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전력 전송 기술은 에너지 하베스팅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큰 전력이 필요한 기기나 거리가 떨어진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디까지나 현재적 관점에서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된 대부분의 기기에는 2차 배터리를 전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센서의 활용 범위 역시 넓어지고 있으며, 전기 자동차의 빠른 개발 속도 등을 감안한다면, 향후 무선 충전을 위한 무선 전력 전송(WPT: Wireless Power Transmission)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선 전력 전송이 떠오르고 있는 배경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이 센서 및 소형 IoT 기기에는 적용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전기 자동차와 같은 대형 전자 기기나 자주 충전을 해야 하는 스마트폰과 같은 사용도가 높은 스마트 기기에 활용되기에는 기술적으로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또한 빛, 열, 바람, 전파, 소음, 압력 등 주변의 다양한 에너지를 수집해 저장장치에 저장한 후 이를 다른 기기에 보내기 위해서는 유선 전송 장치보다 무선 전송 장치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무선 신호를 수집해 무선 스위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모듈을 개발한 독일의 엔오션(EnOcean) 사례가 대표적일 것이다.
스마트 홈이나 스마트 시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백~수천 개의 센서가 필요하다. 이 센서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매우 커다란 과제다. 에너지 하베스팅에 의해 소형 전자기기나 센서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겠으나, 밀집된 공간에서 그 많은 센서에 전원을 공급하려면 충분한 에너지 공급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밀집된 공간에서 정해진 에너지원으로 많은 센서를 작동시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 CES 2017에서 시연된 EnOcean의 에너지 하베스팅 스위치인 Xicato 인텔리전스 모듈 4세대와 엔오션 2.4 GHz BLE 포트폴리오 〈출처: EnOcean〉
이에 대해 네덜란드의 RF 통신 기술 등을 통해 배터리 없이 작동 가능한 조명 스위치를 개발해 온 AT&T에서 와이파이 개발과 상용화를 담당했고 현재는 그린피크 테크놀로지스(GreenPeak Technologies)의 CEO인 케이스 링크스(Cees Links)는 “그린피크가 에너지 하베스팅에서 배터리 전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에너지 하베스팅이 지닌 전력의 한계 때문”이라며 “훌륭한 잠재력을 지닌 영역은 일부에 불과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예상 수명이 20년 이상인 저비용, 초저전력 배터리의 개발을 착수했다”고 밝혔다.
페르페투움(Perpetuum)의 회장인 로이 프리랜드(Roy Freeland)는 “신문에서 향후 휴대전화가 에너지 하베스팅을 활용해 주변의 무선 주파수 신호로부터 전력을 얻게 된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는데, 이것은 넌센스다”라며 “기사에서 본 연구의 일부는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을 이용해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은 매우 소량이라는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이 스마트폰, 휴대 기기의 무선 충전뿐만 아니라 고출력용 전자제품 및 차량 무선 전원 공급, 로봇, 의료 분야 등 다양하게 적용되면서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은 전 세계 무선 전력 전송 시장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23.15% 성장해 2022년에는 112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시장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선 전력 전송 시장의 견인 요인은 무선 연결에 의한 편의성 제공과 무선 연결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 그리고 효과적인 충전 시스템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다. 또한 많은 스타트업은 한 번에 여러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레이저와 마이크로파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무선 충전을 활성화시키기고 있다.
이 중 전기자동차 충전 애플리케이션은 무선 전력 전송 시장을 급성장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 충전 기술은 전기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충전을 위한 최상의 솔루션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유도 전기 기술을 통해 무선으로 전기 자동차 충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이와 관련한 무선 충전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쿄대학, 자기 공진 방식의 전기차 충전 방식 개발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도쿄대학이 세계 최초로 인휠 모터로 주행 중 무선 전력에 성공했다고 2017년 4월 5일에 발표했다. 도쿄대학의 신영역 창성과학 연구과의 후지모토 히로시 교수와 연구팀은 동양전기제조, NSK 등의 기업과 공동으로 도로에서 휠 내부에 모터를 배치하는 기술인 IWM(In Wheel Motor)에 주행 중에 급전(給電)할 수 있는 제2세대 무선 IWM을 개발해 실차 주행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도로에 설치한 코일에서 주행 중인 자동차의 IWM에 자기 공진 결합 방식을 이용해 급전하는 것이다. 자기 공진 결합 방식이란, 무선 전력 전송의 한 방법으로 일차 측(송전)과 이차 측(수전)에 공진 커패시터를 설치해 장거리 전력 전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기존의 주행 중 급전 기술 대부분이 도로의 코일에서 차체로 무선 충전하는 방식이었다면, 이 기술은 도로에서 IWM에 직접 전력을 공급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2세대 IWM 구성도 〈출처: 도쿄대학〉
연구팀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IWM에 리튬 이온 커패시터를 내장한 기술을 개발했다. 자동차 휠 내부에 구동 모터를 배치하는 IWM 타입의 전기 자동차는 뛰어난 운동 성능으로 안전, 환경, 편안함 등 모든 측면에서 장점을 누릴 수가 있다. 하지만 기존의 IWM에서는 모터를 구동하려면 차체와 IWM을 유선로 연결해야 했는데, 문제는 단선의 위험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2015년 5월, 도쿄대학 연구팀은 ‘선을 없애자’고 결정했고 1세대 무선 IWM의 개발과 실차 주행에 성공한 바 있다.
전기 자동차의 보급이 아직 활발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짧다는 점이었다.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무겁고 용량이 큰 배터리를 자동차에 탑재해야 한다. 문제는 배터리의 무게가 증가할수록 필요한 에너지의 양도 증가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배터리의 탑재량을 최소화하고 주행 중에 부족한 에너지를 도로에 설치한 코일에서 무선으로 보내 충전하면 좋겠다는 ‘주행 중 급전’의 실현을 위한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검토됐던 주행 중 급전 기술 대부분은 도로에 설치한 코일에서 차체 바닥에 장착된 수전용 코일로 전력을 전송하고 자동차 배터리로 전원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도쿄대학 연구팀은 IWM 발생 토크를 직접 타이어에 전달할 수 있어 전송 시 전력 손실(Loss)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구동 장치의 무게도 30~40%가량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도쿄대학 연구팀은 도로에서의 주행 중 급전이 도로의 코일과 자동차 수전용 코일의 상대 위치가 주행 상황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전송과 수전 코일의 위치가 어긋나 강한 자기 공진 결합에 의한 방식을 채택했다.
차체의 수전 코일로 주행 중 급전을 하려면, 노면의 요철이나 승차 인원수에 따라 수전 코일의 위치가 위아래로 다르게 된다. 기존의 연구는 수전 코일을 도로에 긁히지 않도록 에어갭(코일 사이의 거리)을 넓힐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효율성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반면, 연구팀은 IWM에 수전 코일을 장착하기 때문에 차체(서스펜션보다 윗부분)가 상하로 움직이더라도 도로와 수전 코일과의 거리는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에어 갭의 여유를 인위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없다. 또한 주행 중에 급전 설비가 없는 경우에는 배터리에서 무선으로 IWM에 에너지를 보내 IWM을 구동하게 된다. 이는 2015년에 발표한 1세대 무선 IWM에 실현된 기술로, 2세대에서도 같은 기능을 지니고 있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달리 전기 자동차는 감속 시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회생 브레이크 시스템). 또한 주행 중 급전이 가해지면 IWM은 에너지 이동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연구팀은 IWM에 축전 장치를 내장해 안정적인 동작과 고효율을 가능하게 했다. 에너지의 출입이 잦은 용도로 배터리는 적합하지 않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대규모 전력을 처리할 수 있고 방전 횟수가 많아도 쉽게 열화되지 않는 리튬 이온 커패시터를 채택했다.
2015년에 발표한 1세대 무선 IWM는 전기 자동차의 감속 시 회생 에너지를 IWM에서 자동차 배터리로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해 회생 에너지의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2세대에서는 IWM에 내장한 축전 장치에 회생 에너지를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어 궁극적으로 전기 자동차에 탑재할 배터리의 용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IWM에 출입하는 에너지의 흐름을 컨트롤하고 내장한 축전 장치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고급 에너지 관리 기술을 개발했다.
2015년의 1세대 무선 IWM은 1바퀴 당 최대 3.3 kW의 출력으로 상용 전기 자동차에 비해 성능이 미치지 못했다. 이번 2세대에서는 판매되고 있는 전기 자동차와 동등한 주행 성능을 얻는 것을 목표로 1바퀴 당 12 kW로 최대 출력을 약 4배 가까이 높였다. 실험에 사용된 자동차에는 전륜에만 무선 IWM을 장착했는데, 만약 4바퀴에 모두 장착하면 48 kW라는 출력을 얻게 돼 실제 전기 자동차와 동등한 주행 성능을 얻을 수 있다.
▲ 2세대 무선 IWM을 통해 고효율 동작을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 관리 기술 〈출처: 도쿄대학〉
연구팀은 모든 무선 전력 구성 변환기에 SiC를 채용했다. 또한 모터의 회전축과 휠의 회전축을 늦춘 새로운 구조의 오프셋 축 감속기를 내장한 허브 베어링 유닛을 채용해 소형화했고 전륜에 장착이 가능하도록 했다.
개별 모터는 IWM에 의해 전원이 공급되기 때문에 개별 모터에 전원이 공급되는 동안 하나의 노면 측 코일에서 보내지는 전력은 운전 중 내장 배터리에 공급되는 전력보다 작다(4바퀴에 장착된 경우 4분의 1 전력).
연구팀은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 급전으로 얻은 에너지만으로 주행하고 자동차 배터리를 충전하면서 주행할 수도 있다. 또한 시가지의 신호가 있는 교차로에서 전원을 공급 받아 IWM에 에너지를 축적하고 출발 시 가속 에너지로도 사용하는 방법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버스나 항공, 공장 등 고정된 노선을 주행하는 경우, 급전 설비를 설치해 이 경로를 주행하는 자동차의 배터리 탑재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 전체를 충전기로 변신시킨 디즈니
디즈니가 만화, 영화 사업에만 종사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디즈니에는 특별한 기능의 드론부터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디즈니 리서치(Disney Research)라는 연구팀이 있다. 이 디즈니 리서치는 2017년 2월, 방 안에 어느 곳에서든 안전하게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발표했다.
무선 전력 전송은 데이터가 허공을 통해 전자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지만, 기존의 솔루션은 접촉 거리가 제한되어 있어 자동 및 보조 지원이 불가능해 적용 범위가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디즈니 리서치가 개발한 이 방법은 방 전체에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어 사용자는 이제 무선 핫스팟에 연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원활하게 전자 기기를 충전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가 고안한 1890년대 무선 전력 송신기인 테슬라 코일(Tesla Coil)로부터 영감을 얻었는데, 방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와이파이(Wi-Fi) 기기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QSCR(Quasistatic Cavity Resonance)라 불렀는데, 이는 캐비닛, 방, 창고와 같은 특수 목적 구조물에 준정적 자기장(Quasistatic Magnetic Fields)을 생성하고 이 자기장을 통해 방에 있는 이동 수신기에 kW급 전력을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시연은 연방정부의 안전 지침을 준수하며 1.9kW의 전력을 전송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스마트폰 320개를 동시에 충전하는 것과 같다.
▲ 디즈니 리서치가 발표한 무선 전력 전송 기술 시연 장면 〈출처: 디즈니 리서치〉
과학저널인 ‘플로스 원(PLOS ONE)’에 소개된 디즈니 리서치의 QSCR은 기존의 무선 충전 혹은 근거리 충전 기술과는 달리 자기 공명 코일을 이용했다. 연구진은 벽, 천정, 바닥이 알루미늄 프레임에 볼트로 고정된 16×16 피트 크기의 공간을 구성했다. 그리고 방 중앙에는 축전기가 달린 직경 7.2 cm의 구리 파이프를 설치했는데, 이 구리 파이프는 15개의 하이큐(High-Q) 개별 커패시터가 1.32 MHz의 공진을 일으키도록 설치되어 있다. 무선 전력 전송 효율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된 정사각형의 다중 회전 리시버 코일은 폭 16.5 cm의 사각형 형태로 만들었다.
구리 파이프에 장착된 축전기에서 전류를 생성하면, 전류는 천정과 벽을 지나 다시 구리 막대로 돌아오게 된다. 즉, 막대와 벽 사이를 끊임없이 순환하는 전자기장을 만들어 방안의 전자 기기들을 무선으로 충전시킨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일상적인 환경에서 유비쿼터스 무선 전력에 대한 비전을 실현하려면 유용한 양의 전력을 제공하면서도 사용자가 안전해야 한다. 이에 디즈니 리서치는 미 연방의 안전규정을 통과해 안전성도 확보했다.
애플, 와이파이 라우터 이용한 무선 충전 시스템 특허
2015년, 워싱턴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와이파이를 통해 무선 전력 전송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와이파이 라우터와 IoT 센서를 모두 수정해야 할뿐만 아니라 연구원들이 제안한 장치를 제조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아직 관련한 제품이 출시되지는 못했다.
대기를 통해 전기를 전송하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무선 휴대 전화 충전기가 출시됐다. 하지만 와이파이 사양의 문제는 웹서핑 사용자처럼 트래픽이 발생하지 않는 한 와이파이 라우터와 연결된 기기 사이에 아무런 힘을 가하지 못한다. 그래서 워싱턴대의 연구원들은 PoWi-Fi(Power Over Wi-Fi)라는 표준을 제안하고 스마트 홈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작동 원리를 보여줬다.
연구진은 라우터가 연속 신호를 보내도록 바꾼 후 일정한 트래픽을 생성하고 안정적인 전력 흐름을 만들어냈다. 또한 와이파이를 사용해 최대 약 8.5m(28피트) 떨어진 곳에서 니켈 및 리튬 이온 배터리 충전기를 충전한 다음, 온도 센서와 카메라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성 충전 기술은 이후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애플의 특허는 향후 와이파이 라우터를 이용한 무선 충전 기술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2017년 가을에 출시될 아이폰8에 무선 충전 기능을 장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와이파이 라우터를 이용한 무선 충전 시스템 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밝혀졌다.
2017년 4월 27일, IT 전문 매체들은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의 자료를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USPTO가 공개한 애플의 ‘이중 주파수 패치 안테나를 이용한 무선 충전 및 통신 시스템’ 특허에는 2.4 GHz와 5 GHz에서 작동하는 와이파이 통신, 700~2,700 MHz 사이의 휴대전화 주파수, 60 GHz 주파수 대역에서 작동하는 WiGig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특허에서 와이파이 라우터는 스마트폰의 위치를 추적해 신호를 잡게 된다. 이 특허가 상용화된다면 어디에서든 와이파이 라우터를 통해 무선 충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17년 2월 애플이 무선 충전 표준인 Qi를 추진하는 무선 전력 컨소시엄(WPC)에 가입한 데 이어 다양한 무선 충전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애플이 과연 무선 충전 시스템을 어느 시점에 실제 적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애플이 출원한 특허 중 무선 기능 시스템을 갖춘 전자 기기에서 사용하기 위한 회로 다이어그램 〈출처: USPTO〉
MIT, 의료용 무선 전력 전송 기술 개발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의료용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도 등장하고 있다. 많은 연구기관에서 인간의 몸에서 병을 찾을 수 있는 마이크로 센서, 치료용 마이크로 로봇이나 스마트 약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신제품의 개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크기다. 그리고 그 크기의 대부분은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다.
이 문제를 고민하던 MIT,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찰스 스타크 드랩퍼 연구소(Charles Stark Draper Laboratory) 등 공동 연구팀은 돼지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이용해 식도, 위, 대장에서 10초마다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신체 외부의 안테나에서 소화관 내부의 또 다른 안테나로의 전력을 무선 전송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때 전송된 전력은 심박수, 온도, 위의 특저 영양소 및 가스 수준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센서를 작동하는 데 충분한 양이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마부바카르 아비드(Abubakar Abid)는 “현재 핵심 체온이나 장기간에 걸친 미량의 영양소 농도를 측정할 방법이 없었는데, 이 장치로 이러한 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센서와 몇 주, 몇 달간 소화기관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약물 전달체를 포함해 다양한 유형의 섭취 가능한 전자 장치에 대해 수년간 연구해 왔다.
이러한 장치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연구팀은 위산과의 상호 작용에 의해 작동되는 갈바니 전지(Galvanic Cell)를 비롯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의 배터리 셀을 사용하는 한 가지 단점은 금속 전극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동을 멈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전극을 사용하지 않고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을 찾아 무기한 소화기관에 센서가 머물 수 있게 하려고 했다.
연구진은 근거리 통신 방법을 먼저 고려했다.
이 방식은 일부 휴대 전화 충전기에 사용되어 왔지만 안테나가 매우 가까운 거리 이상으로는 전력을 전송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신 장거리 전송이 가능한 미드필드(Mid-Field) 전송을 연구하기로 했는데, 스탠포드 대학교의 연구원이 전력을 사용해 맥박 조정기를 작동시키는 방법을 모색했지만, 아무도 소화기관 내에 투여할 기기용으로는 고려하지 않았다.
▲ MIT는 100~200 μW의 전력을 2~10 cm의 거리에서 무선 전송할 수 있는 의료용 센서를 개발했다. 〈출처: MIT, Battery image courtesy of Ella Maru Studio, Giovanni Traverso, Abubakar Abid〉
연구진은 이 접근법을 사용해 작은 전자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기에 충분한 100~200 μW의 전력을 전달할 수 있었다. 10초마다 온도를 판독하려면, 초당 10~20 프레임을 소비하는 비디오 카메라처럼 약 30 μW의 전력이 필요하다. 돼지를 통한 실험에서 외부 안테나는 2~10 cm의 거리에서 전력을 전송할 수 있었으며, 연구진은 에너지 전달로 인한 돼지의 조직 손상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6.8 mm 크기의 사각 안테나를 사용했다. 내부 안테나는 삼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작아야 하나 외부 안테나는 커도 상관이 없으므로, 외부 안테나를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
찰스 스타크 드랩퍼의 브라이언 스미스(Brian Smith) 연구원은 “이 기술은 저임계 전자, 저전력 시스템 온 칩, 새로운 패키징 소형화 분야에 획기적인 진보와 함께 많은 센싱, 모니터링, 심지어 자극 및 작동 애플리케이션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하베스팅에 이어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은 IoT 시대에 수백억 개의 센서로부터 무한한 데이터를 무한정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근원이다. 나아가 세상을 배터리 중심에서 전력 전송 기술 중심으로의 변화를 예견하는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의 국내 기업과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도 무선 충전 기술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특정 거리(근거리) 이상의 연구개발에 대해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도쿄대학이나 디즈니 리서치의 사례처럼, 일상 공간의 충분한 거리 내에서 활용이 가능한 에너지 전송 방식에 대한 연구와 시스템의 효율성, 소형화, 안정성 등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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