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흐름을 막거나 통하게 하는 스위칭 기능은 동작속도가 빠른 동시에 저전력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는 부품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활용되던 기존 스위칭 반도체인 트랜지스터는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웠으나 동작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MOSFET은 저전력과 빠른 속도의 강점을 갖췄지만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만을 취해 탄생한 것이 바로 고전력 스위칭용 반도체인 IGBT다.
최근 IGBT(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 시장 성장에 전기자동차 산업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IGBT의 성능에 따라 자동차의 주행 성능과 전력 효율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에서 IGBT는 모터를 제어, 인버터에 탑재돼 전력을 변환해준다. 전기자동차에 의해 견인된 IGBT 시장은 향후 6년 동안 3배 이상의 규모로 성장, 2020년 62억 달러(약 7조 1,4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中 IGBT 기술개발 사례 늘어
신뢰성 요구가 높아 과거 일본과 유럽 선진국의 텃밭이었던 IGBT 산업에 최근 세계 IT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가세하고 있다.
2013년 이후부터 세계 IGBT 시장의 1/3을 차지해 온 중국은 유럽과 일본 기업과의 경쟁을 본격화하기 위해 타국의 기업을 인수하거나 아예 직접 제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작년 초엔 독일의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이 IGBT 시장에서 반도체 가격을 절반으로 인하하기도 했다. 중국의 무차별 공세 때문이다.
이외에도 중국은 작년 남부기관차에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8인치 IGBT’를 쿤밍지하철에 채용해 테스트를 진행, 10,000 km 주행에 성공했다. IGBT가 가진 고속 스위칭, 적은 구동전력 등을 활용해 철도 차량에서 승차감과 안전도를 향상시킨 것이다.
전기자동차 회사인 비야디(BYD) 역시 지난 2008년 시노모스반도체를 인수한 뒤 IGBT를 개발한 바 있다.
관계자들은 중국의 증가하는 소득과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기자동차 산업이 크게 성장하며 IGBT 기술 역시 이에 발맞춰 크게 진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IGBT에 부진하지만 중국은 약진하고 있다”며 “IT 제조 분야는 후발국이 따라오기 힘든 분야이지만 일본과 유럽 반도체 업체들은 이미 중국에 위협을 느껴 기술차별화와 자국 시장에서의 강점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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