 기사에서도 어떤 부품이 문제인지는 특별히 나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A. 그렇다. 구미에서 두 회사의 무선충전 전기버스를 사용 중인데 대우 버스는 문제가 없는데 한국화이버의 버스에 문제가 있다. 카이스트 교내 셔틀버스도 대우버스이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쓴 게 더 신기한 일이다. 일반시내버스 수명도 10년 밖에 안 되는데 무선충전전기버스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돌아다니는 것이다. 초기에 만든 무선충전버스가 아직도 돌아다니고 있다는 점은 부각되지 않았다. 구미에 버스가 4대가 있는데 대우 버스는 현재도 운행 중이다. 대우 측과는 지금도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도 유지보수를 도와주겠다는 입장이다.
일간지 기사를 보면 여수엑스포 버스에 사용한 부품도 다 빼서 써버렸다는 내용이 있다. 여수에서 계속 버스를 운행하면 모르겠지만 엑스포 이후에 사용하지 않으니 가져다 쓴 것이다. 구미에서 부품이 없다고 해 빼서 사용한 것이다. 카이스트 셔틀버스는 지금도 움직이고 있고 구미도 지금 운행되고 있다.
"지금 전기버스 가격의 30%는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을 줄이면 그만큼 찻값이 싸진다.
차가 많지 않을 때는 차고지 충전, 유선으로 대체하는 게 가능하다.
차가 많아지면 무선충전을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Q. 무선충전 버스를 대중교통으로 활용하자는 목적은 무엇인가.
A. 선충전 전기버스를 대중교통으로 썼을 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첫 번째는 안전과 편의성이다. 서울시에 문의해보니 버스 1대가 정류장에 30초 정도 머무른다고 한다. 200kw 인버터를 쓰면 30초 충전에 대략 1.5w를 충전한다. 그럼 대략 1.5~1.6km정도를 갈 수 있다. 한 정거장은 대량 500~800m 밖에 안 된다. 차고지에서 완충하고 운행하는 중간에 사용하는 부분을 정류장에서 조금씩 충전해나가는 것이다. 유선충전은 차고지를 떠나면 충전할 수 없으니 다 쓰고 돌아온다. 반면 무선충전은 배터리의 충전량이 작은 폭에서 왔다갔다 한다.
그렇게 되면 버스 배터리 수명도 많이 늘어나고 가격도 떨어뜨릴 수 있다. 처음에는 차고지에서만 하려고 했는데 배터리 사이즈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정류장에서도 충전이 이뤄지도록 구상하고 있다. 스텝바이스텝으로 처음에 차가 많지 않을 때는 차고지에서 하고, 나중에 버스 대수가 많아지면 필요한 버스 정류장에 만들 것이다. 마을버스는 지하철역에 대략 20~30분 정도 서있다. 그러면 충전이 대부분 이뤄질 것이다.
나중에 전기버스가 굉장히 많아지면 버스 노선따라 충전기를 깔아서 운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기차 레일처럼 쭉 깔아놓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충전기를 깔아 두는 방식을 사용할 것이다. 그 정도로도 충분히 주행에 필요한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 또한 굳이 설치가 어려운 구역이나, 내리막 같은 곳은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Q. 국내는 정차중 충전 방식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구미도 마찬가지인데 초기에 우리가 다이내믹 차지(동적 충전)을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거의 정차 중 충전이다. 주차장이나 버스 차고지 등에서 충전한다. 카이스트 구내 셔틀버스의 노선이 5km정도 된다. 2대의 버스가 번갈아 가면서 운행하는데, 한 버스가 돌아오는 동안 나머지 한 버스는 출발점에서 무선충전을 한다. 버스가 보통 1km를 가는데 1kw를 소요한다. 5km니까 5kw를 사용할 것이다. 카이스트 버스는 배터리의 80% 정도를 유지하도록 설정되어있다.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통해 배터리 상태에 따라 충전을 했다, 안했다 한다. 버스는 10분정도 시작점에서 정차하고 있는데 그동안 15kw 정도를 충전할 수 있지만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의해 80%까지만 충전하기 때문에 실제 충전이 이뤄지는 시간은 더 짧다.
구미도 이러한 방식으로 차고지에서 충전이 이뤄진다. 원래 구미시에는 버스 정류장에도 있었다. 그런데 구미 버스 노선 중 가장 긴 노선이 32km였고 대부분 10km가 넘었다. 배터리 용량이 어느정도 커지면 중간에 정류장에서 충전할 필요가 없어진다.
Q. 그렇다면 주행중 충전하는 다이내믹 충전도 가능한가.
A. 다이내믹 충전도 구현이 가능하다. 두바이에서 다이내믹 충전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 같은 시스템에서 승용차와 버스가 동시에 충전이 가능한 모델을 원하고 있다. 두바이는 세계 최초, 최고를 원하고 있어 정차중 충전은 관심이 없고, 오직 다이내믹 충전에만 관심이 있다.
우리 회사가 시작한 것도 다이내믹 충전이었다. 다이내믹 충전을 하면 여러 장점이 있다. 배터리 용량도 많이 줄일 수 있고, 배터리 수명도 늘릴 수 있다. 폐배터리에 의한 폭발물, 산업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지금 전기버스 가격의 30%는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을 줄이면 그만큼 찻값이 싸진다. 차가 많지 않을 때는 차고지 충전, 유선으로 대체하는 게 가능하다. 차가 많아지면 무선충전을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도 2025년에는 전기 버스가 7000대 이상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선 충전이 과연 좋을까. 유선의 경우 충전 시스템 자체가 주변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비, 눈 등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폭발하거나 전기충격에 의해 사람이 다치기도 했다. 버스가 많아지면 또 어떻게 할 것인가. 파워 케이블 여러 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불편하고 부담이 된다. 그 다음 자율차가 되면 누가 충전할 것인가. 플러그인 대신에 쓰는 방법이 배터리 교환방식인데 이는 버스에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무선충전을 할 경우 운전자는 할 게 아무것도 없다. 차징스팟 한가운데로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무선충전은 플러그의 종류 상관없이 버스나 승용차 모두 가능하다. 게다가 무선충전은 다른데 많이 사용할 수 있다. 큰 인버터 하나 만들면 여러 종류의 차들이 나눠서 쓸 수 있다. 집전기에서 도달하는 마그네틱 플럭스가 작다. 밑에 코어를 달아서 플럭스 효율을 높인다. 차가 충전구역에서 삐뚤게 정차되어있거나 절반정도만 걸쳐있는 경우에도 마그네틱 빔포밍을 이용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Q. 표준 문제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A. 다이나믹 충전은 우리가 표준안을 제안하고 있다. SAE(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쪽은 승용차용 충전을 하는데 우리는 하이파워 22kwh쪽으로 제안했다. 주행중 충전은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서 그쪽에서 검토할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승용차용 무선충전 표준은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대형차 분야는 아직 안되어 있다. 큰 출력 분야와 주행중 충전은 우리가 주도해 나갈 것이다.
Q. 전자파 문제도 무선충전에 항상 따라다니는 문제인데.
A. 많은 사람들이 (무선충전 전자기파가) 몸에 해롭진 않은지 걱정한다. 국제 기준은 270mG(미리가우스)이다. 우리 무선충전 전자기파는 57.8mG가 발생한다. 한국표준은 62.5mG인데 국제 기준이 만들어지기 전에 우리가 전기버스를 만들었을 때 타이트하게 잡아놓은 것이다. 우리는 한국 표준보다 조금 더 낮은 57.8mG를 달성했다.
승용차도 국제 기준은 270mG인데 우리는 5.7mG이다. 이렇게 낮게 만든 이유는 한국표준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영국 교통연구원에서 2018년에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TRL 9 등급을 받은 건 우리의 OLEV(On-line Electric Vehicle) 뿐이다.
Q. 어떤 계기로 와이파워원에 합류하게 되었나.
A. 2016년 하반기부터 함께하고 있다. KAIST 기술을 사업화한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 학교에서 요청도 있었다. 퀄컴에 있을 때는 원래 무선통신 분야의 일을 했다.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회사에 몇 년 있다가 나와서 사업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OLEV 기술을 개발한 조동호 교수와는 대학원 시절부터 잘 알고 있었다. KAIST에 와서 리서치맵 만들다가 OLEV 기술이 눈에 띄었다.
연구비가 많이 들어간 기술인데, 제품이 되어 돌아다니고 있었고 기술 수준도 높았다. 앞으로 환경적 이슈 때문에 전기차가 대세일텐데, 그렇게 되면 이 기술이 비전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동호 교수가 이 기술은 꼭 상용화하고 싶다고 해서 대표를 맡게 되었다. 내가 대표를 맡아주면 (사업화) 해볼 생각이 있다고 했다. 세금을 그렇게 많이 들였는데 사업화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Q. 미국에서 오래 살았으니, 국내 사업 환경도 많이 다를텐데.
A. 미국에서 17년 정도 살았다.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에는 삼성에 있으면서 일본에 살기도 했다. 외국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 사람이 굉장히 똑똑하다는 사실이다. 실리콘밸리에 가면 돈 많은 인도인이 수두룩한데 한국 사람은 그렇지 않다. 왜그럴까하고 생각을 해봤다. 인도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팀으로 움직인다.
어떤 사람이 대표나 CTO를 하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고 움직인다. 그리고 대표가 은퇴하면 그 아래 사람이 리더를 맡아 또 팀을 꾸려나간다. 하지만 한국 사람은 다르다. 절대 팀을 꾸리지 않고 자기 혼자 한다.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잘되면 투자자가 돼 버린다. 현재 실리콘 밸리를 비롯해 큰 회사의 CEO가 인도사람이 많은 이유가 그렇다.
Q. 한국 사람의 특징도 있지만 한국의 규제 환경도 다르다. 지난해 말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회사를 방문해 ‘규제에 걸려 빨리 상용화 못한 대표적인 예’라고 말한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A. 얼마 전, 부산에서 열린 대중교통혁신위원회의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 쪽 사람들 얘기가 ‘부산시에 (무선충전버스를) 쓰려면 실증을 다 받아야한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제가 그랬다. 실증을 다 받았으면 왜 부산에 오겠습니까. 당신들이 나를 찾아와야지’ 우리나라에서 세계최초로 개발한 기술이 검증을 거치고 실증해서 상용화한 후에 세계로 나간 기술이 하나라도 있는지 물었다. 실증하고 검증하려면 시간은 물론 돈도 많이 드는데 KAIST 셔틀버스가 무선충전기술로 7년째 문제없이 잘 다니는 게 기적이다. 이런 것을 봐야지, 잘못된 것만 꼬집어서 나쁘게 본다.
Q.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핵심은 볼륨이 늘어나야한다. 시장이 커져야 전문 정비 업체도 생기고, 부품회사도 생길 것이다. 전기버스가 일반 버스보다 비싸다보니 정부나 지자체에서 공격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그 수가 늘어나지 않는다. 대수가 늘어나야 유선충전이든 무선충전이든 정비 회사가 생길 것 아닌가. 내연기관 차량은 버스회사에서 자체 정비 인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기버스 정비인력을 고용하기도 어렵다. 외부에 정비를 맡길 곳도 많지 않다. 그래서 시장을 키워야한다. 이런 전반적인 문제는 보지(지적하지) 않고 언론에서 기사를 그렇게 써버린 것이다. 왜 사업이 안됐는가를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신기술이 사업화될 수 있다.
Q. 무선충전 전기버스의 시장을 키우려면 정부나 지자체의 적극적인 투자 밖에 방법이 없다는 말인가.
A. 지금은 전기버스가 굉장히 안정되어있다. 구미시와 같은 지자체들이 전기 버스를 도입하면서 겪었던 초기 문제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시장이 커지면 무선충전이 유선보다 훨씬 문제가 적을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한다. 무선충전도 쓰고 유선충전도 쓰면서 해봐야 한다. 나중에 전기 버스가 굉장히 많아지면 어떻게 파워케이블 다 끌어다가 충전하겠는가. 무선 충전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인프라를 구축하는 드는 비용도 차 대수가 많아질수록 무선이 더 싸다. 다만 차량 값은 더 비쌀 수밖에 없다. 유선충전은 기본이고 무선은 추가로 무선충전 장치를 차량에 달아야 하니까. 대신 안전성, 편리성은 확실히 우위이다.
김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나와 KAIST에서 석박사를 했다. 삼성전자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교수도 잠깐 하고, 실리콘밸리에 가서 사업을 하기도 했다. 퀄컴에서 일하다가 다시 KAIST로 와서 와이파워원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평생을 통신 분야를 해 온 사람이라고 전제했다. 줄곧 수학을 통해 시스템을 설계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카이스트의 동료 교수조차 처음에 ‘OLEV는 사기 아니냐’는 말에 증명을 했단다. 사람들이 효율이 그렇게 나올 수가 없어서 사기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효율을 올릴 수 있는 과학적인 기술을 자세히 설명해주니 그때서야 이해했다고 말했다.
아무도 그것을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그런 문제는 비단 동료 교수 뿐이 아니었다. 처음에 이 기술을 개발할 때는 모든 전문가들이 안 된다고 했단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해결하고 나니, 이제는 비즈니스가 안 된다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평생 통신 분야에서 엔지니어로 살아 온 자신이 안 되는 것을 할 리가 없다는 말로 무선충전 기술을 확신했다.
늦은 오후 KAIST 교내, 하루 운행을 끝낸 무선충전 전기버스 앞에 선 그의 모습이 훗날 신기술 사업화의 선구자로 남게 될지, 척박한 국내 기술 환경의 피해자로 남게 될지 지켜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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