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의 성능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전력 공급과 에너지 효율은 더 이상 ‘운영 최적화’ 수준의 과제가 아니다. AI 학습·추론을 담당하는 GPU/TPU의 전력 요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력 손실을 줄이고 열을 관리하며, 더 높은 랙 전력 밀도를 수용할 수 있는 전력 전달 구조 자체의 재설계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피니언은 “AI에는 전력이 필요하며, 효율적인 전력전자 없이는 AI도 없다 (There is no AI without power)”는 관점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아키텍처 혁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아담 화이트(Adam White) ,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전력 및 센서 시스템 부문 사장
AI 전력 수요 급증, ‘전력 전달’이 병목이 된다
AI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2030년에는 AI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약 7퍼센트를 소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2022년 약 2퍼센트 수준에서 증가). AI 모델 1개를 학습시키는 데 최대 1,300MWh의 에너지가 소요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가정 130가구의 연간 에너지 소비량에 해당한다는 추정도 나온다.
문제는 단순히 “전기를 많이 쓴다”에 그치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망에서 랙(rack), 그리고 GPU 코어로 이어지는 전력 경로(powertrain) 전반에서 고신뢰성·이중화·고속 스위칭·저손실을 동시에 요구한다. 인피니언은 AI 부하(load)가 기존 전력 반도체 적용 분야와 다른 “독특한 부하 프로파일”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즉, 고전력 밀도와 저전압이 결합되며, 그만큼 전력 전달 효율과 열 관리 요구가 급격히 높아진다.
전력 효율을 끌어올리는 핵심: ‘수직 전력 전달’과 ‘백사이드 마운팅’
인피니언이 제시하는 에너지 효율 개선의 핵심은 전력 전달 네트워크(PDN) 손실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GPU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수직 전력 전달(vertical power delivery) 및 백사이드 마운팅(backside mounting)을 가능하게 하는 반도체 기술을 통해, 전력 전달 네트워크 손실을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측면 장착형 디스크리트 솔루션 대신 백사이드 장착 전력 모듈을 적용하면, AI 서버 랙 수명 3년 기준으로 랙당 약 150톤의 CO₂ 절감이 가능하다고 제시한다. 이는 평균적인 자동차를 60만 마일 이상 운행한 것에 맞먹는 절감 효과로 표현된다.
이 접근은 “에너지 효율적 전력 관리는 AI 데이터센터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와 맞물린다. 결국 AI의 성능 확장을 지속하려면, 전력 전달 아키텍처를 재설계해 손실과 열을 줄이는 쪽으로 산업이 이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48V의 한계와 800V DC로의 전환: 랙 1MW 시대를 준비한다
AI 서버 랙의 전력 밀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인피니언은 기존 48V 생태계가 랙당 약 250kW 수준에서 물리적 한계에 도달한다고 보고, 업계가 10년 말까지 랙 전력 수준이 1MW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전력 규모에서는 기존 방식의 전력 분배로는 손실/발열/구조적 복잡도가 급격히 커진다. 이에 따라 인피니언은 미래 데이터센터가 기존 AC 분배 대신 시설 전반에 800V DC(800 VDC)를 사용하는 구조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환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중간 단계로 ‘사이드카(side cars)’ 방식을 활용해, 3상 AC 전력망에서 고전압 DC를 생성한 뒤 랙/서버에 공급하는 구조를 채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최종 목표인 “중앙에서 생성된 800V DC 전력”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징검다리로 제시된다.

"인피니언은 AI 데이터센터용 칩이 지난
회계연도 기준 전체 매출의 약 5%였다고
밝히며, 올해는 약 10% 수준을 예상한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진다면,
향후 몇 년간 매우 중요한 성장 사업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2026 회계연도에 이 분야에서
약 15억 유로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공급 병목은 ‘수요’가 아니라 ‘생산 능력’… 드레스덴 50억 유로 투자
AI 붐의 병목은 수요가 아니라 생산 능력(capacity)이라는 진단도 함께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JIT(Just-in-Time) 주문 패턴으로 인해 장기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고, 공급망은 수천 개 기업이 얽힌 복잡한 구조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2027년에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더 확대한다면, 병목 현상은 향후 몇 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피니언은 드레스덴 신규 공장에 50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으며, “현재 첫 장비 설치가 진행 중이고 올여름부터 공식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공장에서는 AI용 아날로그 및 고전력 반도체를 생산하고, 이후 자동차용 칩 생산으로 확대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피지컬 AI’로: 로봇, 그리고 더 먼 미래
인피니언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기술에서 축적한 역량을 로보틱스(피지컬 AI)로 확장하고 있다. 로봇은 아키텍처 측면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과 유사해, 인피니언이 차량용에서 다져온 포트폴리오를 유사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움직임과 손가락 제어 같은 고난도 기능 지원, 센서를 통한 환경 인식, 통신 및 전력 관리 솔루션 제공이 주요 기여 영역으로 제시된다. 로봇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규모가 약 1,400달러 수준일 때, 이 중 최대 500달러가 인피니언 제품이 될 수 있다고도 언급한다. 인피니언은 자동차에 이어 로봇이 ‘피지컬 AI’의 두 번째 핵심 카테고리이며, 확산이 본격화되면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더 장기적으로는 양자 컴퓨팅도 잠재 기회로 거론된다.
성장 전망: AI 데이터센터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
인피니언은 AI 데이터센터용 칩이 지난 회계연도 기준 전체 매출의 약 5%였다고 밝히며, 올해는 약 10% 수준을 예상한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진다면, 향후 몇 년간 매우 중요한 성장 사업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2026 회계연도에 이 분야에서 약 15억 유로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공략 가능한 시장 규모는 80억~120억 유로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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