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전자제품 제조 혁신하기
  • 2024-09-04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높은 수준의 디지털화 위해 AI 역량 적극 활용해야

오늘날 시장에서는 다양한 산업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들은 모두 전자 제품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용어는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에서는 프로세서를 ECU(Electronic Control Unit)라고 하고, 휴대폰에서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라고 한다. 그러나 어떤 이름을 사용하더라도, 이들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설계, 제조, 테스트되며 최종 제품에 통합된다.


글: 오병준 한국지사장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데이터의 보안과 출처,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추적 가능성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큰 도전 과제로 남을 것이다. 이러한 도전 과제는
기술 기업과 전자 제조업체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지속 가능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학습하면서,
기업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을 개척할 수 있다.“


 
전자기기는 물리적 계층의 여러 수준으로 의미할 수 있다(Chip on the board, Board on a module, Module in a system, System of Systems 등). 여기서 칩(Chip)은 기반이 되며, 어떤 제품이든 전자기기는 제품의 생명 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산업에서 제품 시스템을 개발하는 많은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장치와 제품의 복잡성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의 도전은 내일의 기회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들은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과제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전자 제품 제조업체는 숙련 인력 부족 문제 외에도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 복잡성의 증가, 공급망의 변동성과 탄력성 극복, 제품 품질 보장,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 걸친 내·외부 탄소 발자국 감소 등의 과제에 대응해야 한다. 또한, 안전 문제와 소형화 수요도 해결해야 한다.

배터리를 예시로 들어보자. 자동차, 비행기, 드론은 물론 지구상의 모든 휴대용 전자 제품에는 배터리가 필요하다. 배터리는 어디에서나 사용되며 다양한 규모와 크기, 화학적 성질을 요구한다. 특히 가전 제품에서의 배터리 사용량은 다른 산업이나 시장보다 매우 크다. 그러나 이 분야가 직면한 과제와 기회는 종종 간과되거나 당연시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폰 15에서 나타났던 과열 문제를 살펴볼 수 있다. 이 경우, 문제의 원인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있었다. 제품 출시 후 일부 사용자가 배터리와 회로에 과부하를 주는 앱을 사용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이 문제가 하드웨어에 대한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특수 사례와 같이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에서 다루었다면 출시 전에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시뮬레이션을 통해 올바른 버전의 소프트웨어가 올바른 버전의 하드웨어와 제대로 연동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었더라도 하드웨어 설계나 구성 요소의 최신 업데이트와 동기화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제품 수명 주기 관리(Product Lifecycle Management, PLM)와 데이터 관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접근 방식은 제조업체에게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특징과 기능을 추가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최근 소프트웨어 중심 방식의 도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부터 66년간의 제조 및 생산 데이터를 AI와 디지털 전환과 결합하여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하며, 스마트 팩토리 관련 출원 특허는 1,000건 이상이다. 이러한 포괄적이고 품질 높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생산 시스템 설계, 모니터링, 운영, 빅데이터 및 AI 기반의 설비 및 공정 관리, 품질 검사 등이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에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공장 내의 지연과 오차를 최소화하고, 자동화된 공장 운영을 실현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전자 제품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과제와 기회를 마주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과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AI의 잠재력

전자산업은 최근 글로벌 변화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도전을 받고 있으며, 또한 새로운 기회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특히 증강 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 그리고 인공지능(AI) 응용 프로그램은 제품 제작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AI는 이미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기술이다.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AI와 머신러닝(ML)을 사용하여 복잡한 작업과 분석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메타버스와 클라우드에도 AI가 도입되면서 대대적인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7월에는 정부 차원에서 AI 도입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는 제조 공정에 AI를 도입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출범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는 현대자동차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153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했으며, 올해에만 2조 50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종별 우수 사례와 표준 모델을 수립하고 확산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제조 현장의 AI 자율제조 도입률이 5% 수준인 것을 2030년까지 40% 이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AI기반 디지털 플랫폼을 도입하는 기업도 있다. 삼성전자는 3월에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4'에서 엔비디아(NVIDIA)의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을 활용한 가상 반도체 공장 구현 계획을 발표했다. 엔비디아 옴니버스는 산업용 디지털 트윈과 자동화를 위한 AI 기반 플랫폼으로, 반도체 공장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하여 불량률을 줄일 수 있다. 삼성은 2030년까지 완전 자동화 팹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전기, 기계 등 각 분야의 고유한 요구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알고리즘 구현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다.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이를 기업의 디지털화 전략에 통합해야 한다. 기업은 전반적인 디지털 전환 과정에 AI를 통합함으로써 사용성, 검증 가능성, 분석을 적절히 조합하여 설계, 시험, 검증, 제조 등 엔지니어링 과정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폐루프 최적화의 성숙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전자 산업은 AI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욱 혁신적인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여정

고객의 관점에서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접근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도메인 연결과 전체 제품 수명 주기 관리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사용 가능한 기술을 확인하고, 이를 통합하며,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순차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지멘스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로드맵을 다섯 가지 주요 단계로 개발했다. 이 주요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구성(Configuration): 제품과 시스템의 초기 설정 및 구성 단계
2. 연결(Connection): 다양한 시스템과 데이터를 연결하여 통합하는 단계
3. 자동화(Automation): 반복적이고 수작업이 많이 필요한 과정을 자동화하는 단계
4. 생성적 설계(Generative Design): AI와 알고리즘을 활용해 최적의 설계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단계
5. 폐루프 최적화(Closed-Loop Optimization):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개선과 최적화를 이루는 단계

이러한 단계별 접근 방식을 통해 기업은 디지털 전환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으며,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림 1. 디지털 전환 여정은 다섯 가지 주요 성숙도 단계를 포함한다.


전자 산업의 많은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의 초기 단계에서 진전이 둔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구성과 연결 단계는 디지털 전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문서 기반에서 모델 기반 데이터 프레임 워크로의 전환과 데이터 통합을 통한 사일로 해소가 중요하다.

더 높은 수준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AI의 발전된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자동화, 생성적 설계, 폐루프 최적화 등은 AI를 통해 일상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고, 엔지니어링 과정을 혁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성숙시키면 자동화는 더욱 발전하여 복잡한 작업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궁극적으로 생성적 설계 단계에 도달하면, AI는 디지털 트윈과 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전체 하위 시스템이나 제품까지 설계할 수 있게 된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성, 평가, 반복의 폐루프 과정을 적용하여 제품을 최적화하고, 엔지니어에게 가장 효율적인 설계를 제공할 수 있다.

2024년 이후

장치와 제품의 복잡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급망의 불안정성은 앞으로 몇 년간 세계 경제와 제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지정학적 혼란은 새로운 도전과제와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기업들이 태국, 인도, 베트남 등 새로운 지역으로 제조 공장을 이전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올해 8월에 태국에 전기차와 배터리 모듈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이 공장은 태국 방콕 남동쪽에 위치하며, 2026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 'HLI그린파워'를 설립하여, 7월에 준공식을 열었다. 이를 통해 현대차 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배터리셀부터 완성차까지 현지에서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게 됐다.

또한, 전자 부품 제조업체 드림텍도 인도의 그레이터 노이다에 메모리 모듈 팹을 건설하고 7월에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의료기기,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여 삼성전자 등 인도에 진출한 기업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베트남 총리와의 만남에서 베트남에 노트북 패널 모듈 라인을 구축할 의사를 밝혔다.
 
 
그림 2. 기업은 디지털화를 통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pcess609)


데이터의 보안과 출처,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추적 가능성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큰 도전 과제로 남을 것이다. 이는 지속 가능성과 규정 준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기업들은 다양한 규정을 준수하고 지속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은 기업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제 고객들은 기업이 좋은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글로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경영 성과에 반영하는 것을 원한다.

이러한 도전 과제는 기술 기업과 전자 제조업체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지속 가능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학습하면서, 기업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을 개척할 수 있다.



   저자 소개
 
오병준 한국지사장은 IT 업계에 30여년 이상 몸 담으며 쌓아온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경험을 바탕으로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여러 글로벌 IT 기업을 거치며 성공적 비즈니스 및 기술 전문성을 구축해 왔다.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한국지사장으로 선임되기 전, SAS (Statistical Analysis System) 코리아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오라클 코리아, 테라데이터 코리아, IBM 코리아 임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 엔지니어링, 영업, 채널 관리, 마케팅 등 다양한 관련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오병준 한국지사장은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숭실대학교에서 정보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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